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06.19.일/북한산연가 ]
강원 인제군 기린면 방동리에 위치한 방태산(芳台山)은 국내에서 가장 원시적인 생태환경을 갖추고 있다.
수령이 100년 이상된 소나무와 신갈나무, 가문비나무 등이 하늘을 향해 치열한 다툼을 벌이며 치솟아 있다. 우거진 숲은 대낮에도 컴컴할 정도로 짙푸르다.
천수를 다한 듯 숲속에 드러누워 흙으로 돌아갈 채비를 하고 있는 고사목들은 왠지 모를 낯섦과 함께 덧없는 세월의 무게를 온몸으로 느끼게 한다.
계곡 주변에 지천으로 널려 있는 각종 음지식물과 이름 모를 풀꽃들은 묘한 매력을 발산하며 시선을 사로잡는다.
방태산은 기린면의 진동계곡과 함께 ‘이 땅에 마지막으로 남은 원시림지대’ 또는 ‘자연생태계의 보고’로도 불린다.
해발 1443m로 규모 또한 웅장한 이 산은 사방으로 깨끗한 계곡과 폭포, 8~9㎞에 달하는 크고 작은 골짜기를 살포시 감싸고 있는 듯한 형상을 하고 있다.
그래서 큰 덩치에도 불구하고 ‘어머니의 품’과 같은 푸근함을 선사한다.
인제군과 홍천군의 경계를 이루고 있는 방태산은 북쪽으로 설악산·점봉산, 남쪽으로 개인산과 접해 있다.
산 정상의 전망도 기막히게 좋다.
멀리서 보면 주걱처럼 생겼다고 해 이름 붙여진 주걱봉(주억봉)에 오르면 연석산(1321m), 응복산(1156m), 가칠봉(1240m) 등이 한눈에 들어오고 설악산의 주봉인 대청봉도 가깝게 보인다.
설악산처럼 화려하지 않으나 수량이 풍부한 계곡과 완만한 주릉을 갖춘 속 깊은 산이어서 예부터 난리통에 숨어살기 좋은 곳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조선 중기 이후 백성들 속에 유포된 일종의 예언서인 정감록(正鑑錄)에 방태산의 오묘한 산세가 여러 번 언급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봄이면 1200m 이상의 능선에 얼레지, 노랑제비꽃 등 각종 야생화들이 흐드러지게 피고, 여름이면 곳곳에 산재한 이끼계곡과 폭포가 청량감을 더한다.
가을이면 비경으로 손꼽히는 적가리골과 골안골, 용늪골 등에 만발한 단풍이 유혹하고 고목과 함께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보석처럼 빛을 발하는 설경은 초겨울부터 4월까지 이어진다.
사계절 모두 각기 다른 매력을 발산하나 방태산은 역시 여름 산행의 최적지다.
맑고 차디찬 물이 흐르는 계곡을 지나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울창한 산림을 걷다 보면 어느 새 더위가 싹 가신다.
주억봉을 내려서는데 gps에서 삐~ 경고음이 들려보니밧데기가 앵꼬다.
머셔~ 충전한걸로 새로 바꿔끼고 왔는디 왜근댜~ 혹한에도 15시간이상 버티는놈인데...
집에와서 봉게 내가 사용하는 건전지가 아닌 엉뚱한걸로... ㅠㅠ
그려서 주억봉이후부터 트랙이 끊겼다
한니동 - 한니동계곡 - 깃대봉 - 배달은석 - 주억봉 - 적가리골 - 동방리(13.4km/8시간)
종삼에서.. 잠실에서.. 간만에 만차로 심산유곡 방태산으로 원정산행길에 나선다.
당일산행이라 운해깔린 방태산의 아침풍경은 볼 수 없단걸 뻔히 알면서도 바람을 잡긴혔는디...
풍경이야 이런들 저런들 어떠하리..
산깊고 물좋은곳이면 이 더운여름날 최곤거지
서울춘천고속로에 접어들어 가는데 갑자기 차량들이 멈춰선다.
멈춰선 차량들의 길이가 보이지 않을정도다.
어딘가에서 사고가 났능가보다.
