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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imbing/설악산

【18.07.08(일)】36.대간길따라 마등에서 황철로...










설악동 - 비선대 - 마등봉 - 저항령 - 황철봉 - 대간삼거리 - 울산암서봉안부 - 계조암 - 설악동(T.491.8km)




청화와 조항을 이어볼까 하다 구라청 꼬임에 넘어가 설악으로 발길을 돌린다.

예보엔 그랬다.

토욜오전까진 비, 그리고 일욜오전까진 구름이 있긴해도 해도 난다고

그리고 기온도 최고 13도라며 더위걱정도 할 필요 없댄다.

해서 발길을 돌린건데 개뿔~

결국 또 속았다.

역시 답을 고치면 틀린다는게 진리인 것 같다.


마침 풀씨님도 설악에 드간다고 태워다 주겠다며 같이 가자는데

산행길도.. 산행컨셉도 다른데다 긴 걸음이라 산행 후 시간 맞추는것도 어렵고...

무엇보다 내가 끼면 오가는 길 승용차 안에서 다른 일행들 자리가 불편할거니 민폐끼치고 싶지 않아 사양하고 혼자 길을 떠난다.


토욜밤 11시에 집을나서 설악동에 도착하니 새벽 2시다

도착하면 젤 먼저 반기는이는 주차관리원이다.

달리 반기겠나 돈 내란거지

5천량 내면 주차증 준다. 

또 설악에 들어설려면 부처님땅 지나는 통행세를 내야한다.

3,500량이다.

그들은 부득부득 우긴다. 문화재관람료라고

이 꼭두밤중에 문화재관람 할 일 있나?

그래선지 이 곳을 들머리로 할 때마다 커다란 좌불상을 보노라면 부처님이 살찐 돼지처럼 보인다.


40분만에 비선대를 통과한다.

통제소엔 불이 꺼져있다.

아마 국공님은 코를 골고 있을게다.

이 곳 통제소는 다른 통제소와는 달리 새벽시간엔 시간관계없이 프리패스다.


통제소를 지나 마등령길로 올라선다.

유선대 하강지점까진 코를 박고 올라서야 하는 고된길이다.

1시간만에 금강굴 들머리를 지나고

1시간 반만에 유선대 하강지점에 올라선다.





카메라포함 10kg







유선대 하강지점에 올라 내려다 보니 운해는 물건너간 것 같다.

아니나 다를까 아랫쪽과는 달리 고도 900을 넘기면서부터 개스가 스믈스믈 피어오르기 시작한다.






등로에서 비껴있는 전망바위로 올라서니 짙은 개스로 뵈는게 없다.(04:40)

바람도 차 손도 시렵고 좀 춥다. 윈드자켓을 꺼내 입는다.






기대했던 운해는 없지만 몽환의 새벽아침풍경이다







날이 밝아오면서 개스는 조금씩 걷혀 가지만







일출은 기대난망이다







바람은 피어오르는 개스를 연신 윗쪽으로 밀어 올려보지만 힘에 부치는지 끝까지 밀어붙이질 못한다.







클릭하면 크게...

포스팅 된 모든사진이 다 그렇습니다. 사진을 클릭한 후 F11를 누르면 번거롭지 않게 보실 수 있습니다.






올 가을엔 오랫만에 천화대릿지나 해 볼까나?







시간이 지나도 윗쪽의 개스는 걷힐 기미가 보이지 않아 40여분을 머물다 내려선다(17:20)














오르는 동안 냉커피 한병을 다 비우고 물을 보충한다







마등령 고개에 올라서니 다람쥐가 반긴다(05:50)







먹을 것 좀 달라 보채는 것 같아 빵을 꺼내 한쪽을 건네니 허 이놈봐라 덥썩 손가락부터 문다..

이빨이 강한놈이라 그런지 제법 아프다.






빵 한쪽 받아 먹드니







고마웠던지 한동안 자리를 떠나지 않고 포즈를 취해준다







10여분동안 다람쥐하고 놀다 마등봉으로 올라 아침요기를 하며 쉬어간다(06:25)







단체산행을 할때면 내 사진한장을 못 남겼는데...







07시에 마등봉을 출발 너덜길을 내려선다. 이 곳은 너덜길이라기보단 자갈길 수준이다.







날씨가 좋으면 울산암이 멋지게 펼쳐지는 뷰포인트인데





















안개로 나뭇잎과 풀들이 젖어있어 바지가랭이가 흠뻑 젖었다. 찹스레인바지가 있지만 이미 젖은상태라 신발에 물이나 들어가지 말라고 빵 봉지로 임시처방을 한다.

불어오는 바람결이 차 저항봉까지 윈드자켓을 입고 움직인다.






여기를 지나다 외마디 비명을 지르고 털썩 주저앉는다

모자채양에 가려 보지도 못 했지만 돌들이 미끄럽다보니 발길에만 집중하다 그만 나뭇가지 밑둥을 정수리로 언더헤딩한거다. 순간 별들이 보이드니 한동안 앞이 허예진다.

대간종주 중 남진할땐 내림길이라 눈에 보여 그럴리는 없겠지만 북진하는 경우엔 사람 몇 잡지 않았을까 싶다.

나무껍질이 벗겨져 있는것도 어쩜 그 이유에서가 아닌가 싶다.

