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벼르고 있었던 황장산 수리봉 리지를 기획하고 뜻 맞은 산우들과 함께 하기로 한다.
황장산은 거리상 당일산행도 가능하지만 편안한 귀경길을 위해 여유있게 무박으로 진행하기로 하고 문경 생달마을로 밤길을 달려간다.
꼬부랑 여우목고개를 넘어 생달교에 도착하니 새벽 두시가 채 안된 시간이다.
수리봉 리지는 다들 처음인지라 다녀온 사람들의 산행기를 빌어 들머리를 찾아야 하는데 깜깜 밤중이다 보니 들머리 찾기가 쉽지않다.
마을길과 농로를 무려 1시간 반동안이나 헤매고 돌아 다니다 901번 지방도 옆에 있는 들머리를 찾게된다.
바깥날씨가 제법 차가워 히터를 틀어놓고 차안에서 잠을 청해 보지만 쉬 잠은 안오고 뒤척이기만 하다 결국 잠 한심 못 잔채 아침을 맞는다.
라면을 끓일려고 준비를 하고 있는데 지설님이 옛 탄약고로 들어가는 길을 따라 올라가보더니 차가 올라올 수 있다고 올라 오란다.
차를 가지고 올라가보니 헐~ 어젯밤 갔던 곳이 아닌가.
사방댐 공사를 한다고 엄청난 량의 돌무더기들이 쌓여 있다보니 주변환경이 바뀌어 있어 제대로 찾아 가고도 아닌 줄 알았던게다. ㅋ
묘지 - 1봉 촛대바위 - 낙타바위 - 2봉 - 3봉 수리바위 - 4봉 - 묘지
경북 문경시 동로면 황장산(黃腸山/1,077.3m)은 백두대간에서도 가장 후미진 곳에 솟아 있는 산이다. 월항삼봉(856m)을 지나 하늘재(鷄立嶺/630m)에서 뚝 떨어졌던 대간이 다시 힘을 일으켜 포암산(961.7m)에 이어 대미산(1,145m)을 일으키고, 차갓재(740m)로 살짝 내려앉았다가 솟구쳐 오른 산이 황장산이다.
정상 남쪽 5부 능선에 이르기까지 월악산 국립공원에 속한 황장산은 작성산(鵲城山)이란 옛 이름을 가지고 있었으나 워낙 좋은 소나무가 많이 자라 조선 왕실에서 관곽재(棺槨材)와 궁궐 건축에 쓰일 목재를 확보할 목적으로 벌목과 개간을 일절 금하는 '황장봉산(黃腸封山)'으로 지정하면서 황장산이라는 이름으로 굳어졌다 전한다.
수리봉 리지는 황장산 남쪽 황장재(941m)에서 대간을 벗어나 남쪽으로 형성된 산줄기 끝자락을 화려하게 장식한 바위능선이다.
직선거리로는 600m 남짓한 규모로 작지만 수려함과 조망은 유명산 못지않다.
특히 암릉 곳곳에 자라는 소나무들은 산이름을 연상케 할 만큼 웅장하거나 곧게 자라지는 않았으나 자연미가 빼어나 한 그루 한 그루가 마음을 빼앗기도 한다
수리봉리지는 96년 청주대 차우캄바 원정대 대원들과 김웅식씨가 힘을 모아 개척한 암릉인데 개척 당시에도 등반흔적은 남아있었다 한다.
묘지앞에 주차를 해 놓고 계곡으로 내려가 라면과 고기 두 덩이를 구워 아침을 먹은 후 짐들은 차안에 두고 배낭하나에 물과 간식만 넣어 장비만 착용한채 가벼운 차림으로 산을 오른다.(07:15)
묘지 좌측으로 난 길을 따라 계곡을 끼고 조금 진행하다보면 지계곡 하나를 건넌 후 또 하나의 지계곡을 만나게 되는데 이곳에서 우측으로 붙게되면 암릉길이 시작된다.
묘지 우측으로 오르면 암릉길 없이 바로 촛대바위에 닿는다.
암릉길을 오르기전에 지계곡을 건너 슬랩에 올라보니 올라야 할 암릉길과 수리봉 리지의 관문인 촛대바위가 시야에 들어온다.
사실 이 슬랩에 오른건 길을 잘 못 들어서... ㅋ
촛대바위까지는 아기자기한 암릉길이 이어진다.
