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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설악, 내설악은 숱하게 다녀봤지만 아직 남설악의 가리봉만큼은 가 보지 못 했는데 현충일 연휴에 맞춰 1박2일 일정으로 가리봉과 점봉산을 간다길래 따라 나서 본다.
초행길이다보니 다녀온 사람들의 산행기를 검색 해 보니 대부분 가리봉부터 오른 후 삼형제봉쪽으로 내려서는 코스를 따르는 것 같다.
아무래도 긴 오름길보단 긴 내림길이 수월하기 때문인 것 같다.
그런데 우리는 정 반대 코스로 진행을 한다네그려. 그것도 들머리를 안가리산이나 느아우골도 아닌 장수고개로해서...
한대장한테 시간이 얼마쯤 걸리냐 물었더니 한 6시간 정도 걸릴거라 하길래 대략 여덟시간 잡으면 되겠구나 했는데 개뿔~ 완전 뻥뻥뻥~ 사기 당했다. ㅋㅋ
아마도 모르긴 해도 대부분의 참석자들이 이리 고된산길일 줄은 꿈에도 몰랐을거다.
연휴가 시작되는 날이다보니 서울을 벗어나는 도로는 밀려드는 차량들로 인해 정체가 심헤 양평쪽으로 우회 해 서종나들목을 통해 고속도로로 진입한다.
가는길에 삼팔휴게소 근처 식당에 들러 질경이밥으로 이른 점심을 먹다보니 이래저래 산행 시작이 늦어질 것 같다.
장승고개 - 철탑 - 1226삼각점 - 1246 - 삼형제봉 안부 - 주걱봉 안부 - 촛대봉 협곡 - 가리봉 - 가리능선 - 갈림길 - 지능선 - 양봉가 - 임도 - 필례약수
장승고개 도착(11:30)
바로 준비를 마치고 산행을 시작한다.
풀내음이 짙다.
산딸기에 눈이 팔리고
철탑쪽으로 방향을 잡고 올라선 후 지능선을 따라 20여미터 진행하다보면 갈림길이 나오는데 우틀해야 한다.
지능선길은 잠시 완만하다 서서히 오르내림이 급해지기 시작한다.
(12:05)
1226봉 부근은 6.25당시 격전지였는지 곳곳에 전사자 유해발굴터가 보인다.
(13:14)
간간히 나무사이로 주걱봉과 촛대봉, 가리봉이 보이긴 하지만 1246봉에 오르기 전까진 조망없는 산길이 쭈욱 이어진다.
1246봉아래 조망바위
산행시작 2시간 30분만에야 조망이 트인 곳에 올라선다.
1246봉 아래 조망바위에 올라서니 주걱봉과 촛대봉, 가리봉, 촛대봉 뒤로는 귀떼기청이 시야에 들어온다.
이 곳에선 삼형제봉은 보이진 않고
(13:55)
지나온 능선으로 중앙에 보이는 봉우리가 삼각점이 있는 1226봉
1246봉 정상은 오르지 않고 우회해서 진행한다.
1246봉을 지나 내려서다보면 조망할 수 있는 바위길이 있는데도 다들 편안한 길로 내려선다.
삼형제봉
안부에서 잠시 쉬어간다.(14:46)
1226봉에서 1시간 10분 소요
코를박고 올랐다 사정없이 내려 꽂기를 몇번을 반복하는지 모르겠다.
삼형제봉과 주걱봉은 바위 밑동을 따라 우회한다.(15:09)
안부에서 올려다 본 주걱봉(16:40)
촛대봉 안부 협곡 위에서 잠시 쉬어 간다.(16:45)
삼형제봉, 주걱봉, 촛대봉을 우회 하는 시간만도 1시간 40분이 소요된다.
여기서 내일 점봉산은 못 가겠다 선언하고 대신 흘림골로 힐링산행이나 하자고 작전을 펼치는데 작전이 먹히는 것 같다. ㅎ
협곡을 타고 오르는 바람은 으찌나 시원하던지 에어컨바람은 저리 가라한다.
