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예보가 빗나가 계획이 틀어져 괴산쪽 산군들을 찾아보기로 하고 새벽 4시 반에 집을 나선다.
집을 나서니 제법 많은 비가 쏟아진다.
이 비는 곤지암쪽을 지날즈음부터 그치고 조금 지나다보니 아예 비가 내린 흔적조차 없이 도로는 바짝 말라있다.
충북자연학습원까진 182km...
충북자연학습원 - 가령산 - 무영봉 - 낙영산 - 도명산 - 마애불 - 학소대 - 파천 - 자연학습원
충청북도 자연학습원앞에 도착하니 07시... 청소년 수련원인 것 같다.
이곳에서 좌측으로 10m정도 가면 학습원 정문앞에 주차장으로 이용되는 너른 공터가 있는데 구찮아서 도로가에 주차를 해 놓고...
휴게소 건너편이 들머리
화양천을 건너야 하는데 개울물이 불어나면?
개울을 건너면 작은 지계곡을 끼고 좌우쪽으로 산길이 나 있는데 우측길은 초반부터 된비알을 올라서야 할 것 같아 좌측으로 길을 잡는다.
오름길에 잠시 조망이 트인 곳에서 바라본 가령산.
개울을 건너 우측길을 따라 오르면 저 암릉쪽을 거치는 것 같던데 반대쪽길을 따르다보니 저 암릉에서 볼 수 있는 풍광들은 놓친다.
걸음 또한 0.6km정도는 더 걷게되고.. 산길 600미터는 결코 짧은거리가 아닌데...
완만한 길을 따라 15분쯤 오르다보면 능선안부에 닿고, 이 곳에서 우측으로 이어지는 능선길도 대체적으로 완만하게 이어진다.
사랑산이 우측으로...
하늘은 청명한데 아침햇살임에도 햇살은 따갑고, 덥고 습한 기운에 숨이 턱 막힐 지경이다. 어느새 온 몸은 땀으로 흠뻑 젖어간다.
남쪽으로 조망이 트이는 바위지대가 있고
대야산과 둔덕산, 우측으로 조항산
대야 둔덕 조항산
완만한 능선길이 끝나면 정상으로 오르는 된비알을 만나게 된다. 이 된비알을 오르는데 왜 그리도 힘이 들던지... 초반부터 기진맥진 핵헥댄다.
잠을 못 자서 그런지 선하품만 자꾸 나오고, 앉았다 일어나면 현기증이 나 어질어질하기까지 하다.
에고~ 힘들다. 몇 걸음 오르다 주저앉기를 몇차례... 결국 땅 바닥에 누워 30분정도 눈을 붙인다.
담주엔 여기보다 훨 빡쎈 베틀봉길을 코박고 올라야 하는데 걱정이 앞서네그려.
09:21
두시간을 넘겨 가령산에 올랐다. 정상은 숲에 가려 조망도.. 별다른 특징도 없다.
낙영산까지 이어지는 주능선길은 대부분 숲길로 이어져 따가운 햇살은 피하며 걸음하게 되지만 두차례의 급한 내림길과 오름길이 죽음이다.
중간중간 시원스럽게 트인 조망처들이 있어 심심치는 않은 길이다.
가야 할 도명산과 좌측으로 조봉산이 조망된다.
남쪽으론 속리산이 시원하게 조망되고
백악산과 속리산
좌측으론 청화산이
무영봉(742)은 오늘 산행하는 가령산(642), 낙영산(684), 도명산(643) 중 최고봉이기도 하다.
무영봉
무영봉이라 하지만 이 곳은 gps상으로도 바로직전의 봉우리보다 20m정도 고도가 낮다.
낙영산과 뒤로 뾰족하게 조봉산이
내림길은 급한편이다.
이제 칠형제봉 능선 끝으로 천왕봉도 보인다.
공림사쪽에서 오르는 암릉쪽에 희안하게 생긴 바위가 보이길래
확대 해 보니... 먼가 닮아 보이긴 하는데...
무영봉에서 급하게 떨어진 후 다시 된비알을 오르다보니 죽을 맛 이다.
으찌나 힘이 들던지 몇걸음 오르다 주저앉기를 몇차례...
결국 중간쯤 오르다 아예 너른 바위에 눌러앉아 맥주한캔 비우며 요기를 하고 1시간정도 눈을 붙이고 나서야 일어난다.
지나온 무영봉, 표지기상으론 앞족이지만 지도상으론 뒷쪽이 무영봉이다.
12:07
돌아보니 엥~? 가령산은 비탐길이넹~
토끼바위라 하는데 암만 봐도...
