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녀탕휴게소 - 한계산성 - 천제단 - 안산 - 모란골 - 내설악광장(T.351.1km)
2011년 가을에 한번 오름했던 한계산성길을 7년만에 다시 찾아본다.
이번 걸음은 암릉길이 많은 한계산성길을 따라 안산에 오른 후 서북능선의 시작점이자 태극종주의 시작점인 모란골입구까지 잇는 만만찮은 걸음이다.
늦은 출발에 새벽까지 내린 비로 바위와 산길은 미끄러울게 불 보듯 뻔하고 거기에 30명의 인원이 움직이다보면 산행시간도 꽤 길어질게고...
해서 중간에 치맛골능선으로 내려섰음 좋겠든데 마을로 내려서면 단속에 걸릴 수 있다며 끝까지 간댄다
속으로 오늘 죽었구나 생각한다.
불꺼진 설악휴게소에서 두어시간을 머물다 옥녀탕휴게소로 이동 날이 밝은 새벽 05시 10분에 능선길을 들머리 삼아 걸음을 시작한다.
오름길에 바라본 건너편의 가리봉, 주걱봉쪽.
한계삼거리쪽에 보이는 뾰족한 봉우리가 모란봉인 듯
주걱봉은 반쯤 걷혀간다
능선을 따르다 한계산성쪽으로 트래버스 하는 구간이 급사면에 너덜까지... 만만찮다
걸음한지 50분만에 한계산성에 들어선다(06:00)
성곽길을 내려서 성골계곡을 건너 올라선다.
한계산성은 고려시대 만들어진 산성으로 둘레는 1.9km, 높이 1.3m로 상당히 큰 산성이나 지금은 대부분 무너져 있고 서북능선으로 오르는 곳곳에 그 형테가 남이 있다.
이제부터 암릉길이 시작된다. 이 곳엔 밧줄이 매어있지않아 자일을 내리고 올라선다.
중간중간 펼쳐 보이는 풍광은 힘든 산행길을 응원 해 준다..
안산쪽은 오리무중상태
역시 비온뒤의 풍광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석문을 통과 해 간다
위험구간마다 밧줄이 매어있어 그나마 시간을 번다.
바위가 상당히 미끄럽다.
천제단까지 세시간... 한참을 쉬었다 간다(08:08)
이제부턴 암릉길은 끝나고 능선 못미쳐 쪼매 아리까리한 구간이 몇군데 남아있긴 하나 위험구간은 없다.
다만 된비알이라 쉽진 않고
아직도 안산쪽은 오리무중이고
몽유도원
아까보단 구름이 윗쪽으로 많이 올라섰다.
우리가 올라가는 속도에 맞춰 구름도 벗겨지는가 싶드니만 왠걸...
이제부터 구름속에 갇힌채 걸음한다.
여기 오르기가 보기보단 쉽진 않다. 나무를 안고 우측 나뭇가지 밑으로 통과해야 하는데 자세가 나오지 않아 그게 쉽지가 않다.
바위와 친하지 않은분들은 올라서는것도 내려서는것도 쉽지않은 암릉길이다.
털진달래가 한창이다. 지리산은 작년보다 일주일 가까이 빠르던데 설악산은 2년전보단 조금 늦는 것 같은데 담주 대청봉쪽은 어떨런지...
후미팀이 올라올때까지 간식을 먹으며 한참을 쉬어간다.
고지대다보니 이제야 얼레지와 홀아비바람꽃, 개별꽃 등등 봄꽃들이 한창이지만 힘이 들다보니니 눈길은 가지 않는다.
안부삼거리까지 6시간 30분이나 걸렸다. 안산도 식후경, 점심상을 펼친다(11:40)
점심을 먹고 안산으로 올라선다. 안산이 코앞에 있는데도 아련하게 보인다.
안산 정상에 양지꽃이 이쁘게 자리하고 있다
개스가 걷힐 기미는 안 보이고... 아쉬운 마음 안고 안산을 내려선다
성골안부에 내려서니 거짓말같이 개스가 걷히면서 멋진 뷰가 펼쳐진다.
하늘까진 열리지 않아 2% 부족했지만 그래도 이정도만으로도 감지덕지다.
북쪽으론 간간히 파란 하늘도 보여주기도 한다.
멀리 향로봉까지 시야에 들어 올 정도로 시계가 좋다.
확 땡겨
가야할 길을 바라보니 한숨이 나온다.
새 한마리가 앉아있는 듯한 바위가 용케도 서 있다.
이제 가리봉도 구름모자를 벗었다
갑자기 마산봉쪽으로 먹구름이 모여드는게 하늘이 심상찮아 보인다. 아니나 다를까 우르릉 쾅쾅~ 천둥이 치드니만 빗 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빗방울은 점점 굵어져가고... 서둘러 배낭에 레인커버를 쒸우고 우의와 렌인바지도 꺼내 입는다.
비는 한동안 이어지다 그친다. 소낙비였나보다.
선두에 몇사람은 한참 앞서 갔고 뒤에는 직벽구간에서 시간을 잡고 있는지 뒤 따르는 사람이 아무도 안 보인다.
혼자서 산길주변을 드나들며 당귀와 곰취, 엄나무순을 사냥하며 걸음을 이어간다.
조망없는 능선길은 가도가도 끝이 보이지 않고.. 정말이지 징글징글 하다.
열두시간째(17:10)
바위틈에 숨어있던 표지판을 매달아 놓고 사진을 담는다.
이제 다 왔는가 싶었는데 아니었다. 이후로도 몇번의 오르내림이 이어지는데 봉우리 어느 한 곳 비껴가질 않는다.
이제 산길은 다 내려왔다. 모란봉에서 50분이나 걸렸다(18:00)
모란골 계곡으로 내려가 옷부터 훌러덩 벗고 땀을 씻어낸댜. 몸을 씻고나서 옷을 갈아 입고나니 그제서야 좀 살 것 같다..
포장길을 따라 내설악광장으로 내려서 13시간 35분만에 걸음을 마친다(18:45)
한시간 뒤에 후미팀이 도착한다.
뒤풀이때 먹으려 했는데 시간이 늦어 뒤풀이도 못한채 귀경길에 오른다.
예상보다 한참 늦어진 귀경에 기사님은 열 받았는지 휴게소도 들르지 않고 다이나믹하게 달리드니만 밤 10시 10분에 사당에 도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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