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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 아닌 한파주의보가 발령됐다.
10월중순 기온으로는 64년만에 최저라 한다.
가을이라곤 하나 엇그제까지만해도 늦더위로 여름을 방불케 했는데 뜬꿈없이 찾아든 초겨울날씨가 생경스럽다.
설악산 단풍은 초장부터 맛이 갔고 아랫쪽 단풍은 아직은 이르고...
어디 단풍만이 가을명사더냐
억새도 있다 아이가
지금쯤 영남알프스 하늘억새길은 은빛물결로 일렁일게다.
토욜밤 ㅂ 안내산악회 리무진버스에 몸을 싣는다.
안내산악회를 이용하다보니 여러모로 좋은점이 있다.
우선 리무진좌석이라 오가는길이 편안하다.
리무진임에도 회비도 저렴하고 무엇보다 코스선택이 프리다.
기본적으로 산악회서 몇개의 코스를 지정해주긴 하나 지정코스든 비지정코스든 선택은 내 자유다.
가이드 없이 개별산행으로 진행하는거라 빠르든 늦든 중간탈출이든 눈치주는 사람 없으니 신경쓸 일 없고 오롯이 내 페이스와 컨셉에 맞게 걸음하면 된다.
주어진 시간만 지켜주면 만딩고다.
귀경시간이 빠르다는것도 빼 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배내고개 - 배내봉 - 간월산 - 신불산 - 영축산 - 채이등 - 청수중앙능선 - 죽전마을
영남알프스 1천미터 이상 9봉
올해 울주군에서 영남알프스 9개 봉우리 완등을 인증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인증서와 더불어 개당 65,000원 상당의 31g 무게의 기념은화를 증정한다고 한다.
이미 8월까지 5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완등했을 정도로 인기라 한다.
그래선지 오늘도 산행중에 배내고개를 기점으로 5개 봉우리(천황산, 제약산, 영축산, 신불산, 간월산)를 거치는 32km 환종주를 하는 사람들을 여럿 만나게 된다.
인증을 받으려면 1년내 9개 봉우리를 안등해야 하고 정상석에서 찍은 사진이 있어야 한댄다.
개인적으론 9개봉 중 문복산과 고헌산은 아직이고 정상에서 찍은 사진도 별루 없는 것 같다.
눈을 감은채 반 수면상태로 있는데 차가 멈춘채 움직이지 않아 눈을 떠 보니 차가 좁은길로 들어서 오도가도 못하고 있다.
지도를 열어보니 마을에서 석골사로 향하는 길이다.
A코스(운문산-가지산)를 선택한 일행들을 내려주려 들어선 것 같은데 이 길은 회차할 수 있는 곳이 없어 버스는 들어가지 못한다는걸 몰랐나 보다.
어쩌랴~ 이미 반 이상을 진입한 상태라 후진해서 빽할 수 도 없는 노릇이고...
할 수 없이 주차장까지 들어가 보는데 순간 쾅 하는 굉음에 다들 깜놀하고 잠에서들 깬다.
구글제공 사진을 보니 오른쪽 바위옆을 지나다 바위에 오른쪽 범퍼가 부딛친게다.
당연 범퍼는 박살나고...
구글제공 사진에서 보듯 주차장이라곤 승용차 몇대정도나 주차할 수 있는 좁은 공간인데 밝은대낮도 아닌 깜깜밤중에 최장길이를 자랑한다는 리무진 버스를 돌려야 했으니 어떠했을지 상상해 보시라.
차를 돌린다고 후진을 하다 석골사계곡으로 추락할뻔한 위기를 맞기도 한다.
수 없이 왔다리 갔다리를 반복하고 나서야 가까스로 차를 돌려 나오긴 했지만 그 바람에 예정시간보다 1시간 가까이 늦어진다.
예전 태극종주때도 띨방한 기사님이 석골사가 아닌 석굴사로 가는 바람에 많은 시간을 잡아먹었었는데 석골사쪽으로 올때마다 사건이 터지곤 한다.
05:35
05시 정각 배내고개를 출발 35분만에 배내봉에 올라선다.
