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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아침부터 내린비가 일욜 아침까지 이어진다는 예보에 늦잠을 자고 일어나 느즈막하게 산행채비를 하고 집을 나선다.
오늘은 북한산의 야생화를 찾아가는 산행이다.
젊은시절 산에 들면서부터 그동안 수백번은 넘게 찾은 북한산이지만 야생화를 목적으로 하는 산행은 이번이 츰이다.
시기적으로 좀 늦은감은 있지만 북한산에서 청노루귀를 볼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오늘의 걸음은 충분하지 싶다.
밤골 - 인수봉 한바퀴 - 숨은벽능선 - 밤골
산으로 가는길
벚꽃나무 가로수엔 벚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어있고 비가 그친 하늘도 조금씩 열려가고 있다.
간만에 보는 쳥명한 날씨다.
전날 흠뻑 내린 비로 쥐오줌 흘리 듯 하던 폭포도 제법 근사한 모습을 보여준다.
늘 한타임 쉬어가는 곳에 서니 가슴까지 신원해지는 느낌이다.
봄철 이리 청명한 날이 몇번이나 있던가?
바위와 소마무의 앙상블이 멋지다.
북한산의 3대릿지라 할 수 있는 인수릿지, 숨은벽릿지, 염초릿지
개별꽃은 봄철이면 흔하디 흔한 꽃인데 오늘만큼은 귀하기만 해 한 컷 담아준다.
산괴물주머니
꽃말은 보물주머니다.
노루귀 동네에 들어서 보니 개체수는 많아 보이는데 전날 내린 비로 대부분 꽃잎들을 닫은채 땅바닥에 쓰러져 있다.
애처로워 쓰러져 있는 아이들을 일으켜보려 하니 꽃잎들이 우수수 떨어진다.
끝물인게다.
북한산에도 노루귀 자생지가 몇 곳 있는데 알음알음 알려지면서 발길들이 잦아지고 일부 몰지각한 이들로 인해 점점 개체수가 줄어들고 있어 안타깝다.
북한산엔 대부분 청노루귀들이 자생하고 있는데 간간이 흰노루귀들도 보인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땅바닥에 납작 쓰러져 있는데 올곧진 않아도 고개를 들고 있는 아이들을 만나니 반갑기 그지없다.
이 아이는 땅에 쓰러져 있는걸 조심스럽게 일으켜 세워...
노랑제비꽃은 온 산에 지천으로 피어있다.
인수봉을 휘감으며 돌아가는길에선 처녀치마가 종종 눈에 뜬다.
처녀치마라는 이름처럼 꽃 모양과 색깔이 미니스커트 같기도 하고 캉캉치마 같기도 하다.
인수봉
구조대길
봄철 서울에서 오늘같이 공기질이 깨끗한 날이 몇날이나 있을까 싶다.
오봉과 도봉산 총사령부
수락산과 뒤로 천마산
잠수함과 족도리
4월 11일까지는 봄철 해빙기간 등반금지라 놀이터가 텅 비어 있다.
수락산 뒤로 주금, 마대, 철마. 뒤로는 서리산과 축령산이 선명하다.
태백제비꽃?
인수봉 안부에서 인수계곡으로 내려서는길엔 처녀치마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북한산 최대의 군락지가 아닐까 싶다.
인수봉을 한바퀴 돌고나서 다시 노루귀밭에 와 보니 아까전이나 별반 차이가 없다.
이 아이도 쓰러져 있는걸 나뭇토막에 기대어 놓고...
화창한 날씨는 아니지만 서해바다와 마니산까지 시야에 들어 올 정도로 시야가 맑은 하루다.
올해 한번쯤은 올라봐야겠지?
노랑제비꽃밭
17:50
원점 in
클린산행 수거물
대부분 비탐길에서 수거된 쓰레기들인데 비탐길 다니시는분들 각성합시다.
수거물은 밤골탐방센터 화장실 휴지통안에...
국공님 분리처리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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