마땅한 홀드가 없어 오르는데 제법 까다롭다.
수리봉 리지의 관문과도 같은 촛대바위(독수리바위라고도 한다)는 약 15m의 수직벽을 이루고 있다.
촛대바위 안부에서 짤막한 슬랩을 올라서자 소나무숲 아래 추모비가 세워져 있다.
촛대봉으로 오르는 벽은 수직으로 되어 있으며 크렉은 양호하나 별다른 확보물이 없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선등자는 중간에 프랜드를 설치하고 후등자의 빌레이를 받으며 오르는게 안전하다.
정상에는 소나무 한 그루가 분재처럼 아름답게 서 있다.
촛대바위 꼭대기에 올라서면 그야말로 산야의 독수리 먹잇감이 낱낱이 보일 정도로 조망이 좋다.
정면으로는 기암절벽이 병풍처럼 펼쳐지고
뒤로는 천주봉과 공덕산이 우뚝 솟구쳐 있다.
황장산과 천주봉, 공덕산 사이의 너른 벌을 가로지르며 여우목고개로 이어지는 901번 지방도는 고향 가는 길처럼 다정스럽게 느껴진다.
감탄사 연발
산우들의 하강모습들을 담기위해 먼저 하강을 한다.
하강길이는 약 10m
산우들의 하강모습을 담은 후 카메라를 맡기고 다시 촛대바위에 올라선다.
낙타 엉덩이쪽에 올라섰지만 아직은 낙타의 모습이 보이질 않는다.
엉딩이 우측 덮개바위를 디디면서 내려서게 되는데 아래쪽으로 절벽을 이루고 있는데다 벌어진 바위가 떨어져 나갈 것만 같아 에고 무서버라~
낙타등짝으로 올라선다.
낙타 등짝에서 하강을 하게 되고 하강 후 대 슬랩을 올라선다.
먼저 하강을 한다.
하강을 한 후 대슬랩을 올라서서 보니 캬~ 놀라워라~ 낙타의 모습이 지대루다.
버티칼로 이뤄지진 낙타바위는 나이프리지로 되어 있는 목덜미로 내려서거나 20m 직벽하강을 통해 내려설 수 있다.
낙타 끌고 오르느라 애 쓰십니다요. ㅋ
즐거운 산행이란 마음이 통하는 사람들끼리 함께 산에 오르는 것이 아닐런지...
시원한 캔맥주로 갈증도 풀고 신발도 벗어 발의 피로도 풀어주면서 한참을 쉼 한다.
펜듀럼 방식으로 대각선으로 내려선다.
※펜듀럼(pendulum) : 로프에 매달려 시계불알처럼 옆으로 이동하는 기술
짧은 바위턱이지만 마땅한 홀드도 없고 아래쪽으론 깊은 협곡이라 확보없이 오르기엔 위험이 따르는 구간이다.
확보된 자일을 잡고 안전하게 오른다.
바위턱에 올라서면 마치 좌우로 새의 날개처럼 덧장바위가 얹혀진 10여m의 벽이 앞을 가로 막는다.
수리봉 리지 중 가장 난이도(5.7)가 높은 3봉(수리바위)으로 올라서는 날개코스다.
날개코스를 오를땐 언더 홀드와 레이백 자세로 높이 오르는게 쉬운데 어디 그게 말처럼 쉬운가. 아직도 동고비님의 텐텐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당께. ㅋㅋ
수리바위에 올라 건너편을 보면 새끼낙타가 앉아 있는 듯 한 바위가 보인다.
수리바위를 지나 잠시 오르다보면
4봉 직전에 디에드로 구간을 만나는데 짧아도 자력으로 오르기가 쉽지 않은 구간이라 선등자의 슬링확보로 오르는게 안전하다.
디에드로 구간을 올라서면 바로 4봉 정상이고, 정상에서 20m 하강을 하면 수리봉 리지는 끝이 난다.
대장과 함께 듀엣하강
급하게 내려서는 하산길은 낙엽이 수북하게 쌓여있어 내딛는 발걸음이 무척이나 조심스럽다.
하산길에 올려다 본 수리봉 리지
산행을 마치고 계곡으로 들어가 시원한 계곡물에 몸을 씻고 너럭바위에 앉아 푸짐한 성찬을 즐긴다.
신선이 부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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