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봉산(1,002m)
운장산의 한줄기인 구봉산은 운장산에서 북동쪽으로 9.1km 지점에 뾰족하게 솟구친 아홉개의 봉우리들로 이루어져 구봉산이라 부른다.
정상인 천황봉은 호남의 유명한 산들이 한눈에 보이는 전망을 갖고 있지만 마이산이나 운장산에 가려 그다지 각광을 받진 못하고 있다.
운장산(1,126m)은 19세기 중엽까지는 주줄산으로 불리우다 산중에 있는 오성대에서 은거하던 조선 중종때의 성리학자 운장 송익필의 이름에서 유래하였다고 전해지고 있다.
중생대 백악기의 퇴적암 및 응회암으로 된 지질로 이루어졌고, 노령산맥의 주능선을 이루는 최고봉이다.
완주군과 진안군의 접경과, 금강과 만경강의 분수령을 이룬다.
남한의 대표적 고원지대인 진안고원의 서북방에 자리하고 있으며, 정상에는 상봉, 동봉, 서봉의 3개 봉우리가 거의 비슷한 높이로 있다.
동쪽 9.1km 지점에는 같은 능선에 속하는 구봉산이 있다.
서봉은 일명 독재봉이라고도 하며 큰 암봉으로 되어 있고, 서봉 아래에 오성대가 있으며, 부근에는 북두칠성의 전설이 담겨 있는 칠성대가 있다.
소류지 - 천황암 - 돈내미재 - 전망대 - 천황봉 - 능선길 포인트 - 천황봉(1,002m) - 돈내미재 - 7,6,5,4,3,2봉 - 제사터 - 소류지
습도도 90%.. 전날과 당일의 일교차도 10도..
운해가 만들어질 기본적 요소는 대충 갖추어진 것 같다..
다만 가을철에 비해 쉬 더워지는 여름날씨라는게 변수인긴 하나 어차피 운해가 아니드래도 한번은 가봐야 할 산인만큼 설령 운해를 못 본다해도 실망은 안하리라.
물론 똥 누기전 생각이지만... ㅋㅋ
운장산은 가 보았어도 구봉산은 초행길인지라 미리 출사지 정보에 올라있는 포인트도 확인하고, 포인트에 가장 빨리 접근할 수 있는 루트와 대략적인 산행루트 등을 머릿속에 그려 넣고 토욜밤 11시에 집을 나선다.
밤길을 달려 윗상명마을에 다달으니 새벽 2시가 넘어선다.
정보를 바탕으로 마을을 조금 지나 교회 간판을 보고 들어가다보니 우측에 시내산교회가 자리하고 있다.
교회를 지나 조금 더 들어가 소류지 아랫쪽에 있는 공터를 찾아 주차를 해 놓고 아이폰에 지도를 열어 대략 위치와 방향을 확인한 후 새벽 02시 20분에 절골로 들어선다.
02:40...천황암(아이폰 촬영)
절골로 들어서는 길은 사륜차 정도는 다닐 수 있을 정도로 넓직하고 천황암 인근까지 길이 나 있다.
넓은 길이 끝나는 지점에서 산길로 접어들어 조금 오르다보니 화재로 소실된 천황암 터가 나오고 옆엔 보살상이 하나 세워져 있다.
옆쪽으론 해우소 같은 작은건물 한채가 있고 윗쪽엔 산신각이라 하는 건물이 하나 있는데 현판은 달려 있지 않고 방문 앞쪽에 산신각이라 써 있는 코팅지가 놓여 있다.
03:15... 돈내미재(아이폰 촬영)
산행시작 55분만에 돈내미재에 올라선다.
국립지리원 지도엔 칼크미재로 나와 있던데 칼크미재든 돈내미재든 그건 중요치 않은 것 같고 이제부터 산길은 급격하게 가팔라진다는거다.
아직은 산새들도 잠에서 깨 나지 않은 시간.. 풀 벌레 울음소리마저도 들리지 않는 모든것들이 잠들어 있는 이 적막한 시간에, 들리는건 오로지 이 미친넘의 거친 숨 소리와 내딛는 발자국 소리뿐이다.
