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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imbing/충청권

【12.02.12(일)】07.소백산... 국망봉~비로봉

   

 

 

 

입춘이 지난지도 일주일여...

연일 동장군이 기세를 부리곤 있지만 계절의 흐름까지야 거스를 수 있겠는가?

곧 봄이가 찾아 올 것이고.. 이제 겨울산을 담을 수 있는 날도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

지리산으로 떠나는 비박산행은 함께하지 못하고... 어디로 갈까나...

얼마남지 않은 겨울산을 담을만한 곳으로 원점회귀산행으로 적합한 소백산과 대둔산 두군데를 놓고 고민 해 본다.

작기장을 뒤져보니 대둔산을 가본지가 27년전 85년 가을쯤이다.

그동안 왜 그리도 대둔산하곤 인연이 없었던건지...

 

하두 오랜세월 접하지 못한 산인지라 지도책을 펼쳐놓고 산행길을 훑어 보다보니 역시 코스가 단조롭다.

그래도 다녀온 사람들의 사진을 보다보면 상고대 핀 풍경이 멋져보여 겨울에 한번쯤 가고픈 마음도 들긴 하던데...

일욜부터 추위도 풀려 기온도 오른다던데 상고대가 필까? 또 안개 낄 확률도 높은데 조망이 막히지는 않을까?

소백산에 대한 마음이 먼저 자리하고 있어 그런지 긍정보단 부정이 앞서는게 이번에도 역시 대둔산하곤 인연이 안되는 것 같다. ㅋㅋ

결국 대둔산 대신 소백산으로 방향을 정하고...

 

 

 

 

어의곡 - 늦은맥이재 - 국망봉 - 민백이재 - 비로봉 - 어의곡

 

 

새벽 5시15분쯤에 어의곡 주차장에 도착 산행준비를 하고 있는데.. 아 깜딱이야~ 어둠속에서 시크멓게 한명 나타나더니만 주차비 2천량 내라한다. ㅋㅋ

오늘 계획은 먼저 비로봉을 오른 후 국망봉을 거쳐 늦은맥이재에서 내려서려 했는데 어찌하다보니 비로봉 들머리를 놓치고 지나쳐 버린다.

머 어차피 원점회귀산행인데.. 늦은맥이재로 오르는길은 완만한 오름길이니 차라리 낫겠다싶어 그대로 진행한다.

하늘을 보니 휴게소에서 보았던 별빛들은 구름속에 자취를 감춰 버렸고 반달빛만이 구름사이로 가끔씩 고개를 내밀곤 한다.

랜턴불빛에 희끗희끗 흩날리는게 보이는데 약한 눈발이다.

해발 1,00고지쯤 오르니 나뭇가지들은 조금씩 하얀 서리옷으로 갈아입기 시작한다.

고도를 점점 높혀가면서 그 두툼함은 더해가고...

 

두시간만에 늦은맥이재(주차장에서 약5km)에 올라서니 매서운 칼바람이 세차게 불어댄다.

오름길에 후끈해져 있던 몸뚱아리는 한순간에 차가워지고 얼굴은 칼로 에이는 듯.. 손가락은 끊어질 듯 시려오기 시작한다.

서둘러 다운자켓을 꺼내 입고 그 위에 윈드자켓까지 입고.. 장갑안에는 핫팩을 넣고.. 올겨울 한번도 쓰지 않았던 마스크까지 꺼내 텔러반모드로 변신한다.

그렇게 무장을 했음에도 칼바람의 기세는 틈사이를 비집고 몸속 깊숙히 파고들어온다.

태백산에서.. 선자령에서.. 지리산에서.. 설악산에서 숱하게 칼바람을 맞아봤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그 어느곳의 칼바람에 비할 수 없을 정도다.

 

 

07:30

오름길에 본 하늘은 구름이 짙개 드리워져 있어 여명빛과 일출(07:19)은 기대하지 않았는데 아직 동쪽 하늘에 여명빛이 남아 있다.

