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대산 종주를 한다는데 이 한겨울 심설에 종주가 어디 말처럼 쉽던가.
썩 내키지는 않지만 이번산행에 빠지면 산지기와 신년 첫 산행은 1월을 넘기게 될 것 같기에 고민끝에 참석을 하게된다.
아무리 생각해도 종주는 언감생심인 것 같고 두로봉까지 올라서는것도 쉽지 않을 것 같아 괜한 고생하지 말고 비로봉으로 올라 상왕봉거쳐 내려오자고 꼬드겨 보지만 그느무 똥고집을 누가 꺽겠는가... ㅋ
아니나 다를까 동대산 이후부턴 길이 뚫려있지 않아 허벅지까지 빠지는 길을 러쎌을 해야하는 지경에 이른다.
앞에서 러쎌하는거에 비할바는 못 되지만 워낙 깊이쌓인 눈길이다보니 뒤 따르는 사람들도 러쎌은 기본이고 힘든것도 매 마찬가지다.
내 딛는 발걸음마다 푹푹 빠져들다보니 몸의 중심이 무너지면서 고꾸라지고 주저앉기를 몇차례...
어느곳에선 눈에 묻힌 나뭇가지사이로 가슴팍까지 빠지는 바람에 빠져나오느라 허우적대기도 한다.
차돌백이에 도착(4시간 경과)하니 어느새 오후 3시가 가까워간다.
앞으로 두로봉까진 4km, 두로령까진 5.7km, 지금까지 진행거리 6.7km... 어디 해지기전에 두로봉까지나 가겠는가.
결국 중간탈출하기로 하고 차돌백이를 지나 신선골로 내려서 약 3.5km의 험난한 골길을 빠져 나온다.
진고개 -1.7km- 동대산 -2.6km- 차돌백이 - 신선골 - 신성암
날이 얼마나 포근하던지 점심장소까진 티 하나만 입고도 땀이 날 정도다.
12:00
1시간 15분만에 동대산 정상에 올라서니 정상주변이 왁자지껄하다.
동대산 이후부터는 길이 열려있지 않아 러쎌을 하며 진행한다.
우측 건너편으론 노인봉이 자리하고
썬크림도 발라주고
12:20
이곳에서 점심시간을 갖는다.
깊은곳은 허리까지
저렇게 하체실종이 되는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오늘 비로, 상왕, 두로봉은 보는것만으로...
비로봉은 알것는데 봉우리들이 고만고만하다보니 어디가 상왕봉인지 어디가 두루봉인지...
14:40... 차돌백이
차돌백이에서 10분정도 진행하다 걸음을 멈추고
탈출이닷.
군데군데 크레바스가 눈 속에서 입을 벌리고 있어 발걸음이 쉽지 않다.
눈속에 숨은 웅덩이에 빠져 메기도 잡고...
발시려 디지는 줄 알았다.
나 오늘 나사가 풀렸능가벼~ ㅋ
날은 저물어 가는데
얼마를 더 가야 하는지...
어둑어둑해진 가운데 드디어 신선골을 빠져 나온다.
근래에 지어진 듯
신성암
쪽문이라도 열어놓으면 좋으련만
17:50
상원사 주차장에서 기다리고 있는 버스 내려오라하고...
오늘 츰 보는 버스에 기사... 이 기사도 똥고집이 작난이 아니네그려
길을 일러줘도 고집을 부리드니만 결국...
그 느무 똥고집때문에 집에 들어오니 자정이 가까워진 시간이다.
나야 사당역에 주차해 둔 내 차를 타고 귀가했지만 딴 사람들은 전철이나 안 끊겼는지 모르것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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