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날씨도 어지러운 시국을 닮은건지 春來不似春이다.
날씨도 어지러운 시국을 닮은건지 春來不似春이다.
전국적으로 비가 예보된 가운데 강원도엔 폭설이 내린다 해서 봄꽃 대신 눈꽃이나 보러 선자령을 찾을까? 고민도 했지만
앞으로 봄꽃을 찾아 나설 수 있는날도 3월뿐이라서 늦은감은 있지만 어쩌면 비를 비껴갈 것 같은 내변산쪽을 픽하고 봄꽃앓이하는 두분과 함께 원정길에 나선다.


청림마을 - 쇠뿔바위봉 - 구시골 - 원효굴 - 불사의방 - 삼각봉 - 청림마을

약한 빗방울이 떨어진다.
비는 30분정도 지나면서 그쳐간다.
한주내내 비 예보가 이랬다 저랬다 했는데 당일예보만큼은 맞아 떨어지려나 보다.
구라청답다.
겨울이 다시 찾아오기라도 한 듯 기온도 3도까지 떨어지고 바람까지 있어 좀 춥다.

소뿔을 닮아 쇠뿔바위봉

지장봉
바위 오른쪽으로 지장보살님




11:10
서봉까지 1시간 10분
바람이 제법 불어댄다.

동봉

고래등바위

내변산 산행은 보통 저쪽을 많이들 찾는다.

월명암에서 이곳을 바라보면...

두분 다 이곳은 초행길이라 하니 고래등바위도 타 본다.



잡목가지에 싸대기 맞으며 계곡으로...

12:00
올 첫 봄꽃으로 노루귀를 만나보지만 추운날씨에 꽃잎은 앙다물고 있고 땅에 바짝 엎드려 있다.

모델감은 아닌데도 첫 만남이 반가운지 카메라에 담기 바쁘다.

12:50
구시골 본류를 거슬 올라서면서 변산아씨들이 반기기 시작한다.
3년 연속으로 이곳을 찾는중인데 예년보다 개체수도 적어 보이고 꽃잎끝이 시들어가는게 조금 늦은감이 있다.

변산바람꽃
꽃말은 '덧없는 사랑'

넌 아무렇지도 않은듯
비밀의 사랑을 지우라 하지만
서릿발 돋은 언 땅에서
가장 먼저 가녀린 꽃을 피우고
부끄러워 안으로만 숨어드는
변산바람꽃의 사랑을 너는 아느냐

넌 아무렇지도 않은듯
덧없는 사랑을 지우라 하지만
잎을 잎이라 부르지 못하고
꽃잎을 꽃잎이라 부르지 못하며
꽃받침을 꽃받침이라 부르지 못하는
변산바람꽃의 번뇌를 너는 아느냐

넌 아무렇지도 않은듯
사랑의 괴로움을 잊으라 하지만
기나긴 겨울 보내고
이제야 봄꽃들 피어나는데
속절없이 져버리고 마는
변산바람꽃의 아픔을 너는 아느냐

또 다른 계절의 기다림
기쁨도 슬픔도 너와 함께
여름도 가을도 함께 하고픈데
봄 한 철 짧은 사랑
피었는가 싶게 져버리고 마는
변산바람꽃의 눈물을 너는 아느냐


오후들어 햇살이 나면서 노루귀가 기지개를 펴기 시작하지만 아직은 힘겨워 보인다.






배웅이라도 해주려는 듯 변산아씨들이 이곳으로 다 모여 꽃밭을 이루고 있다.



14:30
전주 李氏와 안동 權氏 부부합장묘

원효굴도 둘러본다.


미륵신앙의 시조라 할 수 있는 신라고승 진표율사가 저 곳에 암자를 짓고 3년동안 기거하며 수도했다는데...
장소가 不可思議해서 不思議庵(不思議 房)이란 이름이 붙혀지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바위 아래로 불사의방이 있는데 '이해할 수 없는 방' 또는 '신비한 방'을 의미한다 한다.
'부사의방'이라 부르기도 하는데 不可思議를 語源으로 본다면 불사의방으로 부르는게 맞지 싶다.

2년전에 찾았울땐 이 문패가 걸려 있었는데 보이지 않는다.

불사의방으로 가는길은 5~6m의 직벽을 내려서야 한다.
밧줄을 새것으로 교체해 놓았지만 그래도 안전을 위해 자일을 내리고 로프와 함께 잡고 내려선다.

진표가 이곳에서 3년간 수도했지만 깨달음을 이루지 못하고 그 절망감에 절벽아래로 뛰어 내렸는데 지장보살이 구해주었다는 얘기가 전해 내려온다.


올라올땐 완력 좀 써야한다.




포갠바위에서


내변산의 최고봉 의상봉(508m)

삼각봉



경사도 급하고 긴 자갈길을 내려서는게 쉽지만은 않다.


햇살받은 노루귀들이 기운을 차렸다.



15:50
fin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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