 

 

 

 

 

 

 

 

 

 

 

 

국망봉으로 오르는 능선길은 바람에 눈이 쓸려 어렴풋이 지나다닌 발자국의 흔적만 보일뿐 오늘은 아직 그 누구의 발길한 흔적은 보이질 않는다.

능선길은 내 딛는 발걸음마다 푹푹 빠지다보니 진행은 더뎌지고 마스크를 썼드니만 거칠어진 호흡에 안경에 습기가 끼면서 그대로 얼어버려 시야까지 막아 버린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이젠 카메라까지 말썽을 부린다.

뷰파인더로 보이는 위쪽에 시크멓게 비네팅이 생겨 1/4정도의 구도가 잡히질 않는다.

게다다 멀티측광에선 노출오버현상까지 생기고... ㅠㅠ

어쩔 수 없이 센터측광모드로 바꿔놓고 산행내내 감으로 구도를 잡으며 사진을 담아간다.

결국 구복이는 돌아와 병원에 입원했다. ㅋㅋ

 

 

칼바람은 안개까지 가득 몰고와 주변을 흐려놓고...

 

 

 

 

 

상월봉 아래 안부쪽엔 비박팀이 쳐 놓은 쉘터 한동과 텐트 한동이 보인다.

국망봉을 거쳐오는 대간팀도 지나고...

 

 

 

 

칼바람에 안개가 쓸려간 잠깐사이 상월봉 투구바위 윗쪽 모습이 살짝 드러내 보이더니 이내 안개에 갇혀 버린다.

 

 

 

 

 

한참 뒤 쳐져 가는 대간팀 일행 두명

 

 

 

 

 

상월봉은 개스에 갇혀 보이질 않는다

 

 

 

 

 

국망봉쪽도 마찬가지

 

 

 

 

 

 

 

 

 

 

 

 

 

 

 

 

 

우측 위쪽에 보이는 커다란 바위 뒤로 옮겨 칼바람을 피하며 하늘이 열리길 기다린다.

한시간여동안 리엑터스토브를 켜 놓고 꼬꼬면도 끓여먹고 추위를 녹여보는데 아흐~ 발시려라~ ㅋㅋ

 

 

 

 

해도 어느정도 올라왔으니 곧 하늘도 열릴 것 같고.. 정리하고 국망봉으로 이동한다.

 

 

 

 

 

상월봉과 투구바위도 잠깐 모습을 드러내준다.

 

 

 

 

 

 

 

 

 

 

 

 

 

 

 

 

 

10:00

아직도 주변은 오리무중이다.

 

 

 

 

 

[전해오는 이야기]

신라의 마지막 왕인 56대 경순왕은 나라를 왕건에게 빼앗기고 천년사직과 백성들에게 속죄하는 마음으로 명산과 대찰(大刹)을 찾아 헤매다 제천시 백운면 방학리 궁뜰에 동궁저라는 이궁을 짓고 머물고 있었다.
덕주공주는 월악산 덕주사에 의탁하여 부왕을 그리며 눈물로 세월을 보내다 가련한 모습을 암벽에 새기기도 하였다.
왕자인 마의태자도 신라를 왕건으로부터 회복하려다 실패하자 엄동설한에 베옷 한 벌만을 걸치고 망국의 한을 달래며 개골산으로 들어갔다.
마의태자가 개골산으로 가는 길에 이곳에 올라 멀리 옛 도읍 경주를 바라보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하여 국망봉이라 부르게 되었다.
- 단양읍지 -

 

 

 

 

 

 

 

뒤 돌아 본 국망봉

 

 

 

 

 

초암사쪽으로 내려서는 계단길

 

 

 

 

 

 

 

 

 

 

 

그리도 매섭게 불어대던 칼바람도 서서히 잦아들기 시작하고...

 

 

 

 

 

조망도 조금씩 열려 가드니만...

 

 

 

 

 

하늘도 쨍~ 열린다.

 

 

 

 

 

 

 

 

 

 

 

 

 

 

 

 

 

이런 멋진 모습을 보여줄려고 그렇게도 칼바람은 징징대며 울어댔능가보다.