이제 밧줄구간이 나오기 시작한다.
1246봉 이후 3시간만에 사방으로 탁 트인 조망처에 올랐섰다.(17:04)
지나온 1226봉 - 1246봉 - 삼형제봉
1246봉 - 삼형제봉 - 주걱봉 - 촛대봉
안산에서
귀떼기로 이어지는 서북능선... 앞쪽은 12연봉 능선이다.
조망봉에 올라서니 우측으로 공룡발자국이 보이고 가리봉 정상이 코 앞에 펼쳐진다.
가까워 보이긴 해도 앞으로도 세 차례의 오르내림을 해야만 하고 지친 걸음이라 40여분은 더 가야한다.(17:44)
정상 오름길이 힘도 들고 짜증도 나긴 했지만 그래도 풍광만큼은 끝내주니 용서가 된다. ㅎ
삼형제들이 이리도 멋지니...
안산에서 귀떼기로 이어지는
서북능선도 옹골차 보인다. 앞쪽 12연봉 능선도 그렇고...
정상에 먼저 올라 가 있는 사람들이 야속 해 보인다.
자꾸 뒤 돌아보게 하는 풍광들이 걸음을 더 더디게 한다.
하이고~ 이제 정상이다.
꼬박 7시간만이다. 정상까지 오름길은 마치 악마의 이빨을 오르내린 듯 하다.(18:30)
아래는 소가리봉
먼느무 날벌레들이 그리 많던지 오래 머물 수 가 없어 정상을 내려선다.
잠깐동안 머무는 사이에 벌레들한데 물린 후유증이 아직도...
정상을 넘어 조금 내려서다보면 멋진 조망처가 있는데 마지막으로 삼형제를 볼 수 있는 곳 이다.
노을빛이 물든 풍광도 참 멋 질 것 같은데 그렇다고 그 풍광을 담으러 또 올라서고 싶진 않다. ㅎ
이제는 삼형제는 시야에서 사라지고 대신 대청봉쪽이 시야에 들어 온다.
이 후 부터는 조망도 없고...
(18:42)
가리능선을 따라 내려서는 길도 사정없이 내려 꽂아야 하고 거칠고 흉악하기만 하다.
필례약수로 떨어지는 지능선길을 내려설땐 몸은 지칠데로 지치고... 이런 지옥길이 따로 없다.
가리능선 갈림길에서 렌턴이 없어 그라니 후미를 챙겨달라 당부하고 먼저 혼자서 내려서는데 갈증은 나는데 물통엔 물은 없고 얼음만 딸그닥 거리지...
초행길인데 어둠은 찾아왔지... 렌턴은 박배낭에 두고왔지... 휴대폰 렌턴이라도 사용하면 될텐데 배터리가 넉넉치 않다보니 혹시모를 if 때문에 맘데로 사용도 못하겠지...
한시간 넘게 그 깜깜산길을 오로지 감으로만 길을 찾아 겨우 양봉가까지 내려왔는데 그만 달빛에 속아 발을 헛 디디는 바람에 양봉가 뒷뜰로 추락할뻔까지 한다.
양봉가를 지나 임도를 만나고 나니 그제서야 안도의 한숨이 나온다. 휴~~~
내려오는길에 쫄쫄 흐르는 계곡물이 있길래 땀을 씻어내고 옷을 헹궈 입고나니 살 것만 같다.
근데 손은 왜그리도 시렵고 오래 가던지... 체력이 방전되면 그란다네그려~
그렇게 지옥길을 빠져나와 야영지에 도착하니 밤 9시 25분... 근 열시간만이다.
옷을 갈아입고 몸을 추수린 후 뒤 늦게 내려오는 후미그룹을 마중 해 함께 내려오니 밤 11시... 무려 11시간 반 만에야 징한 산행을 마친다.
그래도 다들 무탈하게 내려 왔으니 다행스럽고 땡Q다.
힘들고 고되기만 했던 산행길의 피로를 늦은 저녁과 함께 술잔을 기울이며 풀어 본다.
새벽 두시 반까지.. 원더풀 투 나잇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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