날씨는 영낙없이 습식 사우나에라도 들어가 있는 것 같이 땀이 줄줄 흐르고, 랜턴불빛을 보고 달려드는 나방들은 자꾸만 얼굴에 부딪쳐 대다보니 여간 성가신게 아니다.
결국 입 속으로까지 들어오고... 우웩~ 캑캑..
나방들을 쫓으려 잠시 랜턴불을 끄고나면 하늘마저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사방은 깜깜하다.
이런 어둠을 두고 칠흙같은 어둠이라 했던가...
된비알을 30여분 오르다 보니 다시 아래로 내려서는 철계단이 있고 윗쪽으로도 길이 나 있는데 초행길에 깜깜밤중이다보니 어느길이 정상으로 가는 길인지 당췌 알 수 가 없다.
일단 윗쪽으로 나 있는 길을 따라 조금 오르니 암릉이 나오고 그 위로 올라서보니 삼방이 절벽이다.
아직은 주변이 잘 보이진 않아도 전망은 트여있고 어렴풋하게나마 공제선에 나타난 뽀족한 봉우리들을 보니 출사지 정보에 나와 있는 그 전망대가 틀림없는 것 같다.
배낭을 벗어 놓고 30분정도 앉아 있다 보니 서서히 어둠이 걷히기 시작히는데...
어라~ 이곳이 아닌가벼~ 이런 된장~ 눈에 들어오는 그림들이 내가 생각했던 그림이 아닌겨~
현지 일출시간은 05시 13분... 아직 여유는 있지만 포인트 위치를 모르는지라 맴은 조급해지고... 서둘러 짐을 꾸려 정상으로 오르다보니 급한맴에 자켓을 입은채 오르고 있네~ 내 미쵸~ㅋㅋ
정상을 지나 바랑재쪽으로 내려서면서 전망이 트인 곳 마다 들러 보지만 좀처럼 포인트를 찾기가 쉽지 않다.
썩을~ 정보를 줄려면 제대로 좀 주지. 막연하게 정상 바로 아래 전망바위라고 하면 으찌 찾나. ㅠㅜ
05:15
포인트는 조금 더 아랫쪽에 있을 것 같은데 운해 상황도 별로라 그냥 이곳에 머문다.
오늘 현지 일출시간이 05시 13분이니 지금쯤엔 아침해가 떠 올라 있어야 하는데 해가 보이질 않는다.
이거 원~ 운해라 하기도 머하고... 안개라 하기도 머하고...
포인트가 이쪽 방향인 줄 알았드라면 츰부터 바랑재로 올랐을건디 그느무 썩을 정보때문에... ㅠㅜ
05:39
일출시간이 한참 지난 후에서야 해가 얼굴을 내민다.
해가 나면서 구름들이 빠르게 피어 오르더니 이내 봉우리들을 삼켜 버린다.
삼켯다 뱉었다를 반복한다.
06:00
더 있어봤자 나아질 상황은 아닌 것 같고... 자리를 정리하고 일어선다.
서쪽방향... 저 봉우리 뒷쪽으로 복두봉이 자리하고 있겠지?
06:40
다시 정상 천황봉에...
정상 표지석이 두개가 놓여 있는데 하나는 '천황봉'으로 되어 있고 하나는 '천왕봉'으로 되어 있다.
아마도 천왕봉이라 새긴 정상석이 나중에 세운 것일게다.
그러나 알고보면 이는 이 표지석을 만든 사람이 잘 못 알고 있는 역사인식에서 나온 넌센스다.
구봉산의 정상은 천왕봉이 아니라 천황봉이 맞다.
여기서 많은 사람들이 잘못 알고있는 사실 하나...
천황봉이란 이름은 일제강점기때 '王' 을 '皇' 으로 바꿔 붙혀진 이름으로 잘 못 알고 있다는거다.
그럼 천황사란 이름도 일제강점기때 붙혀진 이름들인가?
참고로 네비에 '천황사'를 검색 해 보니 전국에 천황사란 절이 열다섯개나 나오는데 일일이 알아보진 않았지만 아마도 대부분의 절들이 오랜 역사를 갖고 있는 고찰들일게다.
