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천화대에서 올 처음으로 만났던 설악산 바람꽃...
그냥 그날 본 걸로 만족하려 했는데 그느무 미련이 먼지 결국 미련을 떨쳐내지 못 하고 바람꽃의 유혹에 이끌려 밤길을 달려간다.
결정적으로 발길을 설악으로 돌리게 된 사건(?)도 있었고...
남설악탐방센터(오색) - 대청봉 - 끝청 - 서북능(09-11) - 독주골(독주폭포) - 오색(12.5km/10시간)
서둘러 출발한다고 gps도 안켜고 올라섰다 1km쯤 지나서야...
문이 열리기전까지 대략 50명 가까이 모인 것 같다.
새벽 2시 57분에 문이 열리자마자 산객들이 우르르 설악으로 빨려 들어간다.
뒤에 붙으면 많이 늘어질 것 같아 앞쪽에서 치고 나간다. 대청까지 5km구간.. 3시간안에 올라보자고 나름 목표도 세워보고...
누구는 1시간 반만에 올랐느니 2시간만에 올랐느니 하던데 난 아직 3시간안에도 올라본적이 없으니 세시간 목표도 대단한거 아닌가. ㅎ
징글징글한 돌계단길을 올라서다보니 온 몸은 금세 땀으로 흠뻑 젖는다. 돌계단길을 올라서며 뒤를 돌아보니 뒤에 늘어선 렌턴불빛들이 줄줄이사탕이다.
오색대청간 중간쯤에 있는 계곡에서 잠시 쉬면서 땀도 씻어내고 웃옷을 벗어 물에 휑궈입고나니 좀 시원해진다.
시간을 보니 산행시작 1시간 20분째다. 잘 하면 목표시간에 올라설 수 있기도 한데... 꿈잉게... ㅋ
쉬고 있는 사이 여러명이 앞서 지나들 간다. 나도 쉼을 끝내고 뒤 따라 올라선다.
계곡을 건너 바로 이어지는 된비알과 계속해서 이어지는 급하기만 한 뒤질랜드 계단길은 입에 쓴내가 나고 죽을 맛이다.
계곡을 건너기전까진 그런데로 컨디션이 괜찮았는데 좀 오버페이스였는지 몸이 무거워지고 발걸음도 더뎌만간다.
숨 고르는 횟수까지 늘어가니 에효~ 세시간안에 오르긴 다 틀린 것 같다. ㅎ
머 목표시간안에 올라서면 누가 께끼라도 들고 기다릴 것도 아니고 시간이 좀 먹는것도 아닌데... 그래 츤츠니 놀멍쉬멍 가자꾸나. ㅋ
날이 밝아져 배낭에서 카메라를 꺼낸다.(05:30)
독뎅이 같은 카메라를 앞에 매고 오르려니 배낭속에 넣고 오를때보단 힘이 곱절은 드는 것 같다.
이제 된비알 구간도 끝나 완만한 길인데도 끙끙대며 오르는게 이분도 어지간히 힘이 드는가보다. ㅎ
넌 힘내라고 응원하는거니?
점봉산이 아스라히 보이는게 영...
오름길에 만난 여름야생화들
세시간은 개뿔~ 네시간만에야 올랐다.(06:55)
오름길에 아스라히 보이는 점봉산을 보며 짐작은 했다만 참 날씨 그지같다. ㅠㅜ
그래도 싱싱한 바람꽃들이 반겨주니 그나마...
그래 너 때문에 온거니라
외설악쪽은 연무가 심하다,
네 모습은 언제 보아도 그 모습 그대로인데...
...
잠시 하늘이 열리는가 싶드니만...
운해는 아니드래도 시계만이라도 맑았드라면 하는 아쉬움이 너무 크다.
멋진 그림이 나올뻔 했는데... 날씨가 원망스럽다.
샌드위치와 캔맥주로 요기를 하며 개스가 걷히길 기다리며 앉아 있는데 갑자기 머릿속이 근질근질 가려워 오는게 한두군데가 아니다.
너무 가려워 두손으로 머리속을 긁다보니 헐~ 꿀벌 한놈이 손에 잡히는게 아닌가.
촬영에 몰두하다보니 느끼지 못 한건지 벌에 쏘인지도 몰랐는데 점점 가려운 증상이 심해지고 쏘인데마다 오돌도돌 부어오르기 시작한다.
부은곳들을 세어보니 머릿속에 18방, 얼굴과 귀, 목덜미에 10방, 무려 봉침을 28방이나 맞았다.
날씨도 흐린데다 아침나절이라 모자를 안 썼드니만 결국 이 사단이 일어난거다. 모자를 써야만 하는 이유 하나가 늘었다.
종일 으찌나 긁어 댔든지 쏘인데마다 진물이 나오고 시간이 지나면 따그랭이가 지고 다시 긁으면 또 진물이 나오고... ㅠㅜ
결국 담날 병원에 들러 주사한방 맞고 바르는 물약과 먹는약을 처방 받았다. 낼 한번 더 오라네~ ㅋ
파랗게 열려가던 하늘은 다시 회색빛으로 변해가고
외설악쪽은 답답하기만 하다.
개스가 걷힐 기미가 보이질 않아 한시간여동안 머물다 대청을 내려선다.
