雪레는 White Christmas다.
화이트쿨쑤마쑤가 될 것 같다는 예보도 있고, 올해가 가기전 아직 한번의 산행기회가 남아있긴 하지만 개인적으로 긴 길 걸으면서 한해를 뒤 돌아보고싶은 마음도 있어 북한산 종주길에 나서보기로 한다.
연가방에도 송년산행사진을 포스팅하면서 말미에 함께할분 있으면 함께할까해서 공지도 해 놨지만 저녁시간이 지나도록 꼬리 잡는분들이 없다.
비공식 공지에 늦게 공지한 측면도 있겠지만 북한산, 관악산, 주금-서리-축령산 번개산행에도 꼬리잡는분들이 없는걸 보면 성탄절에 살벌한 강추위까지 오다보니 다들 몸을 사리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러고 보니 2년전 쿨쑤마쑤날에도 혹한과 칼바람 속에서 종주를 했었는데, 그때를 생각하면 내도 종주를 접고 느즈막한 시간에 번개산행에나 합류할까 하는 생각도 들기도 한다. ㅎ
월욜저녁 퇴근 가까워진 시간에 보미니님한테서 전화가 온다.
혹시 내일 가게 쉬면 점심이나 하자신다.
지난번 딸내미 결혼식날 사진만 찍어주고 그냥 갔다고 맘에 걸리신다고...
"즘심 좋디요. 그럼 산에서 하믄 안될까요?" ㅎ
북한산 종주계획이 있다하니 지난 9월말쯤 화채-토왕골 이후 3개월동안 산행을 못해 종주길이 부담스럽다며 주저하신다.
그럼 생각 해 보시고 따라 붙을 수 있음 내일 새벽 6시 반까지 불광역으로 나오시라 하긴 했는데 내심 걱정도 된다.
난 한주만 쉬어도 다음 산행길이 힘이 들던데, 3개월동안 산과 담 쌓고 있던 분한테 18km종주길을 함께하자 했으니...
일단 오시든 안오시든간에 컵라면 하나 추가로 사 놓고...
산행당일 새벽 다서시에 일어나 바깥부터 내다보니 온통 하얀세상으로 변해 있다.
설경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다.
결국 그 기대감은 충족되진 않았지만서두.. ㅎ
9호선-공항철도-6호선을 이용해 불광역으로 이동하고 있는데 보미니님한테 전화가 온다.
따라 붙겠노라고... ㅋ
불광역(07:05)-용화1공원지킴터-족두리봉(08:15)-향로봉(09:35)-사모바위(10:00)-문수봉(11:05)-대동문(12:00)-위문(13:50)-하루재-영봉(14:50)-육모정고개(15:30)-우이동(16:35)
07:05
아직은 깜깜새벽.. 오늘 일출신간은 07:44분이라 족두리봉 오름길에 일출을 볼 수 있을게다.
불광역에서 20분거리에 있는
아무도 밟지않은 신설위에 처음으로 내 발자욱을 남긴다는건 왠지모르게 기분이 좋다.
오늘 날씨는 쾌청하다 했는데 아직 비봉 뒷쪽으론 목욕이 안 끝났나보다.
08:04
일출시간이 한참 지나서야 구름위로 아침해가 솟아 오른다.
족두리봉에 오르니 세찬 칼바람이 사납게 불어댄다.
여기에서 보면 북한산의 대빵은 보현봉이다.
지나온 족두리봉
향로봉으로...
비봉과 비봉남릉
북한산에 1cm정도 신설이 쌓여 있었지만 바람까지 세차게 불어대는 추운 날씨라 소나무외엔 나뭇가지마다 눈이 붙어있지 않다.
고로 기대했던 설경은 없었다는...
비봉 능선에 올라 잠시 향로봉도 올라본다.
지나온 족두리봉이 내려다 보이고..
향로봉에서 바라본
비봉과 뒤로 보현봉
오늘 비봉은 패스
관봉과 뒤로 향로봉
비봉 우회길 북사면쪽엔 상고대가 피어 있지만 감탄사 나올 정도는 아니다.
