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9.10(일)】48.소백산, 가을을 수 놓다
어의곡 - 비로봉 - 국망봉 - 늦은맥이재 - 을전 - 어의곡
이 코스는 지리산 백무동-장터목-세석-백무동 코스와 소백산 죽령-비로봉-어의곡 코스의 거리가 비슷하다.
이번주엔 덕유나 가 볼까 하다 지난주 소백산을 다녀 온 s님의 사진과 후기글을 보고 여기다 싶어 오랫만에 소백산을 찾아본다. 5년만이다.
봄, 여름, 겨울말고는 가을에는 찾아 본 적이 없는지라 소백의 가을풍경은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까 내심 기대가 된다.
집에서 밤 11시 반에 출발 밤길 192km달려 어의곡 주차장에 도착하니 02시다.
땀 빼며 오르는 것 보단 츤츠니 오르는게 낫겠다 싶어 좀 이른시간이지만 걸음을 시작한다. (02:10)
산길로 접어들자 이내 풀벌레들의 합창소리가 요란해진다.
완만하게 오르던 길이 끝나고 급하게 놓여있는 계단길 아래 벤치하나 놓여있는 작은 공터에서 잠시앉아 쉼 한 후 급한 계단길을 올라선다.
예전엔 작은 통나무를 깔아 계단식으로 만들어 놓은 구간였는데 데크계단이 길게 놓여있다.
잣나무 군락지에 올라설때까지 계단이 이어지니 꽤 긴 편이다.
계단길 중간에 만들어 놓은 쉼터에서 한차례 더 쉼한 후 잣나무숲을 지나 조망이 트이는 곳에 올라서니 길 양 옆으로 도열하 듯 피어있는 구절초들이 반긴다.
3시간만에 정상에 올라선다. 처음엔 시원하기만 하던 바람이 제법 차갑게 느껴진다. 윈드자켓을 꺼내입었지만 좀 춥다. 얇은 라이너 장갑도 꼈지만 손도 시렵고.
앞으론 패딩자켓과 좀 두꺼운 장갑을 챙겨넣고 다녀야할 것 같다.
영주 순흥면 일대
서서히 여명빛으로 물들어가기 시작한다(05:38)
천동에서 올라왔다고...
내 모습도 담았던지 전번을 알려달라드니만 사진 몇장을 보내왔다. 별하아빠님 감사합니다.
단양 가곡면 일대는 운해가 장관이다. 용산봉(944)은 섬이 되고
허나 오늘만큼은 운해는 그저 덤일뿐이다.
일출이 시작되고(06;03)
아침빛 내려앉는 이 시간이 참 좋다. 뷰리풀이다.
여름내내 초록물결로 일렁였을 풀들도 가을옷으로 갈아입고 있다.
대간길 능선을 걸어본지도 5년전이다
바람이 세차다
바람에 실려 온 찐한 구절초 향내가 코끝을 자극한다
정상주변의 너른 풀밭 곳곳엔 구절초들이 꽃밭을 이루고 있다. 대 to the 박이다.
지리산이 산오이풀의 천국이라면 소백산은 구절초의 천국인 것 같다. 근데 소백산엔 산오이풀이 눈을 씻고 봐도 안 보인다.
지리산의 구절초는 이 곳에선 명함도 못 내밀 정도로 개체수가 많다
이제 국망봉으로 걸음을 이어간다. 국망봉으로 가는 길은 꽃길이다. 갈림길에서 국망봉까진 2.7km
조망이 열린곳엔 구절초, 쑥부쟁이, 둥근이질풀들이 지천이다
숲길에 들어서면 온갖 가을꽃들이 도열한채 반겨준다
투구꽃
촛대승마
나래회나무열매
꽃들과 눈맞춤하는 시간이 길어지다보니 이제 한명두명 산행객들이 지나쳐가기 시작한다
국망봉 주변도 온통 꽃밭이다
꽃밭에서 하룻밤을 지냈으니 얼마나 행복할까나
꽃길은 상월봉 우회길로 들어서기전까지 쭈욱 이어진다
상월봉은 패스하고 바로 늦은맥이재로 내려선다(09:44)
이정표를 어의곡으로 했으면 어떨까 싶다. 어의곡 주차장까진 5.6km... 길은 급한구간 없이 완만하다.
벌바위골엔 이끼들이 많이 보인다
궁궁이 같기도 하고 당귀 같기도 하고... 당귀는 어느게 참당귀인지 개당귀인지 영~
벌바위골과 어의계곡이 만나는 합수점에서 족탕을 하며 땀을 씻어낸다.
포크레인이 길을 막는다. 계곡에 출렁다리를 놓을 예정이라 길을 넓히는 중이란다. 을전에서 출렁다리까지 1km 구간은 포장을 할 거라 한다.
을전에 내려서면 주차장까진 포장길로 1km... 주차장에 내려서니 정각 12시다.
귀경길.. 이른시간인데도 벌초차량들이 많은지 정체구간이 길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