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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imbing/북한산

【09.02.20(금)】09.눈내린 만경대의 아침

 

 

 

어제 저녁부터 가는 눈발이 흩뿌리더니 밤새 눈이 내릴거란 일기예보다.

그동안 북한산의 거울모습을 제대로 담아보질 못했는데 새벽에 함 떠나볼까나?

때마침 날씨도 쌀쌀하니 상고대도 멋지게 펴있을것 같고...

운이 좋다면 운해까지도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도 해 본다.

때까 때인지라 봄이 기다려지는 마음만큼이나 겨울이와 헤어져야하는 아쉬움도 큰 것 같다.

그래~ 겨울이 떠나가기전에 한번 만경대에서 겨울이를 만나보는거야 ㅎㅎ

퇴근 후 아들한테 내일 여차저차하니 혹 늦거들랑 가게 좀 나가 있어달라 부탁하고 알람을 맞춰놓는다

만경대에서 보는 북한산의 겨울모습은 어떤 모습일까... 하는 상상에 쉬 잠이 오질 않는다.

 

04:30...

두어시간 잤을까...

잠에서 깨어 창밖을 내다보니 온동네 지붕들은 하얀옷으로 갈아입었고 하얀옷으로 갈아입었고... 오늘 북하산의 겨울모습이 무척 기대가 된다.

 

05:00...

그림만 몇컷 그리고 바로 내려오리라 생각하고 모자, 버프,장갑 두켤레, 아이젠, 스틱만 챙겨넣고 집을 나선다.

도로는 염화칼슘을 뿌려놓은탓에 눈은 다 녹아있다

오늘은 산성계곡 안쪽까지 차를 가지고 가볼 요량으로 산성통제센터를 지나 계곡길에 접어들었는데... 엥~? 도로사정과는 딴 판이다.

1cm정도의 눈이 쌓인상태고 그 누구하나 지나간 흔적없는길...

스노우모드 스위치를 켜고 쉼터 산장쪽을 지나 비탈길을 오르는데... 헐~! 헛바뀌만 돌고 나가질 못한다.

악셀을 밟을수록 차의 방향은 점점 옆으로 트러져가고...

에구~ 이러다 큰일나것네~

결국 오르는걸 포기하고 후진으로 내려서는데....

으악~! 브레이크를 밟는순간 차가 지멋데로 미끄러진다

후진 상태로는 ABS브레이크도 안되고 엔진브레이크도 안된다는걸 오늘에야 알았다. ㅠㅠ

간신히 정지된 차는 구렁텅이에 금방이라도 빠질태세고... 차의 방향은 길을 옆으로 가로막은 형국이다

 

체인도 없는데... 차에서 내려 적사함을 찾아봐도 보이진않고... 큰일이다. 여차하면 구렁텅이에 빠질것만 같은데...

마냥 날 밝기를 기다릴수도 없고... 어쩌랴 죽기아니면 까무러치기지...

전진...후진을 반복하면서 조금씩 차의 방향을 바꿔놓고... 조심조심 후진상태로 간신히 내려와 쉼터모텔공터에 파킹한다

약 50m정도 후진으로 내려오는길이 지옥길만 같았다. ㅎㅎ

 

차를 주차해 놓고 신발끈을 매고있는데 트럭한대가 굉음을 내며 어렵게 오르고 있다

체인도 안한 상태인데 짐칸에 철근등 무거운걸 많이 실어선지 그럭저럭 힘겹게 올라선다

하산길에 보니 결국 그 차는 짐을 내려놓고 내려오던길에 내가 허우적거리던 장소에 쳐박혀있었다

 

07:30...

만경대에 오르니 짙은 개스로 시계는 제로상태고 바람은 어찌나 세차게 불어대는지 테라스에 잠시 서있는데도 몸이 날라갈것만 같다

언제쯤이나 개스가 걷힐까나...

쉽지않은 발걸음인데 그냥 내려가긴 너무 억울할것만 같고...

바람을 피해 하늘 열리기를 기약없이 기다리고 있는데 나보다 더 미친사람 두명이 오른다.

배낭을 보니 지리산 종주때나 쓸법한 배낭인데 등산용 배낭이 아니라 장비를 넣고 다니는 전문배낭인것 같다

배낭에 매어놓은 삼각대는 머그리 크고 굵은지...대략 5kg은 넘을것 같은 완전 쇳덩이다.

저리 댕겨야 프로페셔널같이 보이는건가?

난 삼각대도 귀찮아 카메라만 달랑 가져왔는데... ㅎㅎ 

 

기다리는동안 제자리에서 뛰어도 보고... PT체조도 해보는데... 그래도 춥다

발도 시렵고... 손끝도 시렵다

이럴줄 알았드라면 뜨건 물이라도 보온병에 담아올껄... 스토브라도 가져올껄... 후회막심이다

 

09:40...

두어시간넘는 지리한 기다림끝에 위문쪽 모습이 보이더니 서서히 하늘이 열리기 시작한다.

 

 

 

 

 

짙은개스로 사방은 시계제로상태입니다  

 

 

 

 

 

하늘이 서서히 열리기 시작합니다  

 

 

 

 

 

 

 

 

 

 

 

 

 

 

 

 

 

미치지 않고서야... 백운대 정상에도 이 칼바람 맞으며 서있는사람이 2명 보입니다 

 

 

 

 

 

 

 

 

 

 

 

 

 

 

 

 

 

서쪽하늘엔 짙은황사가 몰려오고 있습니다 

 

 

 

 

 

 

 

 

 

 

 

 

 

 

 

 

 

 

 

 

 

 

 

 

 

 

 

 

 

 

 

 

 

 

 

누군지 한동안 쑈~ 했군요

^^  

 

 

 

 

 깜깜한 길 오를때는 탈없이 올라가더니 짐 풀고 내려오면서 이꼴이 되었네요

돈벌려다 돈버렸겠어요

ㅉ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