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5.03(일)】21.비바람과 추위에 개 떨 듯 떨다 온 지리산
퇴근하고 마리한화 야구를 보고 느긋하게 앉아 주말드라마를 보고 있는데 한대장한테 띠리링~~~
이 시간에 왠 전화지? 비가 온다고 취소인원이 많아져 산행을 취소한다는 전환가?
"어디세요?"
"집인디유"
"지금 집에있음 어떻...."
"why?"
"화대종주할라면..."
헐~ 이번 종주는 애초부터 참여를 안하는걸로 하다보니 출발시간이 빠르다는걸 깜빡한거다.
"어떻하지..."
"할 수 없죠...."
인원이라도 많으면 그냥 주저앉는다지만 인원도 적은데다 거림팀을 맡기로 한 마당이라..
"그럼 내 지금 만남의 광장으로 달려갈테니 쪼매만 기다려주시구려"
전화를 끊고 씻지도 못한채 부랴부랴 옷만 갈아입고 대충 배낭을 꾸려 아들과 함께 서둘러 집을 나선다.
남들한텐 따뜻한 옷 챙겨오라 해 놓고선 진즉 내는 서둘다보니 따뜻한 자켓도 갈아입을 옷도 못 챙겨 가는 바람에 추워 디지는 줄 알았다는. ㅋ
집을 나서니 비까지 내린다. 맴은 급한데 빗길에 차량들이 느리게만 달리고.
오락실에서 하던 운전처럼 차량과 차량사이를 요리저리 빠져나가며 달리고 달렸지만 여의도 한강철교부근 정체로 거북이가 되 버린다.
한대장한테 다시 전화가 온다.
"어디쯤....?
"지금 여의도앞 지나고 있는데 한강대교쯤에서 쪼매 밀리네요. 한 15분정도만 더 기다려 주시믄..."
그렇게 빗길을 달려 만남의 광장에 도착, 기다리고 있는 버스에 올라서니 헐~ 차안이 휑~한게 썰렁하다.
20명은 되는 줄 알았는데 열세명이란다.
황당하다.
태풍도 아니고 비가 좀 내린다고 그렇게 무책임하게 산행일이 가까와서야 못 가겠다고 취소 해 버린다면 어떡한단 말인가.
급한 사정이 생겼다구? 그 말을 믿으라구?
도저히 내 상식으론 이해가 안된다.
거림 - 촛대봉 - 세석대피소 - 거림
화대종주팀 다섯명은 화엄사에서... 성삼재팀 세명은 성삼재에서...별똥팀 여섯명은 거림에서 시작한다.(05:40)
큰비든 가랑비든간에 카메라를 가지고 댕기는 내겐 비 자체가 쥐약이다.
풍성하게 흘러내리는 계곡수의 소리가 우렁차다.
여기서 숨 한번 고르고 씨크릿 연못을 향해 스며든다.
있는 듯 없는 듯 희미한 발길 흔적은 어느순간부터 보이지 않고... 대충 가늠한 방향으로 올라선다.
곳곳에 털진달래들이 이쁘게 피어 있지만 세찬 비바람에 감상하기도 쉽지가 않다.
발길흔적이 뚜렷한 길을 만나 좌측 내림길로 진행하다 방향이 아닌 것 같아 다시 빠꾸 해 반대방향으로 오르다보니 헐~ 능선에 올라서 버렸다.ㅋ
빠꾸한데서 10여미터만 더 내려갔으면 되는건데... 에효 이 띨방~
결국 청학연못은 패스한채 세찬 비바람에 떠 밀리듯 촛대봉으로 올라선다.
비바람에 빤스까지 젖을정도로 바지가 흠뻑 젖다보니 스패츠를 했음에도 신발속엔 소리소문없이 깨구락지가 들어와 울어대기 시작한다.
비바람에 카메라는 꺼내 들 엄두도 못 내고 손은 시렵지 온 몸은 덜덜덜... 으~ 느무느무 춥다.
천왕봉이고 뭐고 그냥 장터목에서 내려서자 하려 했는데 정현형 왈, 앤님이 다시 거림으로 내려가자 한댄다.
그 말을 듣는순간 으찌나 반갑던지. ㅋ
그렇게 다들 세석대피소로 길을 잡았는데 뒤도 안돌아보고 앞서 올라간 하여튼님이 보이질 않는다.
촛대봉에서 기다릴법도 한데 비바람이 세차서 그랬는지 띨방하게 혼자 장터목으로 갔나 보다.
취사장에 들어오자마자 염치불구하고 다른 일행이 켜 놓은 버너에 손부터 녹여본다.
산맹님표 볶음밥과 따뜻한 라면국물로 허기와 추위를 달래고 있는데 한 산객이 배낭에 지리산종주란 꼬리표를 매달고 들어오는데 화엄사에서 새벽 4시 반에 출발했다한다.
모야 그럼 화엄사에서 세석까지 여섯시간도 안걸렸단말잉겨??? 이 잉간 잉간맞아?
시간을 보니 우리팀 화대종주팀도 정상적으로 진행을 했다면 곧 도착할 것 같다.
열시 반쯤 지났나 안 지났나... 예상데로 만독님과 버디님이 도착한다. 뒤 이어 뿌리님, 안단테님, 두발로님도 도착하고...
영표님은 젤 앞서 갔다는데 그냥 지나쳐간건지...
로그인님만 연하천에 도착하기전부터 낙오한채 한대장하고 오고 있다고.
깐엔 이 비바람과 추위에 종주를 포기할 줄 알았는데 대단한 착각였다는... ㅋ
오히려 두발로님과 안단테님까지 화대종주팀에 합류했다하니... 다들 무써버~
로그인님을 기다렸다 같이 내려갈까하다 벽소령에서 탈출할지도 몰라 일단 내려가서 기다리기로 하고 세석대피소를 나선다.
별똥팀 단체한컷 남기고. ㅋ
다시 거림으로
때마침 산객들을 싣고 들어오는 택시가 있어 바로 택시를 타고 중산리로...
택시비 2만량은 정현형이.
중산리로 이동 삼겹살에 쐬주한잔씩 주거니 받거니하며 두런두런 이런저런 야기들을 나눈다.
다들 산지기에 대해 걱정하는 애기들뿐이다.
그러다 오늘 산행인원이 너무 황당해서 회비를 좀 더 추렴해서 적자폭을 조금이라도 메꿔주자 오지랖 떨었다가 한방 먹었다는.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