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긋지긋한 장마도 이제 막바지에 다다른 것 같다.
사흘동안 휴가에 들어간다.
토욜부터 임시공휴일인 월욜까지니 딱히 휴가라 하기엔 그렇지만 하루하루가 여금한 요즘시기에 장사치에겐 금쪽같은 날들이다.
올해는 코로나와 유례없는 긴 장마로 休暇를 休家로 보낸 이들이 많았지 싶다.
그럼 난 休山으로...
멀리 나서봤자 막바지 피서차량들로 도로사정은 안 좋을게 뻔하고 대신해서 올 들어 찾지 못했던 강북5산을 사흘에 나눠 찾아 볼 생각이다.
오늘은 1차로 불암산과 수락산을 이어보기로 한다.
근교산이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하다보면 보통 집에서 들머리까지는 2시간 가까이 소요된다.
버스한번에 전철을 두번 바꿔타고 4호선 상계역에 내려 걸음을 시작한다.
보통 불수종주는 주로 공릉산 백세문에서 시작하는데 오늘은 공릉산 구간을 패스하고 천병샘쪽으로 길을 잡는다.
백세문에서 시작할때보단 약 1.3km정도 짧아진다.
골목길을 빠져나가 미래산업고등학교앞을 지나 산길로 접어든다.
비는 오락가락 하고 온 몸은 금세 땀으로 범벅이 되 간다.
밤새 비가 많이 내렸는지 지류에도 물이 넘쳐흐른다.
한동안 둘레길을 따르다 운동기구들이 놓여있는 곳에서 좌틀해 천병샘쪽으로 올라선다.
등로인지 물길인지...
천병샘
음용불가다.
음용불가 판정을 받는 약수터들이 점점 늘어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11:45
걸음한지 1시간째
바람한점 없는 습한 날씨에 숨이 턱턱 막힐 지경이다.
목을 축이며 한타임 쉬어 간다.
개스가 몰려들면서 이내 조망은 막히고.
망태버섯
몇년만에 보는지...
버섯 중에서 가장 우아하고 아름다운 버섯이 아닐까 싶다.
주변에 몇개체 더 보이지만 이미 고주망태상태다.
불암산성(헬기장)
삼육대와 백세문으로 이어지는 길과 만나는 지점이다.
거북바위
12:45
정상까지 2시간
짙은 개스로 정상에 세워진 태극기가 희미하다.
쥐바위
다람쥐광장엔 단체산행객들로 북적이고
광대버섯?
13:30
뭔 공사를 하려는지...
덕능고개를 지나 쉼터에 앉아 간식을 먹으며 맥주한캔 비우는데 등짝과 다리가 따끔거려 살펴보니 산모기들이 떼를 지어 공격을 하고 있다.
모기떼들의 공습에 허겁지겁 자리를 뜬다.
집에와 물린자국을 확인 해 보니 등짝에 두방, 양쪽 허벅지와 종아리에 다섯방, 팔과 손등에 두방, 목과 양쪽귀에 각 한방씩
총 열두방이나 맞았다.
독성이 강해 약을 발라도 쉬 가라앉지가 않는다.
으~ 가렵다 가려워~
이동간에도 하루살이들까지 합세해 쉼없이 달려들다보니 여간 성가신게 아니다.
임시방편이지만 손을 쓰지 않고 도리짓만으로도 이넘들을 쫓아낼 수 있어 나름 괜찮은 방법이다.
14:35
이곳에서는 한참을 쉬어간다.
시야가 맑아지는가 싶더니만 그것도 잠시뿐
여성바위?로 올라선다.
등로는 아랫쪽에 우측으로 나 있다.
올라와 돌아보면 도솔봉이 보이고
치마바위위에서 또 한타임 쉬어간다.
.
치마바위
여궁바위와 남근석
하강바위
남근석
14:20
수락산 정상에 올라서니 젊은이들 여러명이 사람한명을 둘러싸고 웅성거리고 있다.
가까이 가 보니 내 또래쯤 되는 사람(사진상 노란옷)이 양쪽 허벅지에 쥐가 나 걸을수가 없다며 119에 전화통화를 하고 있다.
통화내용을 듣자하니 119쪽에서도 난감해 하는 듯 하다.
쥐 났다고 구조대까지 부르니 119에서도 얼마나 황당했겠는가
통화를 끝내길래 "구조대 보내 준답디까" 하니 일행 있으면 부축받고 내려가라 했다는데 일행도 없댄다.
모른척 지나기도 뭐해 치료해 줄테니 바지 좀 내리라 하니 이 양반 멀뚱멀뚱 쳐다만 본다.
"빤스 안 입업소? 바지 내리라고요~"
양쪽 허벅지에 플랙스파워를 발라주고나서 조금 지나면 괜찮아 질테니 그때 천천히 내려가시라 하고 정상을 내려선다.
참고로 쥐 났을때 플랙스파워(일명 박찬호 크림)가 직빵이니 작은사이즈로 하나 챙겨 다니시길 권장한다.
기차바위는 우회한다.
너무 힘들어 중간에 장암역쪽으로 내려설까 하다가도 땀에 절은몸을 씻을데가 없으니 선택의 여지없이 도정봉까지 길을 이어간다.
17:40
도정봉
정상을 지날때까지 오락가락하던 비는 이제 완전히 그친 듯 하다.
동막봉
이곳에서 능선은 좌우로 갈라진다.
주로 좌측 능선을 따랐는데 오늘은 오른쪽 능선을 따라 내려선다.
거리는 좌측능선길보다 약200m정도 길다.
의정부시내
어느순간 개스가 벗겨졌다가도
금세 또 개스에 휩싸이고
산행내내 드러내지 않던 도봉산이 흐릿하게나마 이제서야 모습을 드러내 준다.
카메라도 힘들었나보다
불암구간에서 랜즈캡이 망가지드니만 이젠 모니터까지 맛이 갔다.
그동안 우중산행에 나름 커버한다고는 했지만 연이은 우중산행에 습기를 버텨낼 재간이 없었나 보다.
18:40
동막골 들날머리
폭포샤워를 하고
1.5km를 더 걸어 회룡역으로...
역근처 호치킨에 들어가 카스 두병과 이슬이 한병을 비우고 1호선 전철에 몸을 싣는다.
힘든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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