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도항 - 대선산 - 고성산 - 보적산 - 범바위 - 권덕리 - 서편제길 - 청산도항(T.299.6km)
이제 진달래는 끝났고 철쭉이나 보러 가려했는데 거참~
황매산을 기웃거려 보지만 아직은 이른감이 있고... 대신해 안내산악회를 따라 느림의 섬 청산도를 찾아본다
청산도는 완도에서 19,2km, 떨어져 있는 다도해 최남단 섬으로 완도항 뱃길로 50분 거리다.
산과 바다, 하늘이 모두 푸르다 해서 靑山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 청산도. 그래서 靑山麗水라고도 불린다.
1981년 12월 23일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으로 지정됐으며, 2007년 12월 1일 아시아 최초 슬로시티로 선정되기도 했다.
슬로시티의 시작은 1999년 이탈리아의 작은도시 그라베에서 당시 시장으로 재직중이던 파올로 사투르니가 마을 사람들과 세상을 향해 '느리게 살자'고 호소 한데서 비롯됐다고.
청산도에는 영화 서편제와 드라마 봄의 왈츠, 여인의 향기, 예능프로그램 1박2일 등의 촬영지로도 잘 알려져 있으며 푸른 바다와 산, 구들장논, 돌담장, 청보리밭, 슬로길 등 느림의 풍경들이 가득하다.
슬로길은 청산도 주민들의 마을간 이동로로 이용되던 길로써 아름다운 풍경에 취해 절로 발걸음이 느려진다 하여 슬로길이라 이름 붙여졌으며, 11코스에 42.195km에 이르는 길이 열려있다.
토욜밤 11시 서울을 출발하여 고창고인돌 휴게소에서 20분을 쉬었다 완도항에 도착하니 새벽 4시 30분이다.
서울에서 완도항까진 432km, 완도는 섬이지만 자동차로 갈 수 있는 울나라 최남단 섬이다.
청산도행 첫 배 시간은 06시인데 짙은 안개로 정시에 출항을 못 하고 계속 딜레이 상태가 지속된다.
대합실에서만 네시간 넘게 머문다.
예정시간 두시간을 넘기고서야 청산아일랜드호에 오른다.
날씨가 맑으면 완도의 진산 오봉산과 신지대교 뒷쪽으로 두륜산도 보일텐데...
08시 10분에 완도항을 출발
뱃길 50분을 달려 청산도항에 도착하니 짙은 안개로 뵈는게 없다.
오전 9시에 청산도항에 도착하고
배에서 내리자마자 많은 인파에 쓸려 정신없이 가다보니 이런~ 서편제길로 가고 있는게 아닌가. 다들 산행엔 관심들이 없나보다.
다시 이 곳으로 돌아와 골목길로 들어선다(09:25) 주어진 시간이 다섯시간밖에 안되다 보니 맴이 더 급해진다.
가이드 말로는 산행시간만 4~5시간쯤 걸릴거라 했는데 빡시게 걸어야 할 것 같다.
청산중학교 방향으로
선음약수터 방향으로
청산도항
여기서 바로 대선산으로 오른다. 선음약수터를 거치지 않으니 0.6km 단축이다.
15분쯤 오르니 선음약수터에서 오르는 길과 만난다.
읍리마을
걸음을 시작한지 35분만에 대선산에 오른다(10:00)
근데 해발343m라니. 걸음할 산행구간 중 최고봉인 보적산이 330m인데... 그러나 따질시간 읎다. 고성산까지 0.7km, 보적산까진 3km 거리다.
내림길에선 무조건 뜀박질이다
와중에 포토스팟을 만나면 잠시 걸음을 멈추고
대봉산 아래로 양지리 마을과 중흥리 마을인 듯 싶다.
고성산 정상에 올라 돌아 본 대선산
고성산까지 55분(10:20), 근데 여기도...
gps상에 나타나는 고도(224m)와는 차이가 나도 너무 난다.
약간의 오차는 있겠지만 310m와는 거리가 멀다
또 뛴다
5분만에 읍리큰재에 내려선다. 딱 한시간째다.(10:25)
솔잎이 두툼하게 깔려있어 길이 푹신하다.
중간에 고성산 높이만큼의 봉우리 하나를 넘으며 보적산을 보니 오름길이 꽤 가팔라 보인다.
이제 보적산까진 0.8km 거리
대성산 아래 부흥리 마을
보적산은 보기와 달리 정상쪽 짧은 구간 말고는 대체적으로 완만한 오름길로 이어진다.
이 곳의 철쭉들은 모두가 산철쭉(수달래)들이다.
여기서 잠깐! 철쭉 역시 산에서 자라는데 산철쭉이란 이름 때문에 좀 혼란스럽지 않은가.
