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산지기 첫 산행으로 작년에 시산행을 했던 지리산 동부능선을 어게인 한다.
고속도로에서 짙은 안개를 만나 더딘 운행이 되다보니 중산리에 도착하니 새벽 다섯시가 다 되 간다.
내 걸음 수준으론 천왕봉에서 일출을 맞이 하려면 늦어도 4시 반 전에는 출발을 해야 하는데 오늘 천왕봉에서 일출을 보긴 다 틀렸다.
기분도 그렇고 어차피 늦은거 삐질삐질 땀 흘리며 오를리 있나. 적당한 페이스를 유지하며 걸음한다.
칼바위쯤에서 옷을 벗느라 잠시 멈춰 선 동안 일행들이 속속 지나쳐 간다.
로타리대피소 多不有時에서 근심을 내려놓고 나와보니 이젠 후미그룹마져 보이지가 않는다.
중산리 - 로타리대피소 - 천왕봉 - 중봉 - 써리봉 - 치밭목대피소 - 유양리(갑을식당)
07:10
법계사 뒷쪽 전망바위에 올라서니 동녘이 붉게 물들어 있다.
카메라를 꺼내 한 컷 담은 후 아직 일출시간은 이르고 해서 발걸음을 재촉해 올라선다.
맴이 급했나? 아직 어둑어둑한 상태에서 바윗길을 오르다 빙판을 밟고 그대로 엎으러진다. 엎으러지면서 바위에 부딪친 팔꿈치가 많이 아프다.
나중에 팔을 걷어보니 까지고 피도 보인다.
기분도 그런데 컨디션까지 다운시켜 버린다.
07:29
07:35
곧 강렬한 빛을 토해낼 것 같은데 조금 더 올라보기로
07:39
연무에 감싸인 산자락에 내려앉은 아침빛이 곱다.
실종된 겨울풍경에 실망스러웠는데 그나마 위안을 주는 아침풍경이다.
새벽산을 오르는자만이 누릴 수 있는 특혜이니 이 또한 감사함 아니겠는가.
백운산 언저리로는 두툼한 운해가 깔렸다.
볼수록 아련하게 보이는 산그리메들이 이쁘다
천왕봉 아래 철계단을 올라서야 자우님을 케어하며 오르는 한대장을 만난다.
꼴등은 면했다.
3시간 반 만에.(08:30)
일출시간이 한참 지난 시간이라 정상에 머무는 사람들이 별루 없다보니 이런 정상석을 담아보는 행운도 있네그려.
노고단까지
중산리 - 천왕봉 구간엔 눈이 거의 없었는데 동부능선길에 들어서니 눈이 제법많이 쌓여있다. 눈길은 치밭목산장까지...
중봉(09:05)
멀리 가야-수도가 희미하게 보이고 우측으론 황매산이...
어쩜 오늘 덕유산에서 보는 풍광도 새해첫날 못지 않았을 듯 싶다.
황매산
멀리 사천의 와룡산
멀리 덕유능선이 아련하다.
새해첫날 덕유에선 가야산이 멋진 모델이 되 주드니만 오늘은 황매산이 한 포스 하네그려
09:40~10:30
써리봉
두명이 빠지고
치밭목 대피소(11:23)
치밭목에서 유평리까진 4.8km.. 이제 2km 가까운 너덜길과 진배없는 돌길을 걸어야 한다. 죽음이다.
무제치기폭포
치밭목에서 화살표가 있는 능선안부까지 2.2km길은 정말이지 징글징글하다.
지겨운 돌길을 벗어나 드뎌 능선에 올라선다.
이제 지겨운 돌길은 벗어났지만 앞으로도 1시간 가까이 더 걸음해야 한다.(12:58)
이제 거짐 다 내려와 간다.
갑을식당에서 오늘의 걸음을 마친다.(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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