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적고개 - 몽덕산(690) - 가덕산(858) - 북배산(867)- 계관산(736) - 작은촛대봉(690) - 석파령(350) - 삼악산 청운봉(546) - 흥국사 - 등선폭포
화악산에서 분기하는 화악지맥은 한줄기는 북서진하면서 석룡산을 거쳐 도마치봉에서 한북정맥과 만나고 또 한줄기는 동남진하면서 응봉과 촉대봉을 거쳐 몽덕산-가덕산-북배산-계관산을 이은 후 보납산을 거쳐 북한강으로 떨어지며 그 맥을 다한다.
그 중 몽덕산-가덕산-북배산-계관산을 잇는 산줄기는 경기도 가평군과 강원도 춘천시를 경계하는 능선으로 산꾼들한텐 겨울산행지로 각광받는 코스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내겐 아직 미지의 산길이기도 하다.
해서 올핸 눈 좀 내리면 꼭 한번 걸음해야겠다 생각하고 매주 일기예보를 살펴 보는데 마침 주중과 일욜오전에 눈 예보가 있어 실행에 옮겨보기로 한다.
몽가북계를 잇는 거리는 싸리재종점까지 약 14km다.
삼악산까지 이어가면 대략 24km쯤 되는 것 같은데 일단 몽가북계를 이어보고 나서....
홍적고개까지 114km/2시간 30분
상황봐서 삼악산까지 이어 볼 생각으로 이른새벽 아들과 함께 집을 나선다(04:30)
밤새 제설작업으로 염화칼슘을 뿌려놓은 도로는 비라도 내린 듯 흠뻑 젖어있다. 젖어있는 도로에 혹시라도 블랙아이스라도 생겼을까 속도를 낮춰 간다.
가평읍내를 지나 지방도로에 들어서니 도로에 쌓인 눈이 그대로다.
홍적고개에 올라서니 길가에 꽃아놓은 이런저런 깃발들이 펄럭이는게 바람이 제법 부는 것 같다.
기온도 찬데다 바람까지 불어 바라클라바를 뒤집어 쓰고 장갑도 두터운 벙어리장갑으로 바꿔 낀다.
산행준비를 마치고 아들한테 고갯길 내려설때 4륜으로 록 해 놓고 천천히 내려가라 당부하고 걸음을 시작한다.(07:05)
어느새 아들은 고갯길을 거짐 다 내려가고 있다
홍적고개에서 몽덕산까진 2.3km 거리
올망졸망한 봉우리들을 오르내리며 고도를 높혀가는데 쌓인 눈이 건설이라 내딛는 걸음마다 미끌리다보니 속도를 낼 수가 없다.
왠만해선 아이젠 없이 댕기는데다 긴 걸음을 계획한터라 조금이라도 배낭무게를 줄여 볼 요량으로 아이젠을 빼 놓고 왔드니만 오늘 고생 좀 톡톡히 해야할 듯 싶다.
1시간 5분만에 몽덕산에 오르니 따뜻한 아침햇살이 맞이 해 준다(08:10)
몽덕산에 가덕산까진 2.3km 거리
가덕산이 가까이 보이지만 대여섯번의 크고작은 봉우리들을 넘어서야 한다.
지나 온 몽덕산을 돌아보고
쌓인 눈은 발등이 덮힐 정도지만 바람이 쓸어뫃아놓은 곳은 종아리까지 빠지기도 한다.
남실고개(08:50)
몽덕산이 멀어져간다
들머리인 홍적고개 뒤로 촉대봉을 사이에 두고 화악산과 응봉이 주변 산군들을 호령하듯 우뚝 서 있다.
좌측 멀리로 명지산도 희미하게 보이고.
걸음이 수월친 않아도 하얀 신설이 쌓인 길에 첫 발자국을 남기며 걷는 기분만큼은 짱이다.
오름길은 내딛는 걸음마다 미끌려 속도가 나질않고 내림길에선 스키를 타 듯 미끄러지며 내려선다. 그러면서 몇번의 엉덩방아도 찧고...
오궁썰매를 타려니 쌓인 눈이 깊지 않은데다 건설이라 엉덩이에 쓸려 금세 땅바닥이 나와 이마저도 쉽지 않다.
가덕산까지 2시간 20분/4.6km(09:25)
가덕산에서 북배산까진 2.6km 거리
뒤 돌아보고
우측으로 북배산이, 중간 능선뒤로 삼악산 용화봉이 고개를 내민다.
의암호 상류쯤 되는 것 같다
가덕산에서 북배산까지도 십여차례 오르내림을 해야 한다.
지나온
묘지인 듯
지나온 가덕산이 멀어져 있다
북배산까지 3시간 35분/7.2km(10:40)
산 하나마다 1시간정도를 예상했는데 시간은 점점 늘어만 간다
북배산(867)은 오늘 걸음하는 산 중 최고봉이다
몽덕산(690), 가덕산(858),계관산(736), 삼악산 청운봉(546)
북배산에서 계관산까진 4.0km 거리... 열댓번의 오르내림을 해야한다.
