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와 폭염, 허리케인까지 지구촌 곳곳이 기상이변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대한민국도 예외는 아니다.
길어진 장마는 게릴라성 폭우를 쏟아 부으며 전국 곳곳을 돌아가며 큰 피해를 남기고 있다.
이번주에는 수도권과 중부권을 강타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우중산행을 즐기고 기록이랍시고 남기려니 수해를 입고 한숨짓는 분들에게는 송구스럽기도 하다.
비로 시작한 8월
한주내내 이어온 장맛비는 오늘도 시간당 20~40mm가 내릴거란 기상예보에 우의와 레인팬츠까지 챙겨 넣고 집을 나선다.
사당역에서 일행들을 만나 편의점에서 커피와 샌드위치로 가볍게 요기를 하고 걸음을 시작한다.
우의를 걸쳤드니만 초보냐며 핀잔아닌 핀잔들을 하며 놀려댄다.
결국 얼마 못 가 깔딱이를 오르다 우의를 벗는다.
그 모습을 보고 또 한번씩 놀려댄다.
맞는 말이다.
여름철 우중산행에는 내리는 비 오롯이 맞으며 걷는게 정답이다.
비는 내렸다 그쳤다를 반복한다.
바윗길였던곳엔 계단이 놓여있고
10:10
바람한점 없는 날씨에 비에 젖는건지 땀에 젖는건지 온 몸이 축축해져간다.
뷰파인더에 습기가 차 후드가 돌아간지도 모르고...
결국 이곳에서 후드가 빠져 떨어졌는데도 모르고 올라선다.
약하게나마 불어주는 바람을 맞으며 잠시 쉬어간다.
암봉을 내려와 또 한번 긴 철계단을 올라서는데 활짝핀 무궁화꽃이 발길을 잡는다.
내가 미쳤어 내가 미쳤어 이 힘든일을 뭐가 좋다 하는건가 ㅜㅜ
누군가 써 놓은 푸념조의 글은 웃음을 짓게 하고.
저 암봉넘어 국기봉까지 두번씩이나 왕복하게 될 줄이야...
10:35
구름의 춤사위가 멋지다.
이 사진을 담고나서야 후드가 빠져있는걸 확인한다.
후드가격이 47,000인데 그냥 무시하고 가기엔...
국기봉까지 왔던길을 되돌아 가면서 찾아 보지만 결국 허탕치고 돌아온다.
뒤 따라 온 ㅍ님은 더 내려가 찾아보겠다며 국기봉을 내려서고...
눈썰미 좋은 종민형이 지나는 ㅁㄷ님을 발견해 함께하게 된다.
ㅁㄷ님한테 전후사정을 얘기하니 국기봉쪽 철계단 아래서 비슷한걸 봤다 한다.
덕분에 잃었던 후드를 찾고...
11:50
ㅍ님은 바닥까지 내려갔었다 한다.
결국 후드하나 찾겠다고 이곳에서만 1시간을 넘게 보낸 꼴이 됐다.
하마바위
마당바위
12:30
장대비가 쏟아지기 시작한다.
두분은 성이 안 차는지 정상을 거쳐 내려갔다 다시 학바위능선으로 올라오겠다며 능선에서 만나자 하고 잰걸음으로 앞서간다.
허기사 관악산을 밥먹듯 오르내리는분들인데 널널한 걸음에 보조를 맞추려니 오죽 답답했겠는가
관악문
한동안 퍼붓던 장대비는 그치고
관악문을 빠져 나오니 바람이 세차게 불어댄다.
태풍 하구핏의 영향도 있는 것 같다.
13:00
횃불바위에서 요기를 하고 계단을 내려서 관악사쪽으로 길을 잡는다.
알기로는 복원공사를 시작한지가 제법 오래된 것 같은데 아직도다.
연주암을 거쳐 다시 오름짓을 한 후 학바위쪽으로 능선길을 따라 내려선다.
아무래도 길을 잘 못 잡고 내려선 것 같다.
저 봉우리 전에 사진상 우측으로 길을 잡았어야 했는데...
건너로 보이는 학바위능선과 반대편 자운암능선 중간에 있는 능선으로 내려선게다.
마침 ㅁㄷ님한테서 전화가 와 제4야영장에서 만나기로 한다.
버섯바위
제4야영장에 내려서니 금세 ㅁㄷ님과 ㅍ님이 뒤따라 내려온다.
삼성산까지 찍고 내려와 다시 학바위능선으로 올랐다 내려왔다 하니 사람인겨 짐승인겨~
제4야영장 아래 계곡에서 몸을 씻고 우산을 쓰고 내려서는데 장대비가 쏟아지기 시작한다.
이번엔 천둥까지 동반한다.
그렇게 장대비를 맞으며 한참을 내려서고 있는데 ㅁㄷ님한테서 전화가 온다.
다들 공대쪽으로 갔댄다. ㅠㅠ
공대쪽 갈림길이 있는 다리에서 대략 500m는 내려선 것 같은데 어쩌랴 다시 빽이다.
초반에도 후드를 찾는다고 국기봉을 두번이나 왕복 했는데 막판에 와서 또다.
계산을 하고보니 공교롭게도 후드가격이다.
에휴~
왠느무 장마가 이리 긴지 신발이 마를날이 없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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