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도 노인봉은 또 캔슬이다.
출발확정이란 공지까지 해 놓고는 일욜 비 예보에 취소자들이 많이 발생해 부득히 취소한다는 연락이다.
친구한텐 중원산이나 가자 하고 토욜에 연락을 하니 대답이 시원찮은게 영 내키지 않는 투다.
요즘 주말마다 농막생활을 하더니 농막맛에 푹 빠진 것 같다.
작년엔 코스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을 정도로 페이스가 올랐었는데 올해 들어선 이 핑계 저 핑계로 함산하는 빈도가 떨어져 걱정이다.
중원산은 다음 기회로 미뤄두고 용문산으로 방향을 튼다.
혼산이라 코스에 대한 부담이 없는만큼 아직 가보지 못한 용문봉 코스와 상원사 코스를 걸어 볼 참이다.
공교롭게도 용문산의 상징인 은행잎 루트가 됐다.
주차장 - 용문사 - 용문봉 - 가섭봉 - 장군봉 - 상원사 - 용문사 - 주차장
09:15
예보데로라면 비가 내릴 시간인데 비는 아직이다.
정상부쪽은 짙은 먹구름에 덮혀 있고 ...
용문사까진 1.5km
그동안 용문산을 찾을때마다 늘 이쪽을 날머리로 하다보니 산행 피로감에 그냥 지나치곤 했는데 처음으로 경내로 들어서 본다.
은행잎이 노랗게 물들때면 울긋불긋 단풍들과 어울려 멋진 그림이 될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 수령이 가장 오래된 은행나무다.
※(참고)영국사 은행나무 : 둘레 11m, 높이 31m, 수령 1천년 정도
10:05
마당바위로 향하는 계곡길을 따르다 여기쯤에서 사면을 치고 용문봉 주능선으로 올라선다.
산행 후 트랙거리를 살펴보니 능선까지 거리는 약 2km다.
e산경표엔 등로표기가 없지만 동아맵에는 등로표기가 있어 참고삼아 올라서긴 했는데 등로라 할 수 있는 흔적은 거의 찾아볼 수가 없다.
경사도 급하고 낙엽과 잔돌들이 많아 오르는데 애를 먹는다.
그렇게 40여분을 올라서니 바윗길과 암릉길이 이어진다.
일부 암릉구간은 우회를 하고 대부분은 암릉을 따라 진행한다.
11:15
목도 축이고 잠시 쉬어간다.
기세등등하게 불어대는 바람은 비를 몰고와 흩뿌리기 시작한다.
비는 오락가락 내렸다 그쳤다를 반복한다.
피할 수 없는 암릉길이다.
스틱을 접고 조심조심 올라선다.
짧은 슬랩이지만 바위가 젖어있어 조심스럽다.
암릉길을 올라와 접었던 스틱을 펼치려고 보니 한쪽 하단부가 빠져 있다.
암릉을 오를때 바스켓이 바위틈에 걸려 빠진 것 같아 배낭을 내리고 올라온 암릉구간을 내려가 보지만 찾을수가 없다.
12:15
강한 소나기가 퍼붓기 시작한다.
우르릉 쿵쿵 천둥소리도 들려온다.
소나기는 10여분간 퍼붓고나서야 주춤해진다.
소나기를 맞을때 처음엔 시원하드니만 바람이 강해 이젠 좀 춥게 느껴진다.
손가락도 쪼글쪼글해졌다.
12:45
주능선에 올라선다.
2km 구간을 오르는데 2시간 40분만이다.
참 힘들게 올라왔다.
주능선길은 좀 편할까 싶었는데 아니올씨다다.
한강기맥길을 만나기전까진 어디 한군데 편하게 지날만한 곳이 없을 정도로 거칠고 험하다.
13:20
4시간을 넘겨 용문봉에 올라선다.(4.6km)
여길 오려고 이 고생을 했나 싶을 정도로 참 힘들게 왔다.
지도에 표기된 높이는 911.7m인데 누군가 947m로 써 놓았다.
백운봉이 희미한게 조망이 아쉽다.
14:10
폭산, 문래봉으로도 불리는 천사봉을 거쳐 오는 한강기맥길에 들어선다.
용문봉에서 1km 거린데 50분이나 걸렸으니 이 길이 어느정도 험난한 길인지 짐작이 되시리라.
이제 정상까진 1.9km
산꿩의다리
버섯인가싶어 와 보니 혹덩어리다.
지나온...
용문봉으로 올라선 루트
추읍산이라 부르기도 한다.
멀리 수락산???
산수국
15:05
정상까지 5시간 50분
정자로 내려가...
빵한쪽으로 허기를 달래고...
갈림길로 내려와 잠시 고민에 빠진다.
워낙 힘든 걸음였던터라 하산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자주 올 수 있는 산도 아닌데 오늘 아니면 상원사길은 영원히 숙제로 남을 것 같아 장군봉으로 향한다.
잠시 한강기맥길을 따라 조망이 트인곳으로 올라갔다 온다.
16:05
장군봉에 도착하니 햇살이 내리쬔다.
잠시 데크에 누워 다리를 올려놓고 발과 다리의 피로를 풀어본다.
상원사로 내려서는 길은 어떨런지...
이 길도 만만치가 않다.
가파른 산길엔 밧줄구간도 많다.
주읍산
상원사가 내려다 보이고...
상원사계곡을 건너면 상원사다.
17:35
경내는 둘러보지 못하고 바로 용문사로 향한다.
용문사까지는 약 2km
상원사를 지나 고개 하나를 넘고
바로 이어 또 한고개를 넘어
골을 건너 정상에서 뻗어내린 능선안부로 올라선다.
긴 오르막길이다.
18:05
남은 힘을 쥐어짜며 능선안부에 올라선다.
이제 고된길은 끝났다.
18:35
능선안부에서 700미터쯤 내려서면 마당바위로 이어지는 등로를 만난다.
계곡으로 내려서 선녀 아니 선남탕에 들어가 목욕재개하고 옷을 갈아 입는다.
19:20
걸음을 마치고 나니 다시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힘든 걸음였다.
이번코스 거리를 보니 종주거리(12.5km) 보다 길다.
난이도도 높고 그만큼 힘도 더 든다.
이 코스 누가 묻는다면 비추다.
뭐 고생을 사서 하겠다면야...
귀가길...
요즘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양평땅을 빠져 나오는데 막힘이 없다.
덕분에 늦지않은 시간에 집으로 돌아와 허기진 배를 채운다.
오늘 하루종일 먹은거라곤 빵 한개, 에너지바 한개, 맥주 한캔, 물 1리터가 다 였는데 꿀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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