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무동 - 세석 - 촛대봉 - 장터목 - 천왕봉 - 장터목 - 백무동
가을이 왔다.
그 가을을 만나러 지리로 떠난다.
남부터미널에서 23:50발 백무동행 심야버스엔 9명의 승객들이 몸을 실었다.
산방산행었다면 차량렌탈비 걱정에 맴이 심난했을법도 한데 그런 신경 쓸 필요도 없고 앞뒤옆자리 신경 쓸 일 없이 몸을 머음데로 놓을 수 있으니 좋다.
죽전휴게소에서 한차례 휴식을 취한 후 서상과 인월을 거치며 승객 2명을 내려준 후 백무동에 도착하니 새벽 3시 5분... 3시간 50분정도 걸린다드니 3시간 15분만이다.
동승했던 산객들은 다들 장터목으로 향하고 혼자 세석으로 길을 잡는다. 걸음을 시작한지 1시간... 가내소폭포에서 잠시 쉬어간다.(04:12)
2시간 45분째... 이제 여기서부터 계곡물소리를 뒤로 하고 세석마루까지 약 1km 거리를 곡소리 내며 올라서야 한다.(05:55)
1km 가까이 이어지는 돌길, 그리고 돌계단... 몇걸음 하고 쉬기를 반복한다.
엇그제 천마산을 다녀온 후 피로감이 남았는지 벌써부터 발바닥이 뜨거워진다.정말이지 이 길은 올라설때나 내려설때나 징글징글한 길이다.
바위떡풀
몇차례의 숨고르기를 하며 40여분동안 눈코박고 돌계단길을 올라서 세석마루가 가까워질쯤...
낯익은 얼굴이... 산여인님이시다. s산악회를 따라 백무동에서 03시 30분에 출발했다는데 참 걸음도 빠르시지.
이렇게 반가이 만나 천왕봉까지 걸음을 맞춘다.
3시간 40분만에야 세석에 (06:55)
이제부터 가을꽃들과 눈맞춤을 시작한다
아침햇살 받은 산오이풀이 수줍게 고개를 숙인채 맞이 해 준다.
구절초도
쑥부쟁이
촛대봉주변의 구절초는 해가 갈수록 개체수가 줄어드는 느김이다
반면에 올핸 산오이풀들이 유난히 많아 보인다
촛대봉 주변을 한바퀴 돌아본 후 간식을 먹으며 맥주한캔 비우고 쉬어간다.
이제 저 아래 연하선경길 주변에서 꽃들과 데이트를 하며 한참을 놀다 갈 것이다.
이곳도 예전엔 구절초로 하얗게 물들이던 곳인데 잡풀들이 무성해지면서 그 등살에 점점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꽃들과 눈맞춤을 하며 카메라 셧터를 누르는 순간순간이 행복였을게다.
연하봉을 넘고
장터목에서 신발과 양말을 벗어놓고 간식을 먹으며 한참을 쉬어간다.
제석봉을 오른다. 초반 코박고 올라서는 돌계단길은 죽을 맛이다. 그 길 정말 싫다.
이제 통천문을 지나 천왕봉으로 올라선다.
마지막 진을 빼는 구간이다. 역시 힘들다.
그래도 이 뒤질랜드길을 올라서고 나면 풍성한 가을꽃들이 반겨줄거니 힘을 내 본다.
예상대로 가을꽃들이 풍성하게 자리를 하고 반겨준다.
12:05
천왕봉 주변의 꽃들과 눈맞춤을 끝내고 정상아래 그늘진 곳에 자리해 점심요기를 하고 있는데 산객 두분이 자리를 하드니만 퀄리티 높은 점심상을 차리기 시작한다.
능숙한 솜씨로 초밥을 만들어 간다
초밥 몇점 나눠줘 맛을 보니 꿀맛이 따로없다. 뉘신지는 모르나 초밥 참 맛있게 먹었습니다. 감사 드립니다.
점심요기를 끝내고 산여인님과 작별을 한 후 천왕봉을 내려선다.(12:40)
천왕봉에서 장터목을 거쳐 백무동까진 7km 거리다. 피로감도 큰데다 발바닥에 불이 나다보니 돌길을 내려서는게 여간 고역스러운게 아니다.
더군다나 스틱 한쪽이 부러지는 바람에 한쪽만으로 내려서려니 더더욱 힘들기만 하다.
구절초를 보러 지리에 왔는데 망바위에서 쉬고 있는 구절초님을 만난다. 재주가 좋은건지 복이 많은건지 아짐씨 네먕씩이나 거느리고... ㅎ
참샘에서 불이 난 발바닥을 식히려고 파이프를 통해 흘러 나오는 샘물에 발을 맏겼는데 헉! 물이 얼음장같다. 뼈가 으스러지는 줄 알았다. ㅋ
그래도 냉찜질을 하고나니 한결 걸음이 편해진다.
하동바위를 지나면서 시간을 보니 오후 3시 40분이다.
시간상으로 4시발 동서울행 버스를 탈 수는 있겠는데 씻지도 못한채 버스에 오르기도 뭐하고 해서 5시발 버스를 타기로 하고 거짐 다 내려와 계곡으로 들어가 발부터 담근다.
알탕까지 할만큼은 아니어도 하류쪽이라 그런지 한참동안 발을 담그고 있어도 견딜만은 하다.
땀을 씻고 내려와 먼저 버스표를 예매하려 하니 딱 한자리 남았는데 자리가 그렇다며 그래도 괜찮겠냐 한다.
상관없다 하고 표를 받고보니 좌석번호가 39번이다.
표를 예매한 후 근처 식당에 들러 평상마루에 앉아 산채비빔밥을 시켜 맥주한병을 비우고 나서 출발시간에 맞춰 차에 올라 자리를 찾으니 복도 끝 맨 중앙자리다.
리클라이닝도 안되는 좌석이다보니 허리는 아파오지 좌석밑은 엔진룸이라 시끄럽기만 하지 바닥은 뜨거워오지... 최악의 자리다.
그다보니 노곤함에도 도저히 잠을 청할 수 가 없다.
그렇게 4시간 20분만에야 동서울터미널에 도착 악몽같은 시간에서 해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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