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대장 사고 이후 산지기 산행이 원활치가 않다.
와중에 병수님이 산행을 이어 보려고 나름 애를 쓰긴 하는데 참여도는 녹녹치 않고...
그나마 몇명은 사정이 있다며 중간에 꼬리를 내리기까지 하니... 결국 마나님까지 대동 해 총 열아홉명이 40인승 리무진에 몸을 싣고 밤길을 달려 거림으로 향한다.
그동안 지리산 공지를 해 놓고 을마나 맴 고생을 했을까나...
덕유산 휴게소에 들러 한차례 쉼을 한 후 거림에 도착하니 새벽 네시 반이 가까워진다.
차에서 내리니 바로 옆 거림골의 물 소리가 요란스러운게 어제 제법 많은 비가 내렸는가보다.
다들 준비를 마치고 랜턴불을 밝히고 스타토~
거림통제소에서부터 선두에 서 오르는데 바로 뒤 따르는 만주독립군님의 발 걸음이 으찌나 빠르던지 덩달아 내 발걸음 또한 빨라지기만 한다.
좀 스피드를 내 봤지만 간격이 벌어지긴 커녕 한두발작 뒤에서 바짝 따라붙으니 이거 원~
산행시작 한시간정도 지나서 지류가 흐르는 곳에서 한차례 쉼을 한다.
얼마나 빨리 올랐던지 뒤 따르는 랜턴빛들이 한참동안이나 보이질 않는다.
이후부터는 뒷 쪽에서 저질체력 모드로... ㅋ
거림 - 세석 - 촛대봉 - 장터목 - 유암폭포 - 중산리
요란하게 물소리만 들리던 거림골도 날이 밝아오면서 제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한다.
마나님도 한때는 대단한 산꾼였다는데 10년만에 나선 무박산행길이라 그란지 초반 페이스가 난조다.
어제까진 맴 고생을 했을텐데 산길에선 마나님의 배낭까지 짊어지고 몸 고생까지 한다.ㅎ
거림-세석 구간 중 유일하게 조망이 트이는 곳에서 바라 본
청학동 갈림길이 나오는거보니 세석이 가까워졌나보다.
맨 꽁찌. 그라믄 난 꽁찌에서 두번재? ㅋ
일부는 이곳에서 아침을 먹고 대부분 촛대봉까지 바로 오른 것 같다.
내도 바로 촛대봉으로...
비 온 끝이라 그란지 하늘색이 파랗디 파랗다.
아랫쪽은 골 마다 구름들이 춤사위질이고.
맹맹할까봐 하늘엔 멋진 구름들이 수 를 놓아준다.
산길내내 오이풀들이 지천으로 피어있다.
어제 내린 비 때문인지 구절초 꽃잎들이 좀 상해 있고 향기도 별루다.
하늘이 이쁘다보니 시선도 앵글도 자꾸만 하늘로 향해진다.
이 시간까지만 해도 천왕봉이 깔끔했었는데...
촛대봉에서 느긋하게 앉아 캔맥주와 함께 버거로 요기를 한 후 발걸음을 옮긴다.
송이풀도 지천으로 피어있다.
메느리밥풀꽃도
투구곷도
동자꽃, 진범 등 여러종류에 꽃들이 지천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밑에 깔려있던 개스가 피어 오르기 시작한다.
천왕봉도 개스에 갇혀버리고
촛대봉쪽도
일명 꽁초봉
병수님이 올때까지 앉아 쉼을 하며 시원찮은 발목에 보호대를 두른다. 이후부턴 병수님의 스틱을 빌려...
꽃길 연하선경
연하봉
맨 꽁찌로 장터목에(10:30)
숙소건물을 하나 더 짓는다고 공사자재들이 널부러져 있어 어수선하다.
여기에 취사장 건물이 들어선다한다.
칼바위골로...
발목상태가 좋지않아 츰 부터 장터목에서 탈출 할 생각였지만 천왕봉쪽에 개스가 가득하다보니 천왕봉에 오르지 못하는 아쉬움은 읍따. ㅎ
깜빡하고 스틱을 안 가져와 급한 내림길이 걱정였는데 병수님이 빌려 준 스틱덕으로... 감쏴~
유암폭포
그냥 갈 수 있나요.
떨어지는 폭포수가 으찌나 세 던지 물살 맞고 바로 고꾸라진다.
어쩜 이 짓도 올해엔 마지막이 아닐런지.
폭포수 안마가 쥑여준다.
이어 망설이던 병수님도
칼바위 삼거리에서 잠시 쉬고 있는데 천왕봉으로 올랐던 선두 두분이 내려온다.
후미는 은제 내려올지 몰라...
흐미~ 아까버라.
귀경길 버스안에서 본 노을이 쥑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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