그 지점이 멀면 멀수록 지체되는시간은 길어질텐데... 말은 읍지만 내심 대장맘이 초조한 것 같다.
가다서다를 반복하며 30여분만에 사고지점을 지나는데 커다란 엔진덩어리를 갓길로 옮겨놓고 있다.
교통사고는 아닌것 같고 트럭에 싣고가던게 떨어졌능가보다.
10:40...요이땅~
고속도로에서 허비한 30분만큼 늦게 한니동 들머리에 도착했는데 차를 돌릴만한곳이 읍써 여기까지 빠꾸한다.
근디 거기서 내려주믄 될낀데 머땀시 여그까지 태우고 빠꾸혔는지 모르것당
이것이 오늘 기사님의 거시기 시리즈 1탄이다
뜨건 햇살받으며 500여미터를 시멘트바닥 밟고 다시 올라간다
여그가 들머리
산신제당
이 곳은 오래전부터 심마니들이 산삼캐기를 기원하며 정성을 들인 곳 으로서 산삼을 캔 후에 산신에게 감사의 산신제를 지낸 장소로도 쓰였다
또한 마을에서는 매년 봄(음력 3월3일)과 가을(음력 9월9일)에 마을의 주민 모두에게 풍년농사를 기원하고 주민들의 건강과 무사고를 염원하는 산신제례를 올리는 장소로서
마을에서는 이러한 풍습을 지금까지도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따라서 지속적으로 전통문화를 계승 발전시키고자 지붕을 보수하고 표를 세운다.
-2008년 11월 20일 참 살기좋은 마을(미산리)-
율곡선생과 '나도 밤나무 전설'
이율곡 선생의 부친이 율곡을 데리고 이 곳을 지나다 주막에서 하루를 머무르게 되었는데 꿈에 노인이 나타나 "너의 아들 수명이 길지 못하다" 말 하고는 무서운 호랑이로 변하면서
"이 마을 뒷산에 1,000그루의 밤나무를 심고 떠나라" 하기에 몇일 동안 밤나무를 심었다.
어느날 꿈에 호랑이가 나타나서 밤나무를 세어 보자기에 세어보니 999그루였다.
"한 그루는 어디에 있느냐" 고 호랑이가 다그치자 옆에 있던 상수리나무가 튀어 나오며 "나도 밤나무"라고 외쳐 화를 면했다고 한다.
지금 남아있는 밤나무 고목은 율곡 선생이 심은 밤나무라고 전해온다
- 2008년 11월 20일 참 살기좋은 마을(미산리) -
깃대봉 2km전방까지는 등로옆으로 한니동계곡이 이어져있다
보무당당한 수헌 대장님
억겁의 세월을 보낸
가을엔 한층 더 뽐낼듯
끄응~ 깃대봉까진 약1.5km의 된비알을 오름해야 한다
배달은석도 보이고
배달은석이 훤히 보이는게 깃대봉도 가까워진 것 같다
멋진 하늘
?
눈개승마가 지천으로 피어 있다
멀리 주억봉까지 이어진 능선이 장쾌하다
사진들 찍는다고 올라갈생각들을 안하넹~
꽃쥐손이도 드믄드믄 피어있고
13:20(2시간40분경과)...깃대봉
헐~~~ 금방전에 한명이 까불까불 하고 서 있었는데 순식간에 사람이 읍써졌다
읍써지는순간 급당황...
곧 상황파악을 하고나니 웃음이 나기 시작한다.
숲이 우거져있어 망정이지 클날뻔 했당께요
음마~ 나 동고비 죽는줄 알았어잉~ 잉잉~
으디 다친디는 읍다냐?
잉~이것봐잉~ 아퍼잉~ 잉잉~
긍게 왜 까불대고 그런다냐?
몰라잉~ 잉잉~~ 음마~
그 와중에도 사진은 찍어야것다고..
