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설악 공룡능선길로 발걸음을 해 본다.
작년 여름에 신선대에서 노인봉까지 걸음한적은 있었지만 한바퀴를 돌아보는건 만 4년만이다.
그러고 보니 설악은 올해 첫 발걸음이기도 하다.
일욜에 친구들 모임이 있어 2박3일 일정으로 진행하는 야영팀과는 함께하진 못하고 상황을 봐서 노인봉에서 합류해 볼 생각으로 짐을 꾸렸드니만 배낭 무게가 적잖이 나간다.
아침 6시에 집을 나서 올림픽 도로에 접어드니 이른 시간임에도 도로는 차량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긴 시간을 올림픽 도로에서 허비하고 서울춘천간 고속도로로 입구쪽에 다다르니 아예 이곳은 주차장을 방불케 한다.
네비 정보에 서종 나들목까지 빨간불이길래 네비말을 무시하고 국도로 가려고 미사리쪽으로 빠졌드니만 팔당교로 진입하는 구간에서 두개 차선 모두가 막혀 꼼짝을 안한다.
결국 긴 시간을 품하고서야 어렵게 팔당댐을 건너 구 도로로 접어들고나니 그제서야 차량들의 흐름이 원활 해 지는데 국도사정이 녹녹치 않은지 네비는 계속 고속도로로쪽으로 가라한다.
네비말데로 양수리에서 강변길을 따르다 서종 나들목을 통해 고속도로에 접어들었드니 차들이 막힘없이 씽씽~ 달린다.
진즉 네비말을 들을껄~ ㅋ
그렇게 막힘없이 미시령터널을 넘어 설악산에 접어들긴 했는데 이젠 설악동으로 들어서는 길에서 시간을 품하게 된다.
어렵게 목우재를 넘어선 후 B지구에 주차를 할까 하다 그냥 꼬리를 문채 세월아 네월아 하며 설악호텔앞까지 갔드니만 헐~ 이곳에서부턴 아예 소공원 진입을 막고 있다.
차량들은 설악호텔쪽으로 길게 늘어선채 올라가곤 있지만 가봤자 결국 주차도 못할 것 같고 이래저래 시간만 품하고 있는데 입구에서 통제하고 있던 경찰이 길가에 주차하고 있는 차량을 발견하고 자리를 뜬다.
그 틈을 타 바로 앞에 가던차가 방향을 휙 돌리더니 소공원으로 쌩~ 하고 들어가는게 아닌가.
에라 모르겠다 그럼 나도... ㅋㅋ
근데 그렇게 얍쌉하게 들어가긴 했지만 소공원쪽 주차장도 만차상태라 주차할 수 없다고 C지구쪽에 주차를 하라한다. ㅠㅜ
결국 앞에갔던 차는 돌려 나가고... 할 수 없이 나도 차를 돌려 나가려는데 주차관리원이 오더니 주차비 5천량을 받곤 관광호텔쪽으로 들어가라 한다.
매표소에서 추가로 부처님 땅 통행세(문화재관람료) 3,500원을 내고 들어가보니 상가 뒷쪽에 주차자리가 딱 한군데 비어 있는데 왠지 횡재한 기분까지 든다.ㅋㅋ
집을 나선지 꼬박 다서시간만이다.(11:00)
소공원 - 비선대 - 마등령 (야영) - 공룡능선 - 무너미고개 - 천불동계곡 - 소공원
1일차 : 소공원 - 마등령(6.6km/5시간)
2일차 : 마등령 - 공룡능선 - 천불동계곡 - 소공원(14km/10시간)
부처님, 통행세도 대폭 올렸든데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네까?
소공원 일대는 관광객들로 바글바글 하드니만 비선대로 올라서는 길은 휑 하다.
한껏 녹음이 짙어진 숲길은 싱그러움이 넘쳐난다.
천화대길과 맨 뒤로 1275봉이...
적벽에는 바위꾼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맏형 장군봉에도
붓펜으로 쓱싹쓱싹
배낭을 벗어놓고 그동안 한번도 가보지 않았던 금강굴도 올라 가본다.
에효~ 아무리 봐도 내 스탈은 아닌 것 같다. ㅋ
금강굴에서 바라본 1
2
3
유선대에도 리지꾼들이 보인다.
마등령으로 오르는 마의 구간을 2시간 30분만에 올라 배낭을 벗어놓고 한참을 쉼 한다.
바로앞에 유선대 정상이
천화대 리지길이 한눈에
울산바위도
이시간 공룡으로 오르는이는 없고 한계령에서.. 오색에서 출발한 이들이 끊임없이 내려서고 있다.
중간지점에서 또 한참을 쉼 한다.
← 마등령 1.7km / 비선대 1.8km →
조망데크에서 바라본 공룡능선과 외설악... 클릭
이제 설악도 산자락마다 푸르름으로 물들여져 가고있다...클릭
5시간만에 마등령에 올라 젤루 좋은 자리에 터를 잡고 고기한덩이 구워 쐬주잔을 기울이고 있는데 느즈막한 시간에 젊은친구 두명이서 공룡길을 거쳐 마등령으로 올라선다.