 

 

 

 

 

 

 

 

 

 

 

 

 

 

 

 

 

 

 

 

 

 

 

 

 

 

 

 

 

 

 

 

 

 

 

 

 

 

 

 

 

 

 

 

 

 

 

 

 

 

 

 

 

 

 

 

 

 

 

비로봉 등짝엔 하얀 망토를 두르고 있다.

 

 

 

 

 

 

 

 

 

 

 

 

 

 

 

 

 

 

 

 

 

 

 

 

이젠 바람에 서리꽃들이 흩날린다

 

 

 

 

 

 

 

 

 

 

 

머리에 뿔 달린 도개비?

 

 

 

 

 

 

 

 

 

 

 

국망봉과 바로뒤 상월봉.. 신선봉과 민봉까지 시원하게 펼쳐져 보인다.

 

 

 

 

 

국망봉 우측 뒤편 구름층 끝에는 태백산과 함백산이 도도히 자리를 잡고 있다.

 

 

 

 

 

비로봉에서 연화봉까지...

 

 

 

 

 

맨끝 새로 보이는 시설물은 은제 생긴거지?

 

 

 

 

 

 

 

 

 

 

 

11:50

아직은 한산한 비로봉

 

 

 

 

 

 

 

 

 

 

 

 

 

 

 

 

 

 

 

 

 

 

 

 

 

 

 

 

 

 

어의곡으로 내려서는 길엔 줄지어 오르는 산객들이 이어지고 몇몇 팀들은 오름길 중간중간 먹거리를 풀어놓고 즘심들을 먹는다고 시끌벅쩍하다.

오름하는 산객들때문에 중간중간 멈춰서긴 했지만 눈으로 잘 다져진 길이다보니 아이젠도 안하고 5km여길을 1시간 반만에 스피드하게 내려선다.

그러다 눈속에 숨어있는 계곡물이 흘러 빙판을 이룬곳을 지나다 세바퀴를 스핀하는 초 고난도 몸개그를 선 보여 오르는 산객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하기도 하고... ㅋㅋ

넓지않은 주차장엔  열두대의 버스가 도로에까지 길게 늘어서 있다.

일부는 내림길에 만났던 산객들을 싣고 왔을게고 일부는 희방사나 죽령, 혹은 천동이나 초암사쪽에 산객들을 내려주고 이곳에서 기다리고 있는 차들일게다.

 

귀경길...

단양쪽을 지날쯤 스마트폰으로 근처 맛집을 검색해 찾아간 곳...

찾는 손님들이 많아선지 그닥 반기는 것 같지도 않고 뻘줌하게 혼자 앉아 있으려니 눈치까지 보이는 것 같아 다시 일어나 나온다. ㅠㅠ

지나는 길에 손짜장하는곳을 찾아 보지만 단양IC에 이를때까지 손짜장집 간판은 보이질 않는다.

그럼 국도길로 조금 더 가봐? 그렇게 손짜장 찾아 어찌어찌하다보니 제천까지... ㅋㅋ

제천시내 번화가쪽 길가에 주차를 한 후 골목길을 돌아 보는데 도대체 이곳 사람들은 어디서 밥을 사 먹는건지 참 식당 찾기가 힘들다.

한참을 헤매다 재래시장 근처에 충청도집이란 간판이 보이길래 식당이름도 친근하고하여 그 집으로 들어가 출출하던참에 카스한잔 단숨에 들이키고 순대국밥 한그릇(6,000원)을 뚝딱 비운다.

아~ 근데....

이집 국밥 맛 완전 짱이다.

술꾼들한텐 별도의 술 안주 없이도 국밥 한그릇 시켜놓고도 쐬주 한병은 마시고도 남을만큼 푸짐하게 들어있는 괴기와 그 맛!!!

그래선지 점심시간이 한참 지난 시간임에도 좀 허접스런 식당안엔 식사손님들과 술 손님들로 가득하다.

언제 기회되면 다시 찾고 싶은 '충청도 집'이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