잎 모양이 새끼손가락 정도의 길이로 철쭉보다 훨씬 날렵하며 꽃 빛깔은 붉은빛이 많이 들어가 진달래에 가깝다.
철쭉과 생태가 비슷하나 꽃이 더 아름다워 예부터 정원수로 많이 심었다.
범바위와 말탄바위가 조망된다
안개는 대충 걷힌 것 같은데 미세먼지 때문인지 대기질은 서울이나 진배없다.
보적산 정상에서 바라 본 대봉산과 상산포
보적산까지 5.3km/1시간 45분 걸렸다. 두시간을 예상했는데 빨리 왔다.(11:05)
초반 길을 잘 못 잡아 10여분 품하고 뒤 늦게 걸음을 시작한지라 나 보다 늦게 산행을 시작한 사람은 없을테고...
여기까지 오는동안 사람한명 못 만났으니 결국 그 많은 사람들 중에 산행한 사람은 나 혼자뿐인 것 같다.. 설마 나 보다 더 빠르게 걸음한 사람은 없겠지?.
또 뛴다
뜀박질은 여기까지...
범바위를 찾는 사람들 대부분이 이 곳 범바위 주차장까지 순환버스를 타고 와 범바위로 오른다. 이곳에서 범바위까진 300m
돌아 본 보적산
보이는 섬은 상도
범바위 전망대까지 6.5km... 딱 2시간 걸렸다.(11:25). 이제 좀 여유가 생긴다.
화장실에서 땀을 씻어내고 땀에 젖은 웃옷을 벗어 헹궈 입은 후 파라솔 아래 벤치에 앉아 간식을 먹으며 처음으로 휴식을 취한다.
범의 웅크린 모습을 닮았다고 하여 혹은 바람이 불때면 바위틈을 지나면서 범이 우는 소리가 난다하여 범바위로 불린다고
신기하게도 나침판들이 제 방향을 못 찾고 제각각이다. 범바위의 강한 자성 때문이라고
해 보니 자석에 붙는 돌이 여러개 있다
범바위를 내려와 앞쪽 말탄바위는 패스하고 우측 권덕리 마을로 내려선다.
이제부터 청산도항까지 포장길로 쭈욱~
내겐 슬로길이 아녀~
권덕리 마을
마을 뒤로 보적산
현재시간 12시 `0분, 청산도항까지는 7.9km 거리다.
마을에서 바닷가길로 이어진 길이 있다던데 이정표도 없고 물어 볼 사람도 없고.. 그냥 아스팔트길을 따른다.
범바위
에고~ 이 고갯길을 넘는데 와이리 힘드노
고갯마루에서 바라 본 범바위와 말탄바위
햇빛이 따갑다. 지나가는 차라도 있음 태워달라 하것구만 지나는 차도 읎다.
구장리 마을과 대선산(좌), 고성산(우)
저 언덕쪽이 서편제길인지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서편제 촬영세트장
송화가 어린시절 동호의 북장단에 맞춰 소리를 연습하는 장면이다.
영화장면
아래 초가집이 촬영세트장
유채꽃은 절정기가 지난 듯 노란빛보단 푸른빛이 더 많아 보인다
서편제길에서 영화장면을 재연하고 있는지 시끌벅적하다.
이 길을 보노라니 유봉과 그의 양딸 송화, 그리고 동호가 저 길을 걸어오면서 진도아리랑을 부르며 신명나게 노니는 장면이 오버랩된다.
많은 세월이 지나다보니 영화촬영당시의 모습과는 사뭇 달라 보인다.
영화장면(1993년 개봉)
돌담 곳곳에 숨어있는 스피커에선 연신 진도아리랑이 흘러 나오고 있다.
대선산과 당리마을
봄의 왈츠 촬영세트장
서편제 재연배우들인데 선뜻 모델이 되어준다. 선남선녀다.
이분들 공연에는 관심들이 없는지 관객한명이 안 보인다. 그래선지 여자분은 맥이 빠져있는 표정이다.
그래도 힘들 내요. 시선은 딴디에 있어도 귀는 열렸으니 듣기는 허것지요.
액자속에 들어가 사진들을 찍겠다고 난리부르스를 치다보니 이 사진한장 담는게 참 힘들다..
주막에선 술과 음식들을 판매하고 있다.
노란 유채꽃이 펼쳐져 있으면 참 멋진 풍경일텐데 좀 아쉽다.
청산도항으로 돌아와 4시간 17분만에 걸음을 마친다.(13:42)
느림의 섬 청산도에서 슬로길이 아닌 패스트길을 걷고나서 오후 2시 30분 완도행 슬로시티청산호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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