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설악을 가려 했는데 비 예보가 있어 하루를 미루고 오늘 설악을 찾아 나선다.
오늘 컨셉은 화암사에서 상봉으로 오르면서 울산바위와 구비구비길 미시령길을 사진에 담는 출사산행이다.
아침 6시30분에 집을 나서 춘천고속도로에 접어들어 톨케이트 가까이 가다보니 차량들이 줄지어 서있다.
고속도로 정보를 확인 해 보니 설악IC까지 정체라 나온다.
이리 차가 밀리는데도 네비가 고속도로로 진행하라 한거보면 국도도 만만찮은 것 같다.
답답한 고속도로와는 달리 국도길은 막힘없이 시원하게 달린다.
화암사(11:30) - 수바위(11:40) - 645봉(12:35) - 샘터(17:45) - 상봉(18:30) - 화암재(19:00) - 화암사(21:05)
실산행시간 : 7시간30분
화암사로 들어가다 본 수암(수바위)
미시령 옛길로 길을 잡고 오르는데 이전까지 멀쩡하던 날씨가 요상스럽게 변해가기 시작한다.
중간쯤 오르다보니 구름에 갇혀 보이는게 읍따.
화암사 방향으로 길을 잡으며 올려다 보니 산중턱위로는 짙은 구름에 쌓여있다.
조짐이 안좋다.
11:30
집을 나선지 근 다서시간만에 화암사 입구에 도착 일주문을 지나 0.5km 안쪽으로 들어가 매점앞에 주차를 하고 산행을 시작한다.
매점을 지나자마자 왼쪽에 들머리가 나온다.
수바위에서 내려 본 금강산화암사
금강산 신선봉 아래에 자리하고 있는 화암사는 '금강산 일만이천봉 팔만구암자' 중 남쪽의 첫번째 구암자이기도 하다.
팔만구암자? 팔람구암자?
정선아리랑에 나오는 팔만구암자라는 말에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점이 있다
금강산이 아무리 빼어난 명산이고 크기도 하다지만 절이 80,009개나 된다는 것은 믿을 수 없는 일이다
팔만구암자라는 말은 금강산 뿐 아니라 다른산에도 더러 있다고 말해지는것 같다.
흔히 큰집을 아흔아홉칸이라고 했드시 말이다.
어떤 사람은 팔만구암자가 팔람구암자가 와전된 것이라고 말한다.
八藍九庵子(藍자는 절을 뜻하는 伽藍의 람자이다) 이렇게 보면 8개의 가람(큰절)과 9개의 암자가 있다는 뜻이된다.
불교에서는 흔히 많은수를 말할때 팔만이란 말을쓴다.
팔만대장경, 팔만사천법문처럼 팔만구암자도 절이 그만큼 많다는 상징적인 의미로 쓰이는것이 아닐런지.
수바위를 오를수는 있으나 패스
이곳에서도 울산바위가 조망되는데 윗쪽은 모든게 구름에 갇혀있다.
지금입출... 지금 들어갔다 나올겁니다. ㅋ
헬리포트에서 본 수바위
어제 도봉산에서 하루살이떼에 하두 시달렸던지라 모자부터 바지까지 흠뻑 뿌렸드니만 에고~ 독한 냄새에 사람 잡것다. ㅋ
독한 냄새에 연거푸 헛구역질을 하게된다.
신선암까진 이리 착한길을 따라 오르는데도 습한 날씨에 땀이 줄줄 흐른다.
바람도 읍따.
어젠 건식 사우나에 든 것 같드니만 오늘은 습식 사우나에 들어온 것 같다.
샌들만 신은 젊은 부부가 낑땡대며 오르고 있는 나를 추월해서 올라선다.
에휴~ 출사산행한다고 무건 렌즈까지 가져 왔드니 발걸음만 더 무거워져 간다.
어느새 젊은 부부는 645봉으로...
645봉은 신선암, 신선대로 부르기도 하며 새해 해맞이 장소로도 유명하다.
12:40... 645봉
645봉에서 내려다 보면 이런 풍경인데...
조망이 트였드라면..
하지만 오늘은 뵈는게 읍따
이곳에 눌러앉아 즘심먹고...
한 숨 자면서 개스 걷히길 기다려 보는데...
두시간이 넘도록 기다려 봤는데도 구름은 걷힐 기미가 안 보인다.
아랫쪽으로 내려가본다.
풍화작용이 심한 듯
올려다 본
645봉에서 바라보면 이런 모습인데...
