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장 - 보리암 - 상봉 - 추월산 - 수리봉 - 복리암 마을 - 주차장(T.34.9km)
올 겨울은 유난히도 눈이 내리질 않는다.
며칠 이어진 한파가 물러나고 기온이 올라가니 이젠 미세먼지가 극성이다.
일욜엔 전국이 미세먼지가 매우나쁨수준이란 예보다.
급기야는 수도권엔 미세먼지 경보와 미세먼지저감조치 발령까지 내린다.
근교산이나 가볼까 했는데 지방쪽은 좀 덜 할까 싶어 작년 가을 출사길에 가 보려다 못 가본 추월산으로 방향을 튼다.
추월산은 15년만인 것 같다.
마침 토욜과 일욜 밤사이에 눈 예보도 있던데 어떨런지...
가을산으로 잘 알려진 산이라 그런지 이른아침 주차장은 승용차 두대만 주차해 있을뿐 텅 비어있다.
주변은 옅은 안개로 흐릿하다.
기온은 -2도를 가르키지만 느껴지는 아침공기는 봄날이다.
아예 겉옷을 벗어 배낭에 넣고 걸음을 시작한다.
30분정도 오르다보니 보리암 중창(1983)의 공덕을 기리는 비가 세워져 있다.
옆쪽으로는 기도처로 보이는 굴이 보인다.
굴 안은 깊진 않다.
임진왜란당시 의병들의 은신처로 사용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제1등산로와 제2등산로로 갈라지는 지점을 지나면 보리암으로 오르는 제1등산로는 깔딱길로 변한다.
깔딱길은 보리암 정상(상봉)까지 이어진다.
얼마 후 가파른 나무계단길이 시작되고 계단은 보리암 정상(상봉)까지 계속 이어진다
전망대에서 올려다 보면 보리암이 눈에 들어온다.
담양호와 건너편 강천산 줄기들이 윤곽만 보일정도로 미세먼지가 극심하다.
이 곳이 이정도인데 수도권은 안봐도 비디오다.
올핸 눈이 귀하다보니 많은눈이 쌓인건 아니지만
그래도 눈을 보니 반갑기만 하다.
이제 추월산 정상을 위시한 호남정맥 마루금이 눈에 들어오고
답답~하다
사시사철 물이 마르지 않는다는 샘인데 물은 나오지 않고
보리암 하면 남해 금산의 보리암이 먼저 떠 오르는데
보리(菩
좀 억지스럽다.
그래도 상층부는 대기질이 좋아 보인다.
유유자적하며 오르다보니 상봉까지 두시간이나 걸렸다.(10:00)
날씨만 좋다면 멀리 무등산도 보일텐데...
상봉에서 정상까진 1.5km
정상은 호남정맥길에서 100미터쯤 옆으로 비껴있다.
정상으로 이어지는 마루금길은 대체적으로 유순한편이다.
이곳에서 정상은 100미터쯤 비켜있어 정상을 갔다 다시 돌아와야 한다.
거리표기가 지 멋대로다.
보리암 왕복구간을 감안해도 주차장에서 정상까지 족히 3.5km는 되는데 2.4km라고라?
정상까지 3시간(11:00)
추월산은 담양군의 최북단인 용면 월계리와 전라북도 순창 복흥면과 도계를 이루며 전라남도 기념물 제 4호이자 전라남도 5대 명산 중의 하나로 손꼽힌다.
우똑 솟은 암벽주변의 단풍과 그 위에 내려앉은 달빛을 비유하여 추월산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역사적으로는 금성산성과 함께 임진왜란 때 치열한 격전지였으며, 동학 농민군이 마지막으로 항거했던 곳이기도 하다
봄날같은 날씨에 바람도 없어 바위에 걸터앉아 맥주한캔 비우며 요기를 하고 있는데
한 무리의 단체산행객들이 올라오면서 시끌해진다.
진행방향이 북진이다보니 내림길마다 눈길이라 조심스럽다.
그렇다고 아이젠을 하기엔 애매해 그냥 내려서다
결국 한차례 미끄덩~한다.
대부분은 이곳에서 월계리로 하산을 한다.
예전엔 나도 그랬다.
오늘은 프리하니 수리봉까지 진행하기로 하고 계속 마루금길을 따른다.
복리암 마을이 내려다 보인다.
화살표는 하산루트
수리봉과 동쪽사면의 기암절벽이 모습을 들어낸다.
수리봉은 보통 독수리를 닮은 형상이거나 독수리가 살았다 해서 붙혀지는 이름인데
이 곳은 독수리를 닮은 형상이라 할 수 있겠다.
수리봉은 추월산 경관중 으뜸이라 할 만큼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고 있다.
그럼에도 추월산을 찾는 산객들 8~90%는 이 멋진 경관을 가까이서 보지 못하고 월계리쪽으로 하산을 한다.
배낭을 벗어놓고 지나온 마루금과 강천산 일대를 살펴보며 한참을 쉬어간다.
놀멍쉬멍하며 걷다보니 수리봉까지(약 5.8km) 5시간 40분이나 걸렸다.(13:40)
시간당 1km를 걷는셈이다.
올핸 컨셉을 츤츠니로 잡았는데 이런걸음도 나름 괜찮은 것 같다.
수리봉에서 복리암 마을로 내려서는 하산길은
급한데다 눈까지 쌓여있어 안전하게 아이젠을 착용하고 내려선다.
심적산까지 이어가고 싶기도 하다만...
복리암 마을로 하산길을 잡는다.
아무도 지나간 흔적이 없다.
눈길은 벗어 났지만 아이젠을 한채로 내려선다.
급한길에 낙엽도 미끄럽고 귀찮기도 하고...
급한 내림길은 소나무숲을 만나면서부터 완만해진다.
소나무숲을 빠져나오면 산길은 끝난다.
이 곳까지는 약 7.8km정도
복리암 마을 입구에서 주차장까진 2km정도
까짓것 이정도야...
차도 대신 마을길을 따라 걸어간다.
보리암 정상쪽으론 누워있는 스님의 얼굴상이 보이고
월계리에서 올려다 본 상봉에서 정상까지의 마루금은 스님이 누워있는 형상을 띠고 있다.
상봉은 얼굴쪽이고 정상은 발쪽이 되시겠다.
대형주차장엔 산악회 버스 두대가 보이고 아침까지 텅 비어있던 주차장은 차량들로 가득 차 있다.
사람들도 북적이는데 이 겨울 뭐 볼게 있다고 이리 많은 사람들이 찾았나 보니
담양호에 목책으로 둘레길을 만들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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