작년엔 정상주변에 범꼬리들이 즐비했는데 올핸 별루다.
시끌벅적한 대피소를 패스하고(08:10)
서북능길로 길을 잡는다.
잠시 조망처에 올라 용아와도 눈을 맞춰본다.
언제 또 저 길을 걸을 수 있을런지...
끝청 전 조망처에 올라서니 갑자기 중청쪽으로 시커먼 구름들이 몰려들기 시작한다.
대청도 잠시후에 구름에 갇혀버리고
용아도
으쩐다냐 너한테 줄게 없는데. 미안혀~
끝청에선 뵈는게 없다(08:56)
중청대피소에서 45분 소요
끝청능선을 따라 내려설까하다
계속 서북능길을 따르다 여기서 독주골로 내려선다.(09:15)
합수곡으로 내려서는 길은 근래들어 사람들이 다니질 않았는지 발길 흔적도 없고 대신 크게 자란 잡풀들만 무성한채 희미한 길 마져 가리고 있다.
합수곡까지 20분정도면 내려설 수 있는 거린데 잡풀들이 많다보니 발걸음도 편치 않고 벌에 쏘인 탓인지 컨디션도 그렇고.. 30분만에 합수점에 내려선다.(09:45)
땀을 씻어내고 옷을 벗어 휑궈 널어놓고 쉬고 있는데 먼저 와 쉬고 있던 세분이 먼저 자리를 뜬다.(10:00)
합수곡에서 조금 내려가 사면길을 따르다 다시 내려선 후 이 곳부터 5분쯤 된비알을 빡시게 올라선다.
그리고는 20여분동안 주구장창 내림길이다. 거꾸로 오르려면 욕 좀 봐야하는 구간이다.
만장이 가까워졌다.
작년에 자라던 넘은 어디가고 그 자리에 또 다른넘이 새로 자라고 있다,
독주폭포(萬丈) 아래로 내려선다(11:05)
합수점에서 1시간정도 소요
큰 물줄기는 아니지만 멋진광경은 여전하다.
시원하긴 한데 물은 그리 차진 않다.
만장 아래서 40여분을 놀다 내려서는데 한무리의 사람들이 배낭을 벗어 놓은채 만장쪽으로 올라선다.
千丈
천장은 물줄기가 퍼져 힘차게 떨어지는게 매력이 아닌가 싶다.
만장에 올랐던 사람들이 다시 내려오고 있다.
百丈
풍덩~하고 싶지만 신발벗기 귀찮아 패스
아직도 점봉산은 아스라히(12:18)
TenTen만에...(13:08)
만장에서 1시간 20분 소요
산행을 마치고 그린야드 온천탕에서 1시간동안 온천욕을 한 후 내설악식당에 들러 점심을 먹는다.
카스한병에 삼겹살백반으로... 1인분 고기가 딱 12점이다. ㅋ
점심을 먹고 귀경길에 오르면서 고속도로 상황을 보니 벌써부터 서울춘천간 고속도로는 강촌나들목부터 세종나들목까지 빨간불이다.(15:00)
그럼에도 올레네비는 고속도로로 접어들라하는데 어쩌겠나... 예전에 이넘 말 안 들었다가 졸라 고생한적이 있는터라... ㅋ
먼가 이유가 있겠지하고 차량에 있는 아이나비와 비교해 보니 집까지 10km 멀게 나온다. 아마도 중간 어디쯤에서 우회길로 가는가 보다.
역시 고속도로에 접어들고보니 화도나들목애서 빠져 나가는걸로 안내한다. 근데 문제는 화도나들목까지 은제 간다냐.
강촌나들목이 가까워지면서부터 고속도로는 거북이 경주장으로 바뀌고 나들목 전후에선 아예 주차장을 방불케한다.
점점 엉딩이와 허리는 아파오고 온 몸이 비틀려간다. 슬슬 졸음도 찾아오고...
잠시 눈 좀 붙혔다 가고 싶어도 그러다보면 언제 갈까 싶어 이짓저짓 하면서 졸음을 쫒아보려 애쓰고 있는데 앞차와 조금 벌어진 틈을 타 SUV 한대가 끼어 들어온다.
족보를 보니 포르쉐다. 이거 머 잠깐 깜빡하다 들이 박기라도 하면??? 쓰벌~ 이 넘 뒤 따라가다보니 졸음마저도 달아나네그려~ ㅋ
근 3시간만에 화도나들목을 빠져 나오니 구리까지 뻥~ 그리고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에 접어드니 이 곳은 마치 속도전쟁이라도 벌어진 것 같다.
평균속도가 130km가 넘는 것 같다. 덩달아 나도 앞 차 꼬리를 잡고 달린다. ㅎ
그런데도 집에 도착하니 밤 9시가 가까워진 시간이다.
배낭만 정리 해 놓고 월드컵 결승전을 보려고 새벽 4시로 알람을 맞춰놓고 바로 골아 떨어졌는데 눈을 뜨고 보니 축구도.. 현진이 10승 경기도 다 끝나 버렸다. ㅋ
그래도 32강 예선전을 보고나서 나름 우승후보로 점쳤던 독일이 우승도 했고, 현진이도 전반기를 10승으로 마감했으니 기분좋게 땡Q하게 한주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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