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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imbing/강원권

【20.02.16(일)】10.고루포기산










대관령 - 능경봉 - 고루포기산 - 오목골



계절은 입춘을 지나 우수를 앞두고 있는데 겨울이 역주행 한다.

토욜까지만해도 포근하던 날씨가 일욜부터 급격하게 추워지면서 전국 대부분 지역에 눈까지 내린다는 예보다.

어차피 눈 내리는 날엔 개스땀시 어딜가든 조망은 꽝일게고 설악 서북능선이라도 걸었으면 좋겠는데 보나마나 설악은 통제에 들어갈게 뻔하니

눈꽃이나 볼 생각으로 오랫만에 능경봉과 고루포기산을 찾아 나서본다.

근 20년만인 것 같은데 그때도 이만때쯤였던 것 같다.

워낙 조망이 없는 산이다보니 평소엔 인기가 없다가도 겨울만되면 상종가를 치는 산이기도 하다.


새벽에 비가 내렸는지 도로가 젖어있다.

신갈에서 영동고속도로로 접어들고나니 주변이 하얗게 변한다.

많은 눈이 내린건 아닌데도 내린눈이 나뭇가지에 그대로 달라붙어있어 멋진 설경을 연출한다.

주변 산들도 햐얗게 변해있다.

일부 휑~한 지역도 지나긴 했지만 둔내를 지날때까지 설경이 이어지니 기대만땅이다.

근데 이게 뭔 일이람?


평창휴게소를 지나 한고개를 넘어서니 갑자기 풍경이 확 바뀌어 버린다.

눈이 없는게다.

눈을 씻고봐도 눈이 보이지가 않는다.

동계올림픽까지 개최한 평창지역에 눈이 없다는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주변 산들이 휑~하다.





10:15

눈이라면 대표할만한 대관령에 올랐는데도 이렇다..

눈이라곤 보이지도.. 내리지도 않고 바람만 무지막지하게 불어대고 있다.

신발끈을 매려고 밖에 나왔다 깜놀하고 다시 차안으로 후퇴한다.

현재기온은 -1도지만 체감기온은 족히  -20도를 넘지싶다.

한마디로 무지무지 춥다.

많은 사람들이 선자령쪽으로 향하던데 소백산 칼바람과 맞먹는 선자령의 칼바람맛이 어떤지 알랑가 모를랑가?




이 장면을 담으려 몸을 돌리니 거센 맞바람에 몸이 뒤로 밀려난다..

그정도로 바람이 거세다.






오전에 2~7cm정도 눈이 내릴거란 예보와는 달리 휑~한 모습에 실망감이 크지만 그래도 개스가 짙으니 능선에선 상고대를 만날 수 있을거란 기대감을 가져본다.







산속에 들고부턴 거센바람은 피할 수 있지만 바람소리만큼은 온 산을 집어삼킬 듯 으르렁 거린다.





















고도가 높아지니 개스가....







야영을 하고 내려오는 사람들을 자주 만난다.







여긴 단체로







무거운 박배낭을 짊어지고 뭔 시추에이션인가 보니 가운데에 360도 촬영이 가능한 카메라가 세워져 있다.







11:05

능경봉까지 50분

인증샷을 남기겠다는 단체산행객들로 북적인다.





단체산행객들때문에 간신히...







제왕산과 강릉앞바다가 내려다 보일텐데...





















좌측 봉우리를 거쳐 우측 봉우리로 올라서면 전망대다.

고루포기산은 좌측 봉우리 어깨너머에 있을텐데 짙은 개스로 보이지는 않는다.






12:18

라면냄새가 코를 찌른다.

그 냄새에 허기가 몰려오지만 너무추워 잠시도 머물수가 없다.












안부에서 전망대로 오르는길이 가파르다.







12:48

전망대

능결봉 4.2km, 고루포기산 1km





뵈는게 없다.

시야가 트였다면 좌측으론 선자령이, 우측으론 능경봉이 보일거라 가늠해 본다.






전망대를 지나면서부터 상고대는 한층 더 화려해진다.














오목골로 내려서는 첫번째 갈림길이다.

정상 0.5km, 오목골 1.6km

여기서 내려서면 능선길로 내려서는 것보다 짧기도 하고 중간에 오목폭포를 거치기 때문인지 대부분은 이곳으로들 하산한다.

난 300m 지나 다음 갈림길에서 능선길을 따를 생각이다.




두번째 갈림길이다.

정상까지 200m를 왕복한다.

여기서 능선길을 따라 내려서는 거리는 이전 갈림길에서 오목골로 내려서는 거리보다 0.6km 더 길다.

정상에서 오목골입구까지 2.7km











13:15

에누리없이 딱 세시간만에 정상에 올라선다.

오래전이지만 처음 찾았을땐 정상석은 없었고 대신 나무판자대기에 써 놓은걸 들고 사진을 찍었던 기억이 난다.

고루포기산이란 이름은 다복솔이라는 키가 작고 가지가 많은 소나무들이 배추처럼 포기를 지어 많이 난다고 해서 붙혀진 이름이다.

대간길은 동남쪽으로 닭목령을 거쳐 두타산 청옥산으로 이어져 간다. 

정상석 뒷쪽(남쪽) 나무계단길을 따라 조금만 내려서면 고냉지 배추밭으로 유명한 안반데기가 펼쳐진다.











안반데기(창고사진)




























새끼곰 한마리가 엄마품에 안겨있는 모습처럼 보인다.







다시 갈림길로 내려선다.














하산은 주로 계곡길을 따르다보니 능선길은 눈이 다져지지 않은채 발자국들이 그대로 얼어있다보니 너른 임도길임에도 내려서는 발걸음이 편치가 않다.







가는 눈발이 날리기 시작하고.







이런 중무장 복장으로 산행한것도 올 겨울들어 츰이지 싶다.







처음엔 기모장갑을 꼈다 못 견디고 이걸로 바꿔 꼈는데 좋긴좋다.

오늘같은 날씨엔 딱이다.




















오목골 입구

좌측은 계곡길, 우측은 능선길






14:05

걸음을 마치고 택시를 콜해 대관령휴게소로...

콜택시 033-509-3301

택시비 10,700원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맞춰 건립했다는데 정작 오픈은 올림픽이 끝난 후에 했다한다.







14:30

원점으로...

기온은 -4도로 떨어져 있고 눈보라가 매섭게 몰아치고 있다.

산행내내 아무것도 못 먹고 이제서야 뜨끈한 차와 함께 요기를 하고 귀경길에 오른다.




고속도로는 평창쪽부터 정체가 시작된다.







눈보라는 원주를 지나고 나서야 잠잠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