아까전에 뒤로 사라지기전 모습이 이랬당께요
ㅋㅋ
여그서도 찍어야것다고
동고비님때문에 으찌나 웃었는지 아구가 아파 디지는줄 알았당께요
ㅋㅋ
먼저 도착한님들은 어느새 밥상차리고
뒤늦게 오신님들도 옆방에 방상 벌리고
쩌 뒤로 대청에서 뻗어내린 서북능과 귀때기봉, 가리봉, 점봉산 등이 보이는디 햇살이 강해 사진은 희미하다
쩌그가 쩌끄고 쩌기가 쩌기야
그라믄 쩌그도 쩌그것네잉~
빠진사람 손들어봐요
14:20(3시간40분경과)
즘심도 먹었응게 이제 주억봉으로 빡시게 요이땅합니당
방태산 능선길은 조망이 트인곳이 몇군데 읍다
깃대봉에서 배달은석으로 가는 이 구간이 사진담기에 가장 좋은곳이기도 하다
봄씨 아줌마 지금 춤느능겨?
오빠~ 생환기념으로 한장 찍어줘~
이른아침 이곳에서 보는 운해가 장관인디
주억봉까진 앞으로 두굽이를 넘어서야한다
주억봉직전 설악조망처
15:50(5시간10분경과)...주억봉(1,444m)
깃대봉에서 주억봉까지 3.5km 구간인데 1시간30분만에 도착했으니 참 빡시게도 달렸능가보다
짝퉁 구룡덕봉과 조금지나 진짜 구룡덕봉이 보인다
멀리 계방산 산그리메도 보이고
16:10(5시간30분경과)...갈림길
↑
←주억봉0.4km, 방동리 산행종점 4.2km. 구 룡덕봉1.4km →
이곳에서 8명만 구룡덕봉을 지나 매봉령을 거쳐 내려오기로 하고 나머진 방동리로 하산한다
장도길에 오르는 용사들... 외 3명 더(경호사랑님, 동고비님, 소화님)
16:35(5시간55분경과)... 쉴만큼 쉬었응게 이제그만 하산하자구요
들깨덩굴(?)
갈림길에서 지당골로 내려서는 길은 급격히 고도를 낮추며 떨어지는 된비알이다
된비알길을 30분정도 내려서면 지당골로 산길은 완만해진다
매발톱
이단 폭포
18:40(8시간경과)...산행종료
미리 차를 내려가는 방향으로 돌려놓고 지둘리면 좋으련만 출발하믄서 그때서야 차돌린다고 낑낑댄다(기사님 거시기 시리즈 2탄)
존말로 할때 일어나그라잉~ 안그면 확~때리뿐다잉~
시려~ 시려~
ㅋㅋ
저저 봄씨 아줌마 넋이 나갔붔넹~
마이웨이등 몇곡 멋드러지게... 근디 아즉 초본거 맞죠잉~ ㅎㅎ
기분들이 상당이 업이되어 귀경길 차안까지 이어지다보니 눈만감았지 도통 잠을 잘 수가 읍따
잠을 좀 자둬야 그나마 사진작업이라도 해 놓고 잘긴데...
서울춘천고속도로 가평휴게소를 지나서부터 서종까지 차량들이 밀려 서행한다.
시간은 밤 10시 반이 넘어섰고... 나뿐만 아니라 다들 집에갈 걱정들인 것 같다.
스마트폰으로 전철 막차시간을 알아보니 잠실도 종삼도 간당간당이다.
결국 잠실에서 타야할 전철은 도착 5분전에 출발하고... 잘하면 종삼에선 화곡까지 가는 막차를 탈 것 같아 종삼으로 간다.
근디... 여그서 기사님의 거시기 시리즈 3탄이 이어질줄이야
잠실에서 종삼가는데 이 기사아자씨 요상한디로 가는디 당췌... 옴마야 옥수동고개를 넘어가넹~ 으메 죽것네 시간도 읍는디 지랄하고 이 좁은길로 들어섰댜~
구불구불 좁은 고개길을 넘어 한남동에 들어서드니만 이런 거렁말코같은 아자씨.. 걍 1호터널로 들어가믄 될낀데 장충동으로 넘어설건 또 머랴~ 환장허것네~
결국 기사 아자씨덕에 전철 다 놓쳐뿔고 다꾸시 잡아타고가서 카드로 2만발 긁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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