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5.11(일)】22.남부능선 종주
작년 9월 세석(영신봉))에서 삼신봉을 이었고
이번엔 삼신봉에서 남부능선 끝자락에 위치한 성제봉(형제봉)까지 이어 온전하게 지리산 남부능선 종주를 완성하려 다시 지리산 남부권을 찾는다.
새벽03시40분
청학동탐방지원센터에 도착해 차에서 내리니 얼굴을 스치는 새벽공기가 서늘하게 느껴진다.
전날 내린 비로 돌계단길은 젖어 있고 계곡을 흐르는 물소리도 요란스럽게 들려온다.
갓걸이재로 오르기전 샘터가 있는 곳( 청학동/1.7km, 삼신봉/0.7km)에서 후미를 기다리며 잠시 숨을 돌리며 쉬어간다.
한층 더 가팔라지는 된비알을 치고 갓걸이재에 올라 숨 한번 고른 후 삼신봉으로 오르며 하늘을 보니 별이 보이지 않는게 일출은 보기 힘들 듯 하다.
청학동-삼신봉-내삼신봉-쇠통바위-상불재-관음봉-원강재-형제봉-철쭉동산-구름다리--신선봉-평사리
04:55
삼신봉 턱밑에 올라서는데 갑자기 개스가 몰려 오면선 곰탕을 만든다.
아직 일출시간(05:28)이 남아있어 혹시라도 내삼신봉에선 일출을 볼 수 있을까 싶어 인증샷 한컷 담고 바로 걸음을 재촉해 간다.
돌아보니 곰탕은 사라지고 붉은띠를 이룬 여명빛이 보이기 시작한다.
붉게 물든 여명빛이 아름다워 급한데로 울트라폰으로 담아본다.
05:22
내삼신봉(三神山頂/1354.7)
혹시나 했지만 일출은 역시나다.
내삼신봉은 남부능선의 대빵봉으로 360도 뻥 뚫린 최고의 조망처다.
비 온 뒤라 운해가 뜰까 했지만...
대신 병풍처럼 펼쳐진 장쾌한 지리의 주능선을 마주한다.
앞쪽 능선은 작년 9월에 걸었던 남부능선으로 영신봉에서 분기해 삼신봉을 지나 외삼신봉으로 이어가는 낙남정맥
지리산 종주...
때론 1박 2일로... 때론 무박으로 여러번 해 봤지만 무박종주는 2021년을 끝으로 끝났지 싶다.
이젠 엄두가 안 난다.
남는건 사진뿐이라는 나두 한컷 남길걸...
왕시루봉...
올 1월 첫 정기산행때 왕의 강을 보지 못한 아쉬움이 컷었는데 11월에 어게인 해 볼까나?
송정굴
등로에서 약간 벗어나 있어 그런지 대부분 그냥들 지나쳐 간다.
쇠통바위로 오르는 통천문
쇠통바위
생김새가 자물통 같다해서 붙혀진 이름이다.
쇠통바위에서 내려다 본 청학동 방향
상상바위
사람얼굴? 물기고얼굴?
가야할...
섬진강 건너 광양 백운산도 시야에 잡힌다.
백운산을 찾으지도 어언 3년이 지났다.
07:05
상불재에서 아침요기를 하며 쉬어간다.
삼신봉 4.1km, 쌍계사 4.9km, 삼성궁 2.3km
삼성궁 방향으로 한차례 다운업한다.
07:45
금줄을 넘는다.
비탐구간으로 원강재까진 4.2km 거리
이 구간은 처음인데 산길 대부분이 키를 넘는 산죽들을 헤치고 지나야하는 빨치산길이더라는...
산죽길이 대략 80%정도는 차지했던 것 같다.
키를 넘는 산죽터널을 지날땐 길 양쪽 산죽들이 서로 뒤엉킨채 연애질하고 있다보니 그것들을 떼 놓으며 지나는게 여간 고역스러운게 아니다.
종종 길을 막고 있는 부러진 나뭇가지들을 치우는것도 일이다.
가랑비에 옷 젖는다고 맨 앞에서 아직 빗물이 마르지 않은 산죽들을 훑고 지나다보니 아랫도리가 흠뻑 젖어든다.
나중에 바지가 마르고나니 먼지로 염색을 한 것 같은게 그지가 따로 없다.