도가에서는 옥황상제라 했고 황제란 제도는 중국뿐 아니라 고려때도 있었고 조선 말 고종도 황제로 칭하지 않았던가.
하산 후 천황사에 들러 주지스님과 얘기를 나누다가 알게된 새로운 사실 하나는 '皇'과 '王' 은 풍수지리와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풍수지리상 '쉼' 을 할 수 있는 곳을 '皇'으로, 기상이 '융성'하는 곳을 '王'으로 삼고 이름을 지었다 한다.
즉, 일본강점기때 '王'을 '皇'으로 바꾼게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일제강점기때에는 '천황'이란 이름을 쓰지 못하게 해서 천황사란 이름을 가진 것들은 이름을 모두 바꿔야만 했다 한다.
이곳 천황사도 일제 강점기 동안은 창건당시 이름였던 '승암사'로 되었다가 해방 이후에 다시 천황사로 되었다 한다.
오를땐 정신없이 오르다보니 잘 몰랐었는데 내려서다보니 경사가 상당히 급하다.
포인트로 알고 올랐던 전망대인데 하나의 암봉으로 되어 있다.
전망바위로 다시 올라본다
천황사 주지스님 말씀으론 정상인 천황봉은 머리에 해당하는 곳이고, 정상 아래로 뻗어 있는 암봉으로 이루어진 능선이 날개에 해당 되는데
그 암봉이 여덟개 아닌 아홉개라 하는데 스님 말씀데로라면 이곳이 9봉이 아닐런지...
그래선지 누군가가 표지석마냥 돌 하나를 세워 놓았다.
아직 아랫쪽은 개스가 걷히지 않아 희끄무리하다.
양철판으로 만들어진 213개의 계단은 겨울철이나 비가 오는날이면 많이 미끄러울 것 같다.
또 오를때는 어두워서 잘 몰랐었는데 내려서면서 보니 이왕 설치하는거 윗쪽과 아랫쪽에 몇개만 더 설치했드라면 좋았을걸 하는 생각이 든다.
윗쪽은 나무뿌리들이 앙상하게 나와 있고 비탈이 심하다보니 오르내릴때마다 어쩔 수 없이 나무뿌리들을 밟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고, 아랫쪽은 바위가 물기에 젖어 있어 많이 미끄럽기도 하고, 특히 겨울철엔 더 위험할 것 같아서다.
07:40... 오늘 처음 만난 산객
겨울철엔 얼음폭포와 고드름이 장관이라 한다.
앞쪽 8봉은 오를수는 있으나 패스한다.
7봉으로 진행 중 바라본 8봉과 정상... 8봉 좌측으로 보이는 암봉이 전망대다.
7봉은 유일하게 계단이 설치되어 있다.
7봉에서 6봉 방향으로로는 연결된 길이 없어 다시 오르던 길로 내려와야 한다.
7봉 오름길에 본 6봉
뒤돌아 8봉도 다시 보고...
6봉쪽으로 바로 내려가볼까 했는데 도저히...
올랐던 길로 다시 내려서며 본 8봉
보는 위치에 따라 8봉의 모습도 다르게 보인다.
5봉
6봉을 오르며 바라본 7,8봉과 정상
정상 뒤로 복두봉과 멀리 운장대가 구름에 가려 희미하게 보인다.
5봉을 내려서며 바라본 4봉
4봉 오름길에 뒤 돌아본 5봉
4봉 오름길에 있는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윗상명마을
4봉에서 바라본 3봉
4봉을 내려서면서 오늘 두번째로 만난 산객
2봉을 오르며 뒤돌아 본 3봉
2봉에서 바라본 1봉
1봉은 갔던길로 다시 돌아와야하는 곳이라 패스한다.
09:45... 오늘 세번째 만난 산객들
좌측으로 내려서면 0.8km지점에 주차장이 있고 직진하면 소류지쪽으로 연결된다.
09:55
제사터에서 샌드위치와 막걸리 한캔으로 아침을 대신하며 잠시 쉼 한다.
당집
절골길과 합류하는 곳에서 계곡물에 땀을 씻어내고...