문수산 앞쪽 불밝은곳은 언양읍이고 뒷쪽 불밝은곳은 울산시다.
남암산 뒷쪽 우측으로는 울산공단이지 싶다.
06:36
간월산으로 오르는 중에 일출을 맞는다.
언양읍
지금쯤 제약산 아래 사자평원습지엔 물매화가 이쁘게 피어 있을텐데....
07:00
간월산까지 2시간
야호~ 드뎌 기대했던 장면을 마주한다.
바람에 일렁이는 역광으로 비추는 은빛억새꽃이 환상적이다.
석골사 입구에서 시간을 잡아먹었던게 전화위복이 되었다.
예전 태극종주때도 띨방한 기사덕에 사자평원에서 제약산위를 날으는 구름새를 보기도 했었는데...
창고사진
올 가을에 보는 첫 어름이다.
멀리 아침햇살에 비추는 울산앞바다도 시야에 잡힌다.
간월재에서 따뜻한 오미자차 한잔 마시고 신불산으로 걸음을 옮긴다.
역시 억새꽃은 역광으로 봐야...
얼음
신불산과 울산앞바다
실제 저 곳 보다는 이곳에서 오른쪽 봉우리가 더 높다.
영축산쪽에서 바라보면 알 수 있다.
신불산
08:45
신불산은 간월산과 함께 1983년 울주군 군립공원으로 지정됐다.
국토지리정보원에 따르면, 옛날 산중허리에 신불사라는 사찰이 있어 신불산(神佛山)이라 불리게 됐다고 한다.
영남알프스 산군 중에 도립공원 가지산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산이다.
신불산에서 보는 풍광은 영남알프스 풍광 중 으뜸이지 싶다.
신불재
영축산
아리랑릿지(뒷쪽), 쓰리랑릿지(앞쪽)
당일산행으로 청수좌골에서 올라오는 산객들도 많이 보인다.
10:10
인증샷을 남기겠다고 길게 줄 서 있다.
신불산은 정상석이 있는 곳 보다 사진상 왼쪽이 높다.
시간도 여유가 있어 청수좌골 대신 함박등을 거쳐 채이등에서 청수중앙능선을 따라 하산할 생각이다.
간식과 함께...
돌아 본 영축산
꽃이 핀 용담을 보는건 처음인 것 같다.
함박등에서
11:25
함박등에서
11:35
채이등에서 청수중앙능선을 따라 하산한다.
한동안 헬기소리가 요란해서 보니 청수좌골쪽에 헬기가 멈춰있다.
청수좌골은 사고로 이어질만한 코스가 아닌데 뭔일인지...
하산해서 알아보니 타 산악회 일행 중 나이가 익은분 한분이 뇌졸증으로 쓰러졌다 한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 탓일게다.
추운날씨엔 나이가 익은분들한텐 털모자가 안녕을 기할 수 있는 필수품이란걸 명심 하시라.
12:45
경사가 급한 마지막 1km 구간을 내려서면 청수골에 닿는다.
건너는 사유지라고 철문을 걸어잠궈 놓고 휀스위엔 철망까지 쳐 놨다.
잠시 계곡을 따르다 다시 계곡을 건너서면 뚜렷한 길을 만나게 된다.
5분 후 청수골을 빠져 나오고
이곳에서
발을 담그고...
13:20
파래소유스호스텔앞 태봉교에서 걸음을 마친다.
주변에 식당이라곤 마트를 겸하고 있는 부산식당 한 곳이 있는데 한명인걸 보고는 손사래를 친다.
간단하게 먹을만한게 없냐하니 백숙만 한댄다.
배가 출출해 빵이라도 먹을까 하고 마트에 들어갔더니 빵이라곤 초코파이뿐인데 그나마 낱개로는 팔지 않는댄다.
장사하는 사람 심뽀가 참 그렇다.
그런다고 백숙 먹나?
집어 들었던 캔맥주마저 내려놓고 뒤 돌아 나온다.
하루종일 먹은거라곤 샌드위치 하나뿐인데 결국 쫄쫄 굶은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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