사모바위
승가봉을 오른다.
승가봉에서 바라본
승가봉의 명품 소나무
승가봉에서 보면 의상능선이 병풍처럼 펼쳐 보인다.
석문... 보통 통천문이라 부른다.
석문을 나와 바라본... 좌부터 나월봉, 나한봉, 715봉, 문수봉, 보현봉
문수봉 암벽구간을 오른다.
몇년전만해도 안전시설이란게 없어 눈이 쌓인 겨울엔 절대 다닐 수 없었던 곳이기도 하다.
문수봉
하늘은 눈이 시려울정도로 파랗디파랗다.
오늘 같은 날 보현봉에서 바라보는 풍광도 참 멋질텐데...
문수봉 역할을 대신 해 주는 깃대봉에서 바라본 보현봉
그러고 보니 이곳 깃대봉에 국기가 사라진지도 수년은 넘은 것 같다.
2006년 모습
지나온...
대남문을 지나
용암문까지는 주로 성곽길을 따라 걷는다.
대성문도 지나고
보국문도 지나고...
보국문은 누각이 없는 암문으로 되어 있다.
칼바위
대동문(12:00~12:30)
성곽아래 양지바른곳에 앉아 컵라면과 보미님이 준비 해 오신 따끈한 미역국과 밥으로 점심을 먹는다.
언제 생겼는지 못 보던 돌탑이...
동장대를 지나고
북한산성엔 三將臺(남장대, 북장대, 동장대)가 있는데 이곳 동장대만 복원되어 있다.
깃대봉(대남문)부터 이곳 용암문까지는 대부분 성곽길을 따르게 되고, 이 곳 부터는 만경대와 병풍암, 용암봉 아래의 사면길을 따라 위문으로 진행하게 된다.
뒤로 노적봉
염초봉과 아래로 원효봉
좌부터 노적봉, 의상봉, 원효봉, 염초봉
노적봉과 맨 뒤 마루금의 대빵은 보현봉
염초봉과 백운대
위문
백운대는 패스하고 바로 백운산장대피소로 내려선다.
백운산장대피소
잠시 안으로 들어가 따뜻한 차로 몸을 녹인다.
빙판진 겨울엔 오르내리기 고약한 구간였었는데 언제부턴지 계단이 놓여 있다.
올 3월1일 종주때만해도 계단이 없었는데...
겨울엔...
영봉 오름길에 등로를 벗어나 쉬고 있는 사람이 있어 보니 낯이 익다.
근데 누군지 생각이 나질 않아 머뭇머뭇 하고 있는데 다행히 먼저 나를 알아보고 인사를 한다.
별호가...? 한성과 슈퍼맨이라고.
이런이런~ 몇주전에 지리산에서 함께 하고도 이느무 정신머리하곤... ㅎ
한성님, 슈퍼맨님.. 반가웠습니다.
입김에 얼굴까지 가려졌네. ㅎ
하산길은 함께 동행을 한다.
앞쪽 상장능선과 뒤로 도봉산
육모정고개(15:30)
아직 이른 시간이라 맘 같아선 상장으로 이어가고 싶은데, 아직 초소에 국공도 있는 것 같고, 보미님도 무릎에 이상신호가 온 터라 우이동으로 내려선다.
춥진않니?
용덕사
산행을 마치고 원석이네서 김치전골에 두루치키 시켜 넷이서 아니 셋이서 이슬이 4병을 마시는데 평소 쐬주를 좋아하지도, 잘 마시지도 않는데 이 날은 왜그리도 쐬주가 달달하던지.. ㅋㅋ
그 와중에 보미니님은 친정어머니가 집에 들르셨다구 안절부절.. 덕분에 서울역까지 택시로 편안하게 잘 왔습니다.
석달만에 한 산행으론 꽤 길고 벅찬 길이라 힘도 많이 드셨을텐데 무탈완주 해 주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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