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산행이나 할껄....
[ 11.11.13.일 ]
가을옷을 벗어던진 산들은 저마다 겨울채비에 들어가는지라 가을날 한때 화려했던 명성들은 온데간데없고 날이갈수록 칙칙해져만 간다.
그래선지 해마다 이만때쯤이면 계절앓이를 하는 것 같다.
지난주에도 산행을 못했는데 이번주도 맴이 딴디로만 가고 있으니... ㅎㅎ
흑성산에 오르면 운해는 볼 수 있을까?
현충사앞 은행나무길은 아직 노랑옷 입은 가을이가 남아 있을까?
충주호의 악어떼들은 아직 가을옷을 입은채로 남아 있을까?
집을 나서기전 위성영상으로 구름상태를 확인 해 보니 중국부터 서해안지역까지 구름으로 허옇다.
내륙지역엔 안개까지 낀다는 예보...
조짐은 안좋지만 어쩌랴.. 작정한건데..
새벽04시40분에 집을 나서 122km를 달려 kbs흑성산중계소에 도착(06:00)해 보니 주차장엔 이미 10여대의 차량들이 주차 해 있다.
안개도 자욱히 끼어 있는터라 차안에 잠시 누워있다 날이 밝은 후 포인트로 이동한다.
포인트엔 이미 열댓명이 자리를 잡고있다.
중간에 틈이 있길래 양해를 구하고 삼각대를 설치하고 스탠바이 완료...
근데 이거 멈미?
1시간 넘게 기다려봤지만 운해는 커녕 안개만 더 심혀져 가는게 아닌가.
더 기다려봤자 날샌 것 같고... 장비를 거둬 철수하려하니 다른 사람들도 하나 둘 장비들을 거두기 시작한다.
처음 와봤단 몇몇 사람은 아쉬움이 큰지 더 머물러 보겠다하고...
어찌 아쉽지 않겠는가... 그 심정 잘 알지 알아... ㅎㅎ
안개로 인해 새벽을 꽁치고...
오잉~ 이건 또 멈미? 흑성산에서 새벽을 꽁치고 30km를 달려왔는데...
어느새 은행잎들이 다 떨어져 있다.
지난주에 와 보려다 오전에 비가내리는 바람에 고궁으로 발길을 돌렸드니만 그새를 못참고... ㅠㅠ
오전 9시...
안개도 걷히지 않고 하늘도 열릴생각을 안한다.
그냥 산행이나 할껄 그랬나 하는 생각도 든다.
이런상황이라면 충주호에 간들 머하겠나싶어 졸리운 눈 잠시 붙혀본다.
3시간정도 자고 일나보니 12시가 넘어섰다.
밖에 나와 하늘을 보니 연무가 끼여있긴해도 햇살도 비추고 북쪽하늘은 선명하진 않아도 파랗게 열려가고 있다.
오후 서너시쯤이면 충주호쪽에도 하늘이 열리지 않겠나싶다.
충주호로 가기전 잠시 현충사나 들려볼까하고 가 봤는데 밖에서 보이는 경내안은 가을색이라곤 눈을 씻고 봐도 보이질 않는다.
차를 돌려 월악도토리묵밥집이 있는 휴게소로 115km길을 달려간다.
휴게소에서 바라 본 충주호
오후 두시쯤 휴게소에 도착해 하늘을 보니 이쪽 하늘은 아직도 구름으로 덮혀있다.
식당에서 도토리묵밥으로 늦은 점심을 해결하고 나와보니 북쪽하늘이 조금씩 열리기 시작한다.
하늘이 어느정도 열릴때까지 휴게소에서 느긋하게 시간을 보낸 후 오후 3시40분에 대미산 줄기에 있는 448전망봉으로 오른다.
오후들면서부터 바람도 불기 시작하고 제법 쌀쌀해졌는데도 1km 남짓한 길을 30분정도 코를 박고 오름하다보니 이마엔 송글송글 땀이 맺힌다.
이미 악어들은 가을옷을 벗은지 오래고 그나마 연무로 인해 시계도 깔끔하지가 않아 저번에 왔을때보다 상태가 더 못한 것 같다.
파노라마
17:07... 일몰시간이 가까워져간다
17:14... 썩 맘에드는 일몰풍경은 아니지만...
휴게소에서 오후 5시40분에 출발 괴산IC를 통해 중부내륙고속도로에 접어들었는데 충주IC를 지나면서부터 정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올레 네비를 켜보니 신통방통하게도 고속도로를 빠져 나가라한다.
감곡IC로 빠져나와 이천까지 가는 국도길은 중간중간 신호 때문에 잠깐 밀릴뿐 막힘이 없다.
근데 잘 오는가 싶더니만 이천에 들어서고부터는 고속도로나 진배없다.
영동고속도로상황은 막힘이 없는지 이젠 고속도로로 다시 들어가라 안내한다.
이천IC를 통해 고속도로에 들어서니 영동고속도로도... 중부고속도로도 막힘없이 쑹쑹~
그런데도 집에 도착하니 밤11시다.
오는길에 곤지암에 들러 소머리국밥 한그릇 비운 시간이 있긴 했지만 감안해도 5시간 가까운 시간을 도로에서 허비한 것 같다.
새벽에 달리면 채 두시간도 안걸리는 거리(170km)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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