렌턴을 갖고 있냐 했더니 있다하길래 어차피 갈 길이 머니 잠시 앉아 쉬었다 가라며 합석을 권하니 자리에 앉는다.
이 친구들 허기가 졌는지 어찌나 잘들 먹든지 내일 야영팀들과 합류할걸 대비해 가져온 고기와 술까지 다 동내 버린다.
대신 구름과자나 있으면 좀 주고 가시게나~ ㅋ
마등령엔 여러팀들이 야영을 하고 있다보니 밤 늦도록 술잔 돌리며 나누는 얘기소리들이 끊이질 않는다.
1275봉 안부쪽에서도 야영을 하는지 불빛들이 보이고...
바위에 올라 속초시내 야경을 담고 잠자리에 든다.
한낮은 여름 같드니만 밤 기온은 차갑기만하다. 여름용 침낭을 가져 왔드니만 새벽녁엔 좀 춥게 느껴질 정도다.
05:10
새벽 5시, 알람소리에 맞춰 일어나 밖에 나가보니 구름이 잔뜩 끼어 있다.
어젠 가을하늘만 같드니만...일출은 물건너 갔다.
날씨정보를 확인 해 보니 하루종일 흐리고 저녁늦게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해 다음날에도 50mm 정도 비가 내린다는 예보다.
오늘 노인봉에서 야영팀과 합류할까 했는데 생각을 바꾼다.
어차피 괴기도 알콜도 다 떨어졌고... ㅋ
10:00
소공원에서 출발한 산행객들이 속속 올라와 아침식사들을 한다.
이제 공룡길로 들어선다.(10:20)
산길 주변엔 얼레지와 개별꽃 등 야생화들이 많이 보이지만 박배낭을 매고 있는지라 눈길 주기가 쉽지않다.
세존봉과 달마봉
멀리 황철봉이... 어제 야영팀은 저곳으로
설악의 진달래는 이제 한창이다. 귀때기 털진달래도 보고싶은데...
나한봉을 넘어서며...
품앗이로 한컷
어젯밤 이웃사촌들인가보다.
공룡구간 중 가장 급하고 정체가 심한 곳이다
더위에 갈증에는 역시 얼려온 맥주가 짱이다..
큰새봉 안부에서 100여미터 고도를 낮춘 후 1275봉 안부로 올라선다.
공룡구간 중 가장 시원한 바람을 맞을 수 있는 곳이다.
양지꽃
돌단풍도 한창이다
1275봉 안부로... 공룡길 중 오름길이 젤루 길다보니 힘이 부친다.
지나온
1275봉은 오름길이 긴만큼 내림길도 길다.
범봉과 아래로 석주길이..
노인봉
식수를 보충할 수 있는 곳인데도 낙엽이 많이 쌓여 있는걸 보니 모르고들 지나쳐 간 것 같다.
낙엽을 걷어내고 물길을 만들어 물이 고일 수 있도록 해 놓고 물을 보충하고 있다보니 지나던 산객들이 오아시스를 만난 듯...
철쭉인 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진달래다...클릭
흰진달래를 본 적이 있었던가?
지나온 1275봉
갓 피어나기 시작한 산솜다리가 많이 보인다.
용아능선과 뒤로 서북능 귀때기와 멀리 안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이제 저 곳 신선대만 오르면 오름길은 끝이다.
아~ 힘들다
신선대에 오르면서 바라 본 용아능과 서북능
신선대에서 바라본 공룡능선
품앗이로
울산바위
달마봉
아직도 높은 계곡엔 얼음이 녹지 않은채 남아 있다.
마등령을 출발(10:20)한지 6시간 45분만에 무너미 고개에 닿는다.(17:05)
천당폭포 앞
양폭
작년 화재로 소실된 양폭대피소는 터만 휑 한채로 남아있다.
망경대
오련폭포
칠선골 입구에서 수희님을 만난다.
칠선골에서 야영을 하는데 뒤에 오는 일행을 기다리고 있는중이라고...
밤 부터 비도 오고 내일도 많이 내린다 하는데 계곡에서 야영하는게 좀 걱정이 들기도 한다.
참고하라 하고 빠이빠이~
비선대 못 미쳐 계곡으로 내려가 바위뒤에 숨어 알탕을 하며 땀에 절은 몸을 씻어내고 옷과 양말을 갈아 신는다.
물이 으찌나 차갑던지 심장마비 걸리는 줄 알았다. ㅋㅋ
비선대를 지날 즈음부턴 날도 어둑어둑해지고 청운정 앞을 지나는데는 빗낱까지 떨어지기 시작하드니만 주차장에 다 내려오니 제법 많은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귀경길에 오르면서 고속도록 정보를 확인 해 보니 서울춘천간 고속도로는 구간마다 온통 빨간불 투성이다.
국도로 안내하는 똑똑한 올레네비덕에 서울까지 막힘없이 돌아 온다.
아 근디 지리당일종주를 하고도 괜찮던 종아리가 알이 단디 베긴 것 같다.
어깨도 많이 아프고... 피로도 쉬 풀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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