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은 아니드래도 5월이 되면 털진달래를 만나러 귀떼기청을 찾곤 하는데 늘 산문이 열린 후에야 가다보니 갈때마다 시든꽃을 만나곤 한다.
해서 올핸 때를 맞춰 일찍 가 보기로 하는데 지리산문은 일찌감치 열렸건만 설악의 문은 아직도 굳게 닫혀있으니...
어쩌랴 문이 닫혀 있으면 문 없는 곳으로 가야징.
깜깜새벽에 도둑놈처럼 도둑바위골로 스며 들어간다.
도둑바위골은 츰인데 산길은 뚜렷해 보인다.
얼마쯤 지났을까. 뚜렷한 산길을 따라 앞서 가는데 한대장이 잘 못 가고있다하네그려.
계곡쪽으로 들어서야 했는데 이 길은 귀떼기로 바로 올라가는 길이라 한다.
gps지도를 열어보니 삼거리쪽으로 이어진 등로를 따르는걸로 나온다.
얼마지나 다시 지도를 보니 등로를 벗어나 오르고 있다.
그래도 오르다보면 너덜쪽으로 갈 수 있는 곳이 있지 않겠냐 하니 여기가 북한산인 줄 아냐고 핀잔이다. 예감으론 그럴것 같드만...
어쩌랴 다시 내셔갈 순 없는 일이고 계속 고고하다보니 하늘이 보이는데 지능선이다.
능선에 올라 완만하게 이어진 길을 따라 오르다보니 역시 예감했던데로 너덜이 나온다.
주능선 너덜길에 올라보니 바로 일출포인트다. 시간도 1시간 반 정도 걸렸으니 오히려 삼거리쪽으로 오른것보다 나은 선택였지싶다.
앞으론 이 루트를 이용해징~ 문 안 열어주면...
도둑바위골 - 귀떼기청봉 - 대승령 - 대한민국봉 - 안산 - 치마골좌능선 - 늪재길
1시간 반만에 너덜에 들어선다.(04:58)
불난 줄 알았다는... (05:02)
여명빛도 담아야하고 진달래도 담아야하고... 쉽지가 않다.
수평선위로...(05:15)
아~ 므찌다. 그동안 여기서 여러차례 일출을 맞이해 봤지만 오늘처럼 황홀했던적이 있덨던가
여기서도 바다가 보인다는 사실을 오늘에야...
이틀동안 불어댄 강풍에 시달린탓인지 탐스럽진 못해도 아침햇살 머금은 모습은 찬란해 보인다.
가야 할 안산이 아득하다.(06:05)
여기서 아침밥을 먹고(07:45~08:15)
결과론적인 얘기지만 여기서 30분을 머물렀던게...
능선길내내 얼레지, 개별꽃, 금강봄맞이꽃, 제비꽃, 박새, 연령초, 홀아비바람꽃, 현호색, 붓꽃, 양지꽃들이 즐비하다.
여기서...(09:40)
딱 걸렸다.
대승령이 가까워져 가는데 누군가 소리를 지르길래 아무래도 낌새가 이상해 조심조심 접근하는데 아니나다를까 국공 세명이 딱 버티고 있다.
눈치를 살피며 줄을 넘어 옆길로 숨어 가려는데 헐~ "이리 오세요" 한다.
비지정길도 아니고 지리산처럼 일찍 좀 개방하면 안되느냐 하니 직접 건의 하란다. 썩을넘들 느그들은 공단직원 아녀?
정부에서도 내수활성화를 위해 임시공휴일까지 지정한 마당에 일찍 좀 개방했다면 지역경제에도 도움이 됐을텐데 산쟁이들말을 콧구녕으로 듣는건지...
구차하게 사정한들 봐줄것 같지도 않고... 신분증에 사진한방... 뒤에 오던 일행들도 줄줄이...
10여분 앞서갔던 다섯명은 토끼고...
대한민국봉(10:24)
예전에 없던 철조망이...
양지바른곳이라선 그란지 여긴 양지꽃들의 천국같다.
굳이 이런 흉물스런 철조망까지 설치해야 할 필요성이 있었는지 묻고싶다.
안산이 코 앞이지만 부지런히 걸어도 30분 넘게 가얀다는...
넌 누구니? 설마 노루귀???
안산까지 시간 55분(11:30)
지나온 귀떼기가 아득하다.
안산을 내려와 태극종주길을 따라 진행하다 안부 갈림길에서 치마골을 좌측으로 끼고 좌능선을 따라 하산한다.
꽃몽우리가 져 있던 철쭉은 고도를 낮출수록 활짝피어 있고 어떤곳은 터널을 이루고 있다.
계곡에 들러 얼음장처럼 차가운 물에 개운하게 땀을 씻어내고...
수령 350년, 높이 18m, 둘레 2.7m
북면 한계리 마을 주민들이 매년 3월과 9월 마을의 평안을 위하여 제례를 올리던 당산목이라 함
이제 다 내려왔다.(14:55)
수고들 혔슈~
캬~ 향내 찐한 자연산 곰취에 싸 먹는 두툼한 생삼겹과 쏘맥한잔... 역시 산행후의 또다른 행복이다.
두발로님, 뿌리님, 왕송님, 희망님.. 토낀덕 봤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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