그지중에 상그지다
관음봉(1,123.2)
바위옆으로 달려있는 밧줄을 잡고 내려선다.
거사봉으로 이어가는 삼신지맥길을 벗어나 조망처에 내려서니 가야할 형제봉구간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왼쪽으론 삼신지맥이 이어지고...
이어지는 삼신지맥과 아래로는 악양면 일대
산죽길...
징글징글하다.
이 구간을 지나오면서 볼멘소리들도 있었나본데 그래도 즐거워하는이도 있으니 다행이다.
10:00
이제 지긋지긋했던 빨치산 구간은 끝났다.
금줄을 넘은지 2시간 15분만이다.
원강재를 지나 활공장까지 임도를 따라 올라선다.
후미분들은 산길로 접어든다.
완만하게 오르는 임도도 은근히 힘들다.
원부춘마을에서 차량으로 이곳까지 오를 수 있다.
활공장
10:55
런치타임을 갖고...
지나온길을 보니 아득하다.
반야봉을 배경으로
땡땡님은 눈이 얼마나 좋길래 중봉아래 묘향암이 보인다 하는지...
해서 울트라폰으로 땡겨봤다.
삼각점이 있는 곳으로 형제봉구간에서 제일 높은 곳이지만 정상석은 다른곳에 있다.
5년전 형제봉을 처음 찾았을땐 왼쪽 능선아래 노전마을을 들머리로 해서 이곳으로 올랐었다.
11:45
형제1봉(1,112)
정상석은 聖帝峰인데 지도에는 형제봉으로 표기되어 있다.
성제봉을 형제봉이라 하는건지 형제봉을 성제봉이라 하는건지 잘 모르겠다.
5년전에 왔을때 지역주민 몇분한테 여쭤봤는데도 왜 그런걸 나에게 묻느냐는식였다.
형제2봉과 뒷쪽 봉우리는 철쭉제단과 헬기장이 자리하고 있다.
형제2봉(1,108)
내 생일이다.
형제봉 구간의 산길은 대부분 착한편이다.
연초록의 그늘사초길도 지나고...
12:20
철쭉제단이 놓여있는 헬기장에 올라서니 활짝 핀 철쭉들이 반긴다.
철쭉은 이제 막 절정기를 지나고 있다.
5년전엔 좀 늦게 찾아 대부분 철쭉이 져 있었는데 시기를 잘 맞춰온 것 같다.
5년전에 왔을땐 다리를 교체한다고 막 기초공사를 하고 있었는데 튼튼한 다리로 재 탄생했다.
예전보다 다리 길이도 길어졌고...
예전 다리는 짧았지만 혼자 건너는데도 엄청 출렁거려 좀 쫄며 건넜는데 전혀 흔들림이 없다.
신선대-구름다리-철쭉동산
13:30
윗재에서 형제봉만 오른 차둘배기님과 산부쟁이님을 만나 함께한다.
좌로는 원부춘마을로 우로는 입석리로 내려서는 지리산 둘레길 14구간길이 나 있다.
일명 뚱뗑이 검문소인 통천문
통천문을 빠져 나와 전망바위에 서면 소설 토지의 주무대였던 평사리 일대와 악양들판, 섬진강 등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고소산성은 패스하고...
후미는 고소산성을 거쳐 오는 것 같다.
부부송
마을로 내려서는길가에 커다란 뽕나무 한그루가 있는데 달려있는 오디는 아직 푸르딩딩한 상태다.
맛있었는데...
담벼락마다 백화동이 많이 보인다.
꽃모양이 바람개비와 닮은게 특징으로 마삭줄꽃과 흡사하다.
주마간산식으로 최참판댁 안채와 별당, 사랑채 등 을 들러본다.
이곳은 별당으로 어린 서희가 연못을 바라보며 어머니를 그리워 했던 공간이며 친구 봉순이와 나란히 앉아 연못 속 붕어를 보며 우정을 나눴던 공간이다다.
15:15
여기서 걸음을 마친다.
이 집 음식맛 굿이다.
특히 쥔장께서 직접 담궜다는 동동주맛은 엄지척이다.
보통 동동주를 마시고 나면 뒷골이 패는데 귀경길에 기절했다 깨났는데도 멀쩡하다.
두어병 사올껄 그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