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서 꿈꾸는 지기지우...
우리들의 집이라 생각했다.
근데...
아니었다.
갑자기 카페운영을 중단한다는 유족대표의 일방적인 통보에 폰토스님한테 전화하니 운영자들 모두 정회원으로 강등됐다 한다.
이건 뭐지?
이래도 되는건가?
산기기 회원분들한테 고맙다 감사하다 인사글을 올려도 부족할진데 이건 무슨 경우여?
오만정이 떨어진다.
10년넘게 쌓아놓은 336차례의 산행기와 모든 흔적들을 삭제하고 일말의 고민도.. 미련도 없이 산지기를 탈퇴하고 나왔다.
폰토스님께서 새집을 지었다며 초대장을 보내왔다.
의사도 묻지 않고 운영자로 위촉해 놓고 기초골조는 세워 놓았다며 인테리어를 부탁한다.
새집에 들어가 보니 산에서 만나는 지기지우란 문패가 보인다.
그려 꿈은 집에서 꾸는게지 뭔 꿈을 산에서 꾸나?
재주는 없지만 나름 정성들여 꾸며본다.
새집 주소 : https://cafe.daum.net/sanjigi.2022.06
망월사역 - 다락능선 - 포대정상전망대 - 마당바위 - 도봉탐방지원센터 - 도봉역
새집을 짓고 리딩을 맡아 첫 산행에 나선다.
다들 마음도 발걸음도 가벼워 보인다.
너무 기분이 업 됐나?
원도봉탐방센터길을 깜빡하고 망월사길로 올라서 버렸다.
쌍용사 경내를 통해 다락능선으로 붙는다.
다락능선의 관문인 석문을 통과하고나면 암릉길이 시작된다.
40년전 제대를 하고 친구랑 나일론 빨랫줄을 갖고 다니며 등산이란걸 처음으로 시작했던 곳이 이곳 다락능선이다.
나의 등산역사가 시작된 곳인게다.
의도한건 아니지만 새로 시작하는 산지기의 역사도 이곳에서 시작하게 된다.
등린이 시절 다락능선을 찾을때마다 이 바위를 보고도 별 관심없이 다녔던 것 같다.
지금까지도 그렇게 다녔다.
그래도 이런 바위라면 뭔가 이름이 있을법해서 찾아보니 윗쪽 바위는 다리미바위라 하고 아랫쪽 바위는 가오리 바위라 부른다.
그렇게 보니 그럴싸해 보인다.
고도를 높혀가면서 서서히 눈길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까칠한 구간에선 자일을 내려주고...
북사면쪽으론 빙판진 곳들이 종종 나타난다.
저 암봉도 재밌는 추억이 있는 곳이다.
그때를 생각하면 절로 웃음이 나오게 된다.
차마 그 추억을 얘기할 순 없고...
망월사에선 나무아미 관세음보살 독경소리가 연신 들려온다.
다락능선에서 빼 놓을 수 없는 멋진 포토포인트다.
사진은 저기가 아닌 여기서 앵글을 잡는게 포인트다.
눈길과 빙판길이 이어져 아이젠들을 착용한다.
선만자 조망처로 이곳도 멋진 포토포인트다.
이 멋진 곳에서 그냥갈 수 있나
자일 잘 챙겨왔다.
짧아도 제법 출렁이는 다린데 쌓인눈이 두터워서 그런지 전혀다.
계속되는 암릉길에 설악보다 더 힘든 것 같다는 말들을 한다.
사실 도봉산에서 가장 난이도가 높은 코스가 이 곳 다락능선이다.
예전엔 이 곳이 다락능선의 크럭스구간이었다.
지금이야 안전시설에 닥터링까지 해 놓아 오르내리는데 별 어려움이 없지만 안전시설도.. 변변한 등산화도 없이 삼다스 운동화를 신고 오르던 시절엔 죽을동 살동하며 오르던 곳이다.
11::45
포대정상에 다 다를즈음부터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배낭에 레인커버들을 쒸우고 비옷들을 챙겨 입는다.
카레라도 배낭안에 넣고 이제부턴 휴대폰으로...
11:55
2시간 15분만에 포대정상 전망대에 올라선다.
곰탕이다.
비바람도 거세게 불어댄다.
간만에 Y계곡으로 진행하려 했는데 비바람에 우회길을 따른다.
비바람에.. 개스에 바로앞에 있는 신선대가 보이지 않을정도다.
이런 곰탕에 에덴동산으로 가본들...
타이타닉도 다음 기회로 미루고 바로 하산하기로 한다.
이제 비는 그치고 싸락눈이 내리기 시작한다.
좀 지나면서 짙눈개비로 변해간다.
마당바위
지능선길을 버리고 도봉산장쪽으로 내려선다.
고도가 낮아지니 눈발은 다시 비로 바뀌어 내린다.
천축사 일주문에서 오늘 처음으로 떡 한쪽씩 나눠 먹으며 잠시 쉬어간다.
친구가 타 준 커피도 한잔 마시고...
13:30
도봉탐방지원센터
산행거리도 짧고 해서 도봉역앞 뒤풀이 장소까지 걸어가기로 한다.
거리는 1.7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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