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마을회관 - 묘봉치 - 만복대 - 견두지맥 - 월계재 - 왼골 - 상위마을회관
겨울이 가기전 한번 더 눈길산행을 하고싶은 마음에 덕유와 지리를 염두해 두고 중장기 날씨예보를 살피다 보니 지리쪽 날씨가 좋아 보인다.
해서 이번주엔 무조건 만복대다 했는데 친구한테 연락이 온다.
이번주 어딜 갈거냐는데 라이프스타일이 꺼꾸로인 친구라 지리산을 간다하면 안 따라 나설 것 같아 가까운(?) 포천쪽 국망봉을 얘기하니 오케이란다.
국망봉도 겨울산행지로는 손색없는 산이긴 하나 만복대에 꽂힌 필에 아쉬움은 크다.
그렇게 국망봉을 가기로 하고 산악날씨를 살펴보는데 노고단쪽 날씨가 맘을 흔들어 놓는다.
금욜밤에 눈도 좀 내린다 하고 일욜엔 날씨도 쨍하고 기온도 -13도/-10도로 낮은데다 바람까지 10m~13m/s로 불거란 예보다.
예보데로라면 백퍼 만복대는 하얀 꼬깔콘을 쓸거란 생각에 자꾸만 그 모습이 눈앞에 아른거린다.
친구한데 전화를 한다.
새벽에 산행을 시작하면 오전중으로 산행을 마칠 수 있을거고 늦어도 저녁 6시전엔 서울에 올라올 수 있으니 한번 나서보자 꼬셔본다.
오가는 거리가 너무 멀지 않냐며 부담스러워 하면서도 아직 지리산을 한번도 안 가 본 친구라 설렘같은게 있어선지 한번 따라 나서보겠다 한다.
친구 동서도 함께하고 발길 닿는데로 어디로든 떠나려 한다는 종민형까지 해서 네명이서 밤길을 달려 지리로 향한다.
친구집을 경유해서 상위마을회관까지 315km
여산휴게소까지 친구한데 운전대를 맡기고 잠시 눈을 붙혀본다.
휴게소에서 우동 두그릇 시켜 보름날이라고 진하 엄마가 싸 준 오곡찰밥으로 이른 아침밥을 먹고 03시에 휴게소를 출발한다.
오수IC를 얼마 남겨두고부터 예보에 없던 눈발이 날리기 시작하드니만 눈발은 점점 굵어져 간다.
오늘 츰으로 지리산을 찾는 친구를 격하게 환영이라도 해주려는건진 몰라도 쨍한 날씨에 잔뜩 기대를 하고 온 내로썬 달갑지 않은 눈이다.
다행히 상위마을에 들어서면서부터 눈발은 잦아들었지만 휘영청 밝게 비춰야 할 보름달이 보이질 않으니...
마을회관 마당한켠에 주차를 해 놓고 차 안에서 얼마동안 머물다 일행들의 걸음을 생각해서 좀 일찍 산행을 시작한다.(04:50)
묘봉치까진 3km거리
신설이 얕게 쌓인 산길엔 우리보다 앞서 간 두사람의 발길 흔적이 보인다.
예보와는 달리 아랫쪽 기온은 차지 않고 바람도 없다보니 걸음한지 얼마지나 옷 한꺼풀을 벗는다.
계곡을 옆에 끼고 2km정도 완만한 길을 따르다 이 후 계곡을 벗어나면서 부터 산길은 급해지기 시작한다.
친구의 걸음을 생각해서 츤츤히 걸음하는데도 친구와 종민형이 뒤쳐져 오는데 엉뚱하게도 친구보다 종민형의 걸음이 한참 더 늦어진다. 뱃살이 문젠겨~ ㅋ
그러다보니 걸음하다 멈추는 횟수도 잦아지고 고도를 높혀가면서 바람도 맞다보니 추위가 느껴져 다시 자켓을 꺼내 입는다.
묘봉치에 거짐 다 와서 바라본 작은고리봉(맨뒤)
두시간이면 떡을 치고도 남을 거린데 걸음들이 으찌나 느리던지 2시간 20분만에야 묘봉치에 올라선다.(07:10)
어쩜 오늘은 걸음이 늦는게 다행일지도 모르겠다.
반야봉은 구름속에 숨어 보이질 않고 노고단에서 이어지는 주증선엔 일출의 흔적이 남아있다.(07:27)
능선에 서면 바람이 있긴 하지만 아직은 세차진 않은편이다.
나뭇가지들마다 커다란 솜뭉치를 얹어 놓은 듯 눈꽃들이 장관이다.
하늘이 열릴 듯 말 듯 하면서 정상쪽은 구름이 몰려왔다 떠나기를 반복하고 있다
한줄기 빛내림도 보여주고
3년전 겨울 서북능선 걸음때도 이랬었는데 제발....
강한 바람에 구름이 빠르게 이동한다.
드뎌 쪽빛 하늘이 열리고
하늘이 열리자 야영객들도 환호성을 지르며 분주해진다.
정상쪽으로 오를수록 바람은 세차진다.
친구 왈, 뱅기안에서나 보던 풍경이라네 ㅎ.
와우~ 쌍무지개까지
시시각각 변하는 풍광에 숨이 막 힐 지경이다.
시시각각 변하는 풍광에 볼을 에일듯한 칼바람에도 셧터놀이는 멈출수가 없다.
이제 꼭꼭 숨어있던 반야도 모습을 드러내준다
뷰리풀~
원더풀~
환타스틱~
멀리 천왕봉까지
1시간 가까이 기다리고 나서야 노고단이 그 모습을 보여준다(반야 - 노고단 - 종석대)
이 정상석은 언제부터?
3년전 이 사진을 보고 내도 이런 풍경을 볼 수 있는 날이 있을까 했는데
오늘이 그날이네그려.
바래봉쪽은 쉽사리 그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지리산에 처음 걸음해서 그것도 만복대에 올라 이런 복을 받았으니 친구는 럭키가이여
정산부근에서만 1시간 반 가까이 머물다 만복대를 내려선다.(10:15)
끝내 정령치 이후의 서북능선은 보지 못하고 견두지맥길로 들어선다.
너무도 황홀했던 만복대를 돌아본다.
올 겨울 눈길산행은 자주 한 편이지만 무릎위까지 빠지는 심설산행은 오늘이 츰이다.
오강바위(요강바위)
월계재에서 왼골로 내려선다.(11:27)
산길을 다 내려서니 아랫쪽은 완전 봄날이다.
산동저수지
종석대
만복대
털진달래 피면 다시 올테니 그때도 오늘같은 복 좀 주시게나
느린 걸음에다 만복대에서 1시간 반 가까이 머물렀음에도 마을회관에 돌아오니 12시 55분(8시간 5분)이니 그런데로 양호한 걸음였다.
산행 뒷정리를 하고 바로 귀경길에 올라 서울에 도착하니 17:30. 아직도 해가 한참 남아 있다.
친구집 근처에서 뒤풀이하며 쏘맥 몇잔 기울인 후 친구집에서 한숨 눈 좀 붙였다 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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