아랫쪽으로 공림사가 보인다.
잘 생기면 인간들한테 시달린단다.
12:25
지금쯤 도명산에 올랐어야 할 시간인데 이제서야. 다서시간이 넘어섰다.
그림자가 떨어진 산 이라하여 落影山이라고
건너편엔 쌀개봉이(비탐)
정상에서 안부까지 급하게 떨어진 후 이제부터 완만한 길을 따라 내려선다.
오~ 반갑다!!! 오아시스라도 만난 기분이다.
땀을 씻어내고 옷도 휑궈 입는다.
길도 유순하다.
유순한 길을 따라 완만하게 떨어진 후 다시 오름길이 시작되는데 내 걸음이 얼마나 느렸던지 뒤 따라 오던 아짐 두명이 쌩~하고 추월 해 간다.
안부에 오르면 암봉을 우회하는 길이 있지만 바로 암릉으로 올라선다.
암릉길은 지름길이기도 하다.
낙영산
긴 슬랩을 오르고
크~ 몸도 죽을 맛이지만 풍경도 쥑여준다. ㅎ
긴바위와 뒤로 대암벽길, 그 뒤로 가령산과 그 뒤로 대야산이...
힘든 걸음으로 멀리왔네그려.
비학, 군자, 남군자산, 막장, 장성봉, 가운데 막장봉으로 이어진 마루름뒤로 칠보산도 눈에 잡힌다..
여러개의 돌무더기도 보이고
이제 도명산 정상도 가까워져 간다.
정상에선 연신 하나, 둘... 인증샷 담는 소리로 시끌벅적하다.
헐~ 가령산도 비탐길였어?
이 곳에 앉아있는 일행 중 한명이 쥐가 났는지 아스피린 좀 있냐 하길래 두알 건네주고...
물이 다 떨어졌는데 차마 물 좀 달란말을 못 하고 정상으로 향한다.
14:07
꾸역꾸역 힘든 밝걸음였지만 드뎌 도명산 정상에 오른다.
하늘은 가을인데 더워도 느무느무 덥다.
가령산 뒤로 대야산을 위시해 백두대간 마루금이 선명하다.
동서남북 거칠게 없는 조망하나는 끝내준다.
이제부터 내림길
더위에 지친데다 스틱마져 안 가져오다보니 내려서는 발걸음이 터덜거려진다.
거대한 암벽에 마애불상이 새겨져 있다.
선각으로 새겨진 불상의 높이만해도 14미터에 이른다고
마애불 아래엔 석간수가 있는데 마시고 버린 물이 다시 흘러들어 깨끗 해 보이진 않지만 그래도 바닥난 물통에 물을 채워 넣고 몇 모금 마셔본다.
석간수라서 시원하긴 하다.
계곡에 내려서자마자 옷 입은채로 떨어지는 물줄기속으로... 그 맛 듁움이다. ㅋ
15:30
이제 산길은 다 녀려왔다.
학소대
산책로 대신 일단 화양천변으로 나 있는 길로 들어선다.
청학이 바위 위에 둥지를 틀고 알을 낳았다 하여 학소대라고... 화양9곡 중 8곡에 해당된다.
풋풋하던 시절 화양계곡에 놀러 왔었는데 기억이 가물가물한게 어디쯤였는지... 천변길을 걸어봤지만 학소대 윗쪽은 아닌 것 같고 하류쪽인 것 같다.
다시 산책로로 올라선다.
한동안 산책로를 따르다 다시 파천이 있는 곳으로 내려선다.
파천은 화양구곡 중 제 9곡으로 계곡 전체에 펼쳐진 하얀 암반위로 흐르는 물결이 마치 '용의 비늘을 꿰어 놓은 것' 처럼 보여 파천이라 부른다고.
신선들이 이 곳에서 술잔을 나누었다는 절설도 내려오고
천변길을 따르다 다시 산책로로 올라서
06:24
휴~ 이제 다 왔다.
만사제껴놓고 휴게소로 달려가 냉장고에서 캔맥주 하나 꺼내 단숨에 마시고 나니 좀 살 것 같다.
학습원 내 화장실에서 씻으면서 거울을 보니 얼굴이 시뻘겋다. 햇살에 데인건가?
배도 고픈데 이 곳 식당들은 혼자 먹을만한 메뉴들이 없으니...
증평IC 진입하기전에 옛날짜장면집에 들러 고픈 배를 채운다.
맥주한병까지 마셨는데도 산행중에 잠을 자서 그런지 귀경길에 졸림은 없네그려.
길도 막힘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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