신선봉(1204m)은 상봉(1239m)에 비해 높이는 낮으나 금강산 일만이천봉 가운데 제 1봉이다.
신선암에서 2시간 반동안 구름이 걷히길 기다려봤는데도 전혀 걷힐 기미가 안보여 그냥 내려설까 하다 다서시간 가깝게 달려 온 설악인데 그냥 내려선다는게...
해서 늦었지만 상봉으로 고~
고도가 높아지면서 된비알에 산길도 거칠어지다보니 속도가 나질 않는다.
조망이라도 트였다면 경치보는 맛에 힘든 줄 모르고 오를텐데 사방이 꽉 막힌 구름속을 걷다보니 힘이 배가 드는 것 같다.
습식 사우나에 들어온 것 마냥 땀은 비오 듯 하고, 덩달아 갈증은 심해지는데 물을 맘껏 마실 수 가 없으니...
백두대간길에 들어서면 샘터 한 곳이 있는데 물이 나오는지 알 수 가 없으니 최대한 아껴 마실 수 밖에 없다.
보이는게 없으니 이런거라도.. ㅋ
다래가 많이 열려있는데 가을에 다시 와? ㅋ
등대시호
오름길 내내 수염며느리밥풀이 많이 보인다.
산길은 거칠어져만 가고
상봉까진 두어군데 너덜지대를 지나야 한다.
모시대 너도 더워 땀을 흘리는거니? ㅋ
말나리 세자매
동자 세형제
17:45
645봉을 출발한지 2시간 반만에 대간길에 들어선다.
에휴~ 힘들다.
산행신체리듬이 매주 일욜에 맞춰져 있다보니 일욜이 아닌 다른 날 산행은 더 힘든 것 같다.
투수도 등판간격을 맞추지 못하면 컨디션난조로 애를 먹던데 비슷한 원리가 아닌가 싶다.
샘터에 물이 나오길래 남아 있는 물을 벌컥벌컥 마시고 물을 보충한다.
물이 차고 맛도 좋다.
물봉선
보이는게 없다보니 자꾸 이런게 눈에 들어온다.
아마도 1110봉이 아닐런지..
이곳에서 상봉까진 직선거리로 550m
상봉을 500여미터 남겨두고 너덜길을 통과한다.
뒤돌아 본
상봉직전 헬리포트
연일 폭염이 기승을 부리긴해도 구절초가 피기 시작하는거 보니 가을도 머잖은 것 같다.
상봉 돌탑이 보인다.
18:30... 상봉
갈길은 먼데 시간이 많이 흘렀다.
화암재까진 30분 정도 걸릴거고 화암재에서 일주문까진 잰걸음으로 내려선다해도 족히 두시간은 넘게 걸릴것이다.
바람꽃이 길가에 자리한채 힘내라고 빵긋 반겨준다.
그래~ 널 보니 힘이 나는 것 같다.
이제 막 산이오풀도 피어나기 시작하고...
직벽을 내려서고...
솔나리가 다소곳하게 피어있다.
잎이 솔잎같다해서 솔나리라고...
또 한번 직벽을 내려서고...
19:00... 화암재
화암사까진 약 5km 거리다.
잰 걸음으로 내려선다해도 족히 두시간은 넘게 걸릴 것이고.. 어쩔수없이 중간쯤에서 어둠을 맞이해야 할 것 같다.
랜턴불을 켜고 내려와 천지천에서 홀랑벗고 풍덩~ 땀을 씻어내고 옷을 갈아 입으니 살 것 같다.
임도길이 끝나는 지점에 자물쇠로 잠가놓은 커다란 철문을 넘어 일주문을 거쳐 500m 안쪽 매점앞에 주차해 놓은 곳까지 아스팔트길을 따라 걸어 올라간다.
매점에 도착하니 밤 9시가 넘어섰다.
차량을 회수한 후 학사평 순두부집에 들러 늦은 저녁을 먹고 귀경길에 오른다.
고속도로에 접어들때까지만 해도 막힘없이 잘 달려왔는데 남춘천IC근처에 다다르면서부터 차량들이 줄지어 스톱등을 켰다껏다 하며 거북이 운행을 하고 있다.
아무리 휴가철이라해도 휴일도 아닌날에.. 그것도 밤 11시가 넘은시간인데 왠 차들이 이리 많은겨~
아이폰으로 고속도로 정보를 확인 해 보니 남춘천IC부터 화도IC까지 정체라네~ ㅠㅠ
에휴~ 집에 오니 밤 1시 반이다.
그래도 설악에 가는 시간보단 1시간 덜 걸렸당~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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