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겨울산행으로 북설악을 찾아 본다.
그동안 설악에 눈이 많이 내렸다하니 기대 반 설렘 반의 마음을 안고...
화암사 일주문(06:00) - 성인대(06:50) - 대간삼거리(09:30) - 상봉H/P(10:30) - 상봉(11:20) - 화암재(12:40) - 신선봉(14:05) - 대간령(15:45) - 마장터(16:25) - 창암(17:30)
06:40
달무리가 짙은걸로 보아 오늘도 하늘이 열리긴 틀린 것 같고
집 밖 별장들
50분만에 성인대에 올라보니 동쪽하늘끝 구름층이 두텁다.(06:50)
아직은 맹맹하지만 상봉과 신선봉이 하얀걸로 보아 정상쪽에 오르다보면 멋진 눈꽃을 만날 수 있을 듯.
두터운 구름에 일출이 시원찮을 것 같아 성인대에서 10여분 머물다 내려선다.
헐~ 이 대갈님은 머시당까
대간삼거리까진 하루먼저 진행한 팀이 길을 터 놔 수월하긴 하나 고도를 높힐수록 쌓인 눈이 많아지다보니 녹녹치만은 않다.
07:41
그동안 몇차례 상봉을 오를때마다 짙은 개스에 조망이 막혀 주변 풍광들을 제대로 본 적이 없었는데 오늘은 흐린 날씨임에도 조망이 좋은편이다.
윗쪽길이 제 길인데 눈 때문에 내려서는게 위험한지 다시 빽 해 내려선다. 해산굴로
한동안 굵은 눈발이 흩날린다.
고도 1,000을 넘어서면서부터 겨울왕국의 싸릿문도 서서히 열려간다.
고도를 높혀 갈 수록 겨울왕국의 화려함은 더해만 가고
대간 삼거리 샘터(09:33)
삼거리 직전에서 러쎌은 멈춰 있어 이제부터 허벅지까지 빠지는 심설을 뚫고 올라서야 한다.
한대장과 몇몇이서 번갈아 가며 허벅지까지 빠지는 심설을 헤치며 길을 터 나간다.
중간에 있다보니 힘을 보태진 못 하고... 길을 벗어나 심설에 빠져 걸어 봤는데 쌓인눈이 습설이다보니 러쎌하기가 만만치가 않다.
길을 트며 가다보니 진행속도는 느려지고.
하늘까지 열렸드라면 초대박였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사람 욕심이란게 이런가 보다.
상봉에서 뻗어내린 거친 등줄기는 신선봉으로 이어지고.
거북바위?
보통 상봉까지 4시간정도 소요 되는데 여기까지 4시간 30분 걸렸으니 러쎌하면서도 양호하게 올라왔다.(10:30)
상봉에 오르기전에 식사시간을 갖는다.(10:30~11:05)
상봉(11:20)
뷰파인더로 눈이 들어가다 제대로 볼 수가 없어 대충 감으로 찍다보니 가끔씩 촛점을 잃기도 한다.
화암재(12:40)
어라~ 못 보던 너덜구간인데...
어쩌겠나 뒤 따라가는 입장인데
눈발이 강해지면서 조망도 막혀 신선봉은 패스하려 했는데 요상한 길로 가드니만 결국 신선봉까지 올라서게 된다.(14:05)
신선봉부터는 대간령에서 오른 팀이 길을 터 놓은 상태라 내림길은 수월한 편이다. 대간령까진 약 3km
마치 개 한마리가 배웅 해 주는 듯 하다.
미니어처 슈나우저(독일)
대간령(15:45)
이제 창암까진 5.4km... 지금까지 10km를 넘게 걸음한터라 좀 피곤한 걸음이 될 게다.
아침만해도 아랫쪽은 맹맹했었는데 오후부터 내리는 눈이 습설이다보니 내리는 족족 나뭇가지에 달라 붙어 마지막까지 환상적인 풍경이 펼쳐진다.
마장터를 지나고(16:30)
다 내려오니 어둑어둑 해 졌다.(17:17)
산행을 마치고 원통으로 이동 '명가 삼겹살'집에서 뒤풀이 시간을 갖는다.
얼마전 산지기에서 한번 들렀던 집인데 하두 좋았다고들 하길래 기대를 하고 갔지만 소문에 비해... 그저 시장이 반찬였다는...
뒤풀이를 마치고 귀경길에 오른다(19:10)
노곤한데다 뱃속까지 채워 졌으니 식곤증은 덤... 금세 다들 골아 떨어진다.
복정역에 도착했다는 소리를 듣고서야 눈을 떳는데 헐~~~~
우째 이런 일이...
배낭과 신발, 전화기까지 있는데 재주님이 안 보인다.
오는 중간에 홍천 어딘가 휴게소에 잠시 들렀나본데 화장실에 간 사이 그냥 온 게다.
전화기까지 놓고 내린터라 연락할길도 없고... 그렇다고 산지기 누구의 전화번호라도 알고있을리 만무하고... 답답할 노릇이다.
몇차례 본인 전화기로 전화를 했던 것 같은데 다들 골아 떨어졌으니... 다시 전화가 오길 기다리는 수 밖에...
우여곡절끝에 연락이 닿았고 재주님도 곧바로 시외버스를 타고 귀경해 별 시간차 없이 사당에서 다시 만나긴 했는데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가운데 쓰레빠를 신고 나타나는 모습에 왜 그리 웃음이 나든지... ㅎㅎ
가야수도 종주길보다 긴 가야임도 종주를 하질 않나... 속초 중앙시장에선 먹거리에 눈이 팔려 길을 잃질 않나... 재주님은 재밌는 사건? 만드는데 재주가 남다른 친구여. ㅎ
첫 겨울산행였는데 심설산행에.. 화려한 눈꽃산행에.. 덤으로 한바탕 웃음 자아내는 황당시츄에이션까지... 잊지못할 하루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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