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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때쯤이면 설악의 단풍이 절정을 맞을 것 같아 설악으로 떠나본다.
평소라면 당일코스로 다녀 올 수 있는 한계령-장수대 구간인데 때가 때인만큼 귀경길을 감안해 무박산행으로 진행하기로 하고, 주차문제도 있고해서 토욜밤 일찍(21:30) 한계령으로 출발한다.
설악휴게소에 잠시 들러 만두로 간단히 요기를 하고 자정쯤 한계령에 도착해 보니 어느새 주차공간엔 차량들이 빼곡히 자리하고 있다.
다행히 끝단쪽에 여유공간이 있어 주차를 해 놓고 잠시 바깥에 나가보니 불어오는 바람이 상당히 차게 느껴진다.
차에 들어와 02시40분에 알람을 맞춰놓고 잠시 눈을 붙혀보는데 자리가 불편하다보니 쉬 잠은 안 오고...
그렇게 눈만 감은채 뒤척이고 있는데 새벽 1시 반쯤부터 바깥이 소란스러워지는데 내다보니 산객들을 가득 태운 버스들이 속속 도착하면서 산객들을 토해내기 시작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차량들은 점점 많아지고 차량불빛은 아랫쪽까지 길게 늘어 서 있다.
경호형님이 주차장쪽에 다녀오더니 주차장에 모여있는 사람들이 대략 1천명이 넘는 것 같다고.
예전 같으면 사람들이 몰리면 문을 일찍 열어주기도 했는데 새벽 3시 정각이 되고서야 문을 열어줬다 한다.
우리도 준비를 하고 새벽 03시15분에 계단길을 올라섰는데 위령비가 서 있는 곳 부터 산객들이 길게 늘어선채 꼼짝들을 안하고 서 있다.
어찌나 정체가 심하던지 0.5km 구간을 40분만에 올라서게 되고 1km쯤 진행하고 나서야 좀 숨통이 트이긴 했지만 그것도 잠시, 곳곳에서 정체가 반복된다.
결국 평소보다 두배 가까운 3시간여만에 삼거리에 올라선다.
한계령 - 삼거리 - 귀떼기청봉 - 대승령 - 장수대
아랫쪽 너덜지대에서 별빛을 담아보려 했지만 여명이 밝아와 좀 더 올라 일출을 맞는다.(06:39)
일출을 맞이하고 아침을 먹는다.
어느새 겨울채비를 서두르는 듯 산색은 칙칙해져있고...
운해도 없다보니 왠지 썰렁한 느낌이다.
오늘 공룡길에 드는 산객들도 많을텐데 공룡길은 얼마나 썰렁할까나...
곡백운쪽 단풍은 좀 이쁠까나?
이젠 방한복은 벗고...
멀리 점봉산 뒤로 오대산과 방태산이 아스라히...
금단의 가리봉과 주걱봉이 산길내내 모델이 되 준다.
귀떼기청봉(08:35)
재량골
계곡아랫쪽엔 쉰길폭포가...
서북능선에서 단풍이 가장 아름다운 곳 인데 여기마저 때깔이 많이 바래있다.
1408봉으로 오르는 뒤질랜드계단
구철초는 씨방만 남은채로...
1408봉
멀리에 안산이 우뚝
이 곳에서 20여분을 기다렸는데 늦은 이유가? ㅋ
대승령에 가까워지면서 반대쪽에서 진행하는 산객들을 만나기 시작한다.
대승령에서 점심을 거하게 먹고 차량회수를 위해 일행들을 뒤로 하고 먼저 장수대로 내려선다.
장수대로 내려서는 길 중간쯤부터는 단풍들이 보이긴 하는데 때깔이 거무티티한게 화려한 맛이 없다.
대승폭포
한계령쪽
먼저 하산해서 택시를 잡아타고(15,000원) 한계령으로 가 차량을 회수 해 오니 때 맞춰 일행들이 하산한다.
귀경길... 일행들은 금세 골아 떨어지고... 연이틀 밤길 장거리 운전을 하다보니 나도 졸립긴 마찬가지...
쏟아지는 졸음을 참으며 홍천-춘천간 고속도로를 달리는데 서울-춘천간 고속도로가 많이 밀리는지 네비양이 남춘천 나들목에서 빠져 나가라 한다.
네비양 안내데로 지방도를 따라 달리다보니 졸음도 사라지고 그 덕에 막힘없이 서울에 도착, 합정에서 일행들을 내려주고 집에오니 피곤함에 졸음이 밀려든다.
씻자마자 그대로 녹다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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