소류지에서 바라본 구봉산
인동덩굴(인동, 인동초)
꽃은 처음엔 흰색(銀花), 차차로 나중엔 금색(金花)으로 변한다.
그래서 금은화 란 별명도 가지고 있다.
시내산교회에서 바라본 구봉산
구봉산 산행은 좌측 바랑골로 접어들어 바랑재 - 정상 - 8봉~1봉 - 주차장으로 진행하는 코스가 역으로 진행하는 것 보단 조금 수월할 것 같다.
절골-정상...2.6km / 바랑골-정상...2.4km
산행을 마치고 귀경길에 잠시 천황사에 들러 주지스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눠본다.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몰랐던 사실도 새로 알게되고...
천황사
절의 창건과 연혁에 관한 것은 기록은 전하는 것이 없고, 다만 절에서 구전되어 올 뿐이다.
그에 따르면 875년(헌강왕 1)에 무주 무염(無住無染, 801∼888) 스님이 숭암사(崇巖寺)라는 이름으로 창건하고 고려에서는 1064년(문종 18)에 대각국사 의천(義天)이 중창했다.
그 뒤 조선 때에는 학조(學祖) 스님이 3창, 애운(愛雲) 스님이 4창, 지견(智堅) 스님이 5창, 용허 서운(龍虛瑞雲) 스님이 6창, 1874년(고종 11)에 혜명 준의(慧明俊祀) 스님이 7창을 했다고 한다.
창건 뒤 대략 18세기 이후에 절이름이 천황사로 바뀌었으나 일제강점기에 천황이라는 이름을 쓰지 못하게 해서 처음대로 숭암사로 되었다가 해방 뒤 다시 천황사라고 했다.
『신증동국여지승람』(1530년), 『범우고』(1799년), 『가람고』(18세기) 등에는 전부 숭암사라는 이름으로 기록되어 있다.
이 곳은 특히 임진왜란 때 벽암 각성(碧巖覺性, 1575∼1660) 스님이 의승군을 이끌고 왜군과 맞서다 남은 700명과 함께 와서 승군을 해산한 장소이기도 하다.
천황사는 본래 주천면 운봉리에서 창건되었으나 조선시대 숙종년간(1675∼1719)에 지금의 자리로 옮겨서 중창했다고 한다.
천연기념물 제 495호 천황사 전나무
천황사 전나무는 천황사 앞쪽으로 0.5km쯤 산길을 거슬러 올라 천황사의 산내 암자인 '남암'까지 가야 만날 수 있다 한다.
문화재청이 천연기념물로 지정할 2008년의 정밀조사에 의하면 나무의 높이는 무려 35m나 되고, 사람 가슴 높이에서 잰 둘레민도 5m나 된다.
전나무는 원래 절집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나무인데 나무의 곧은 자람이 마치 불심 깊은 스님의 지조와 절개를 닮았다는 뜻에서란다.
이곳 전나무도 400년 전 이 암자에서 용맹정진하던 스님이 온 땅에 불심이 널리 퍼져 평화로운 세상이 이뤄지기를 기원하며 심어 가꾼 나무라고 전한다.
보호수로 지정된 전나무
이곳 전나무도 윗동 부분이 부러지기 전엔 키가 35m나 되고, 둘레도 5.1m로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남암에 있는 전나무와 비슷하다.
하지만 이곳 전나무는 남암에 있는 전나무(400년)보다 수령이 훨씬 긴 800년인데도 불구하고 윗동 부분이 부러져 있던 관계로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지 못하고 보호수로만 지정 관리되고 있다.
반월제로 가다 진안 문화체육관 공원에 올라 바라본 마이산
마이산(馬耳山)은 한국의 명승 제12호로 지정된 해발 673m의 암마이봉과 숫마이봉으로 이루어졌 있다.
산의 형상이 말귀처럼 쫑긋하다 해서 마이산이라 하였으며 봄에는 돛대봉, 여름에는 용각봉, 가을에는 마이봉, 겨울에는 문필봉으로 불리기도 한다.
반월제에서
진안휴게소에서
요즘 고속도로가에는 요넘들이 대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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