연인산과 명지산
명지산을 당겨보고
계속 능선길로 직진
우측으로 계관산이, 좌측 멀리로 삼악산이
당겨본 삼악산
이정목이 온전한게 하나도 없다.
지나온 북배산
유일한 바윗길구간
지나온
앞으로도 몇번을 더 오르락내리락해야 하는지...
북배산 뒤로 화악산과 응봉
당겨본 화악산과 응봉
싸리재에 도착 해 보니 계관산으로 걸음한 두사람의 발자국이 보인다(12:00)
↓북배산 2.8km, 계관산 1.2km↑
뒤 돌아보고
다시 뒤 돌아 보고
이제 저 곳만 오르면 계관산 정상이다
오르다 보면 정상은 등로에서 우측으로 약간 비껴있다. 힘들다고 코박고 땅만보며 오르다보면 그냥 지나칠 수 있다는...
홍적고개에서 계관산까진 11.2km 거리..5시간 40분만에야 올라선다(12:45)
삼악산까지 10시간 이내로 끊으려면 늦어도 5시간내로 끊었어야 하는데 삼악산까지 이으려면 족히 11시간은 잡아야 할 것 같다.
작은촛대봉으로 이어진 산길은 억새와 잡목들로 인해 걷기가 불편하다.
무슨 심뽀인지... 이리 해 놓은 놈이나 그대로 방치해 놓고있는 춘천시나...
계관산에서 삼악산 청운봉까진 8.4km 거리... 몽가북계로 끝낼건지 계속 이어갈건지 갈등이다.
계관산을 지나면서부터는 쌓인 눈이 적어진다.
삼악산으로 이어갈 능선을 살펴보니 만만찮아 보인다. 실제 30여번의 오르내림을 해야만 한다.
여기서 화악지맥을 따라 내려설건지 아님 삼악산까지 이어갈건지를 놓고 또 한번 갈등한다.
←삼악산, 화악지맥→
춘천시내를 당겨본다
그래 내친김에 삼악산까지 달려보자꾸나
화악지맥 갈림길에서 내려와 점심요기를 한다.(13:30)
계관산에서 9.3km??? 용화봉까진가? gps측정거리로는 청운봉까지 8.4km던데...
요주의 구간이다. 기둥만 남아있는 이정목에서 우틀한다.
우틀하면 잣나무숲길로 들어서게 된다.
묘지를 지나면 바로 임도길이다.
임도를 건너 산길로 올라선다. 이제 바람길에 들어선건지 바람이 세차진다.
능선길은 쌓인 눈이 적어 미끌리진 않으나 낙엽위에 눈이 살짝 덮혀있어 오르내림하는데 미끄러운건 여전해 속도는 나지 않는다. 이제 걸음도 무거워져만 가고...
고맙게도 지친다리 잠시앉아 쉬어 가라며 소나무가 몸을 내 준다. 근데 세찬 바람에 오래 머물수가 없다.
삼악산으로 이어진 능선길 중 유일하게 조망이 트인 곳이다.
석파령(15:45)
)
이제 청운봉까진 1.7km 거리. 다섯번정도 오르내림 하며 빡시게 올라서야 한다.
지나온 계관산과 북배산이 아득하다.
스틱에 의지해서만 오르기엔 벅찬 깔딱이다. 주마링하듯 밧줄을 당기며 올라선다.
이제 햇님도 서산마루에 가까워져 간다
아~ 드뎌 청운봉
몽가북계를 거쳐 9시간 50분만에 청운봉에 오른다/19.6km(16:55)
누가 표기를 해 놓았는지... 청운봉은 546m다,
정상인 용화봉을 거치기엔 시간도 늦었고, 다리도 지쳐있고...삼악산을 이은걸로 만족하고 등선봉쪽 안부로 내려선다.
지도상엔 안부에서 흥국사 방향으로 두갈래 길이 있는데 길이 보이지 않는다.
머 길이 없으면 만들어 가면되지...
흥국사
이제 서서히 땅거미가 내려앉기 시작한다.
주렴폭포
비룡폭포
백련폭포
승학폭포
등선 제2폭포
등선 제1폭포
finish(17:55)
집에 돌아와 고도표를 통해 확인 해 보니 몽가북계삼을 포함 대략 70여회를 오르내림 한 것 같다.
산을 내려오니 추위가 장난이 아니다.
이제 어둠도 찾아들고... 늦은 시간이라 그런지 주차장엔 택시도 보이지 않는다.
강촌역까진 4km 거린데 걸어가기도 그렇고...
어쩌겠나 택시든 버스든 기다려봐야지 하고 서성이고 있는데 젊은분 한분이 봉고차에 시동을 걸고 내리더니 어딜가냐 묻는다.
강촌역에 갈거라하니 타라 한다. 이런 고마울데가있나...
등선집 사장인데 식사를 마친 손님들(사진에 나오는 분들/3명)을 태워다 주는 길이란다.
덕분에 편하게 강촌역에 도착 뒷정리를 하고 편의점에 들어가 맥주한캔 마시고 난방이 되는 플랫폼의 대합실에서 40분정도 머물다 19시 09분발 Itx열차로 귀경길에 오른다.
오늘 너무너무 고마웠습니다. 기회되면 꼭 한번 들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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