하루가 지나도 통증이 안 사라진다. 목이 눌리면서 신경도 눌렸는지 양 팔 안쪽부분이 바늘로 콕콕 찌르는 것 같이 따끔따금하다.

이러다 목디스크로 이어지는건 아닌지 걱정스럽다.



산길내내 산꿩의다리가 길 양쪽으로 즐비하게 피어있다







독버섯도 자세히 보면 이쁘다







구간 중 저항봉 말곤 유일하게 올라볼 수 있는 암봉이라 올라본다.







암봉에 올라 본 진행방향

산길은 암봉 아래로 나 있고 거친암봉들만큼이나 거칠기만 하다. 거기에 젖은 돌들이 미끄럽다보니 속도를 낼 수 가 없다.






지나온 방향














마등봉 - 저항령 구간 중 웅장함면에선 1249.5봉이지만 화려함만큼은 이 곳 암봉들이 갑이다.







이 너덜을 올라







저항봉을 넘어선다







대간꾼들한테 걸레봉으로 불리는 저항봉에 올라본다.

바위들이 걸레처럼 너덜너덜하다 해서 붙혀진 이름답게 바위들이 거칠게 늘어서 있다.






옆쪽으로 이어진 암봉도 마찬가지다.














저항봉을 내려서니 솔채 한송이가 반긴다














바람꽃도 몇 개체 보인다.

지금 대청봉엔 바람꽃이 한창일텐데 올해는 이넘들 보는걸로 만족해야 할 것 같다






바위채송화도 화려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오늘 여러번의 너덜길을 오르내리게 되지만 오늘만큼은 너무 펀한길이다. 미끄럽지 않으니 말이다.







저항령(09:55)

마등봉에서 07시에 출발했으니 2시간 55분만이다. 마등봉에서 약 3km정도 거린데 산길이 거칠고 미끄럽다보니 시간이 꽤 걸렸다.






유일하게 밧줄이 매달려 있는 구간인데 급한데다 바위가 젖어있다보니 상당히 미끄럽다.

어쩔 수 없이 밧줄을 잡았지만 너무 가늘어 힘쓰기가 불안해 중간 크랙지점에서 밧줄을 버리고 우측으로 이동 날등을 뜯으면서 올라선다






황철남봉으로 오르는 너덜길에 들어선다







남봉에 올라 점심요기를 하며 쉬어간다(10:50~11:10)







황철봉(11:20)







북봉으로 가는길에 있는 조망이 좋은 전망바윈데 올라본들...







이 너덜을 올라서면







황철북봉이다(11:55)







황철북봉을 내려서다보면 울 나라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긴 너덜길을 만난다.







평소같으면 징글징글한 너덜길인데 오늘만큼은 이 너덜길이 이리 편할수가 없다.







너덜길을 빠져나가 조금 진행하다보면







산길은 착해진다. 이젠 나무뿌리만 밟지 않으면 된다.







대간삼거리에서 우틀해 울산암으로 이어지는 능선길로 길을 잡는다(12:50)

산길은 한동안 착하다 봉우리 하나를 넘어서면서부터 급해지고 일부구간은 거칠기도 하다.






코뿔소를 닮은...







전망바위에서 간식을 먹으며 잠시 쉬어간다.(13:40)







아랫쪽까지 개스가 깔려 울산암도.. 달마봉도 보이지 않는다.







울산암 서봉안부에 내려선다. 걸음한지 딱 12시간만이다(14:10)







모래가 깔려있어 야영하기 딱 좋은 곳인데 가끔 국공들이 납신다는게 흠이다







서봉을 올려다보니 올라본들...







서봉안부에서 계조암까지 내려서는데 30여분(14:50)

흔들바위에선 대부분 사람들이 공식처럼 바위를 밀어본다, 정말 밀면 흔들릴까 하는 마음에서일게다.













울산바위엔 알몸으로 바위를 오르는 처녀의 뒷모습이 숨어 있다. 일명 비너스바위라 부르기도 하고 처녀바위라 부르기도 한다.

이 곳으로 오르는 암벽길이 비너스길이기도 하다.






아름다운 여인이 나신으로 엎드린 채 풍만한 엉덩이와 늘씬한 다리를 내보이고 있는 모습이 그리스로마신화에 나오는 비너스와 비견할만 하다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전설에 의하면 병든 아비를 위해 약초를 캐기위해 오르다 마귀할멈의 시기로 그자리에 굳어졌다는데

옷도 안 입은 이 처자의 풍만하고 늘씬한 몸매에 못생긴 마귀할멈이 시기한건 아닐까












계곡물소리가 우렁차다




























달마봉쪽에 강아지의 모습이 보인다







너무커서 강아지라기엔...







신흥사







부처님, 통행세 받으시느라 바쁘세요? 목욕 좀 하세용~







finish(15:40)







22km에 달하는 긴 걸음을 13시간 반만에 마치고 척산온천 앞 식당에 들러 초당순두부로 점심겸 저녁을 먹는다.

시장이 반찬이라고 순두부 한그릇 뚝딱 했지만 맛은 별루다.

식사를 마치고 온천장에 들러 온천욕을 하고 눈 좀 붙혔다 일어나 느즈막히 귀경길에 오른다(18:40)

집에 도착하니 밤 11시 30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