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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04(금)】The Rose

 

 

 

 

 

배반의 장미

                               

                                                                                 - 淸河 장지현 -

 

 

 

 

          마음 있는 곳엔 사랑이 있듯이
          인연에 묶인 사랑의 경계가 나를 감싸고
          핑크빛 순백의 안개꽃처럼 순정이었다.
          그 발자국만 보더라도 가슴 설렘을 쌓아
          사랑 엮는 실타래처럼 돌고 돌아 와
          가슴에 간직하는 그 사랑이여

 

 

 

보랏빛 인고의 어려움에 맺힌 꽃망울처럼          
채워졌던 시공을 벗어나도 아름다울 것 같은          
붉은 장미꽃이 되어 타오른 그 사랑이여          
세월은 삐걱삐걱 틈이 생겨 비틀거리고          
상처 난 가슴에 미움으로 채워지는 업의 그림자          

복했던 그 때를 잊어버리는 새로운 마음이여          

 

 

 

          번뇌와 싸워 이겨야함인데 물리치면 가벼움인 걸
          일그러진 마음결은 새로움을 원하는 짧은 인간계
          본향의 마음 벗어나 구렁텅이 탁한 물에 빠진다.
          사랑은 애증의 그림자로 벽을 쌓는 면벽
          나만을 비추어보면 좁아진 시야는
          벽을 넘어선 자리 볼 수 없어 마음 짓는 업이여

 

 

 

벗어나야할 그 자리 비워져가고 새로운 업 자리 잡아         
변해가는 나만의 가슴 찢어 타오르는 분노         
삭이지 못하는 분개로 슬픈 영혼이여         
마음 길 덫을 놓아 무엇을 잡으려는가         
닫혀가는 가슴 열어보지 못한 허상         
빈 마음 차는 불구대천의 원수처럼 가련함이여         

 

 

 

          돌이켜 반추하는 나를 찾아야하는 그 길 볼 수 없는가.
          막혀버린 아 번민의 작은 물결의 파문이여
          밖에서 불어온 바람에 뒤섞여 물결을 만드는 무지여
          무엇이 나를 여기까지 인도했던가.
          품은 한 가없는 애증의 그림자일 뿐
          나의 어리석음을 일깨움이라.

 

 

 

벗으려는 몸부림 어디에 더 깊은 늪으로 밀려가는         
약한 자의 눈물이여 소금기 밴 피 눈물이 되어 흐르는         
저 빨간 장미의 향기처럼 왜 피워보려 하지 않는가         
이제 되돌리기 멀어진 길에서 악연의 구실을 만드는         
서로의 반목이 깊어져 서로를 원망하며 탓하는 약한 자의         
애달픈 변명이여 마음 다스림 깨울 수 없는 번뇌의 앙갚음이여         

 

 

 

          모두가 배려와 희생 없이 받는 것에 익숙한 삿된 그물이여
          어디다 던지려는가, 그 가득한 애증의 그림자
          받아줄 이 없는 현실에 이르러서야 후회의 눈물 멈출 수 있던가
          함께하면 붉은 장미 꽃잎처럼 정갈하게 채워짐처럼
          누려야할 행복 어디서 찾을 것인가
          병풍처럼 막혀버린 짧은 나의 벽이여

 

 

 

배반의 장미가 되어 빛을 잃은 시든 꽃잎으로         
비바람 치던 날 대지에 내려 앉아 나뒹구는         
주인 없는 퇴적물이 되어 산화하는 것 아니던가         
배반은 배반을 낳는 그물을 던지면 던질수록 촘촘해야함처럼         
이제야 깨닫는 마음 번뇌에서 참회의 눈물 흘린다고         
져버린 꽃잎 아름다운 향기 그 사랑 받을 것인가         

 

 

 

          생이란 피함에 다 이루어짐 아닌 것처럼 되돌릴 수 없는
          무지로 알지 못함이 무엇이 업이며 죄이런가.
          내 가장 가까운 곳에 적 있음을 왜 알지 못하였는가.
          사랑했던 임의 가슴에 못을 박는 그 큰 죄업
          수 억겁 윤회의 길을 돌고 돌아오는데 다 내 탓이로다
          무엇이 먼저며 뒤이라 인간사 이보다 더 큰 죄업이 있을까

 

 

 

벗어라 벗어나라 배반의 장미여 짙은 향기를 토해내듯         
못다 한 업이여 용서하는 마음의 배려는 저 큰 강물 흐름처럼         
운명이든 숙명이든 물 흐르듯이 순응하는 저 붉은 꽃잎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