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산문이 열리는 날 3년만에 다시 지리산 당일종주길에 나서본다.
3년전 당일종주때 힘겨워 했던 기억에 일단 세석까지 가서 완주여부를 결정하겠단 생각으로...
결론은 애초 목표가 명확하지 않았던게 패착였다는...
성삼재 - 노고단고개(2.5) - 연하천(13) - 벽소령(16.6) - 세석(22.9) - 거림(28.5)
노고댠고개 통과(03:20/45분째)
3년전만해도 성삼재에서 입산통제를 했는데...
화개재(04:55/2시간20분째)
돼지령주변에도 털진달래가 흐드러지게 피었던데 토끼봉 오름길에야 앵글에 담아본다.
토끼봉을 내려서며(05:37/3시간째)
3년전 종주땐 성삼재에서 03시에 출발하다보니 삼도봉에서 일출을 맞이했었는데 이번엔 출발시간이 빨라 삼도봉에선 여명빛마저도 없었다는...
애들아 미안하다 느그들하고 놀 시간이 읍따
명선봉 오름길에서 화대팀 선두에게 잡힌다(06:19/3시간45분째)
이분들 뒤따라 가는데 으찌나 빠른던지 이내 포기하고
이 계단길을 내려서다보니 7년전 쿨쑤마쑤날이 생각나 미소져 본다.
연하천(06:35/4시간째)... 3년전 진행시간과 같다.
이 친구들 알고보니 짐승의 피를 갖고 있었다는...
연하천에서 같이 출발했는데 500여미터쯤 진행하다 사진한컷 담고보니 귀신같이 사라졌다. 그라곤 대원사주차장에서 만났다는...
이거 원 사진을 포기할수도 없구...
때론 추월도 하고 당하기도 하지만 아직까진 컨디션도..진행속도도 괜찮은편이다.
등로를 벗어나 잡목을 헤치고 조망이 트인 바위에 올라보니 천왕봉이 까마득하다
음정마을쪽
3년전 저 바위에 언더헤딩하고 은하수를 봤었다는... 그리곤 컨디션 다운
형제봉에서(07:27/4시간50분째)
형제바위
벽소령이 가까워져간다.
돌아 본 형제봉
벽소령에 도착 할 즈음에 버디님과 능선에님을 만나고 벽소령에 도착(08:10)5시간35분째..3년전보다 5분 초과) 도넛과 맥주한캔 비우고 세석으로 출발한다.(08:20)
화대종주 발걸음엔 못 맞추겠고.. 먼저들 가셩~
마의 덕평봉 구간이 눈에 들어온다. 체력이 어느정도 방전된 상태서 오르다보니 저 곳을 오를때마다 으찌나 힘들던지 이젠 보기만해도 힘이 부쳐온다.
앵글을 맞추고 있는사이 한사람이 추월해 지나간다.
시간이 갈수록 점점 추월해가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역시 덕평봉을 오르는데는 힘이 부친다.
잠시 앉아 개별꽃들과 눈맞춤도 하면서 쉬고 있다보니 등나무란넘과 칡이란넘이 찾아와 유혹를 하기 시작한다.
서로 반대방향으로 지친 몸뚱아리를 넝쿨로 휘감으며 한넘은 완주해야 한다 보채고, 한넘은 포기하고 거림으로 내려가 삼겹살이나 궈 먹으며 쏘맥이나 마시자 보채는데는데...
갈등葛藤이다.
선비샘 도착(09:20/6시간40분째) 3년전에 비해 15분 초과다.
20분쯤 눌러앉아 쉬고 있는데 원통님이 도착한다. 같이 거림으로 내려가쟀드니 끝까지 가겠다며 물 한잔 마시고선 먼저 자리를 뜬다.
쉬는 시간이 길어지다보니 점점 완주에 대한 생각도.. 미련도 멀어져만 간다. 힘도 들고...
5분 뒤 정현형과 일행분이 함께 도착한다. 버디님한테 렌턴을 빌려주는 바람에 깜깜길에 넘어져 무릎과 정강이가 까지고 바지도 찢기고 스틱도 뿌라먹었단다.
거림으로 같이 내려갈 것 같아 기다렸다하니 그러자며 일행분 먼저 보낸다.
근데 이 엉아 다리다친거 맞아?
아 좀 츤츠니 갑시다유~
완주하겠다고 먼저 떠난 원통님을 다시 만나고... 힘들어 거림으로 내려가겠단다. 동지한명 추가다. ㅋ
능선길에 올라 바위에 주저앉아 가쁜숨을 몰아쉬고 있는데 길가에 누워있던 누군가가 벌떡 일어나며 "상록님~"한다. 영표님이다.
쥐가나서 누워 있었다며 거림팀에 합류 하겠단다. 근데 세석에 도착해서 보니 끝까지 가겠다며 출발했다네그려. 그리곤 화대종주 마쳤다.
정현형도 배신 때리고...
거긴 스위트룸이니?
칠선봉(10:45/8시간10분째)
칠선봉을 내려서는데 한대장이 따라 붙는다. 반더룽팀 폭탄아지매 네명 처리하고 오는 중이라고. 거림으로 같이 내려가 쐬주나 하자고 꼬셔 보지만 그럴리 만무히고. ㅋ
이제 이 뒤질랜드계단만 올라서면 빵신봉이 가찹다.
지나온길이 아득하다.
드뎌 빵신봉.. 이젠 오름길은 끝이다.(11:40/9시간 5분째)
빵신봉 주변에 핀 털진달래가 발길을 잡는다.
우왕~ 작년에도 3년전에도 보지 못했던 풍광들이 펼쳐진다.
세석이나 촛대봉자락은 철쭉이려니 했는데 철쭉보다 털진달래가 많다는 사실을 오늘에서야 새롭게 알게된다.
더딘 걸음였건만 털진달래에 취해 마냥 늘어진다. ㅎ
이 곳 풍광만으로도 완주 못한 아쉬움은 떨쳐낼 수 있을 것 같다.
이번주 귀떼기 털진달래는 어떨른지... 설렘으로 가슴이 바운스바운스다.
세석 도착(11:55/9시간20분째)
벽소령에서 6.3km거린데 3시간 15분만에야... 3년전엔 2시간 45분 걸렸는데 30분 초과다.
신발도 벗고 느긋하게 앉아 캔맥주와 햄버거로 요기를 하고 원통님과 둘이서 거림으로 내려선다.(12:20)
중간에 계곡으로 들어가 소금기로 하애진 얼굴도 씻고, 족탕도 하는데 물이 얼음장처럼 차갑다.
12시간만에 산길을 벗어난다.(14:40)
주차장으로 내려와 12시간 15분간의 걸음을 마치고 콜택시를 불러 중산리로 이동 삼겹살에 쏘맥 몇잔... 크~ 이 맛이야!!!
반더룽 제외 17명 중 화대종주 8명, 성대종주 4명... 완주하심에 추카추카 ^^*
근데 이 양반들 무써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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