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동계곡...
여름이든 가을이든 겨울이든 여러해 동안 매년 한차례씩은 찾는 것 같다.
그만큼 좋은 곳이란 방증일게다.
다만 산행거리가 20km가 넘다보니 체력적 부담에 이젠 버거워지는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안 갈 순 없고...
가야동코스에 비해 7km정도 짧은 곡백운코스를 초이스 한다.
백운계곡은 2012년 첫 걸음을 시작으로 이번이 열번째 걸음이다.
가야동팀은 17명, 곡백운팀은 10명
한계령 - 한계삼거리 - 곡백운계곡 - 수렴동대피소 - 영시암 - 백담사
05:20
한계삼거리
보통 1시간 반이면 족한 거린데 2시간 20분만에 올라선다.
나이 칠십...
옛날 같으면 꼬부랑 할배가 되고도 남았을 나이지만 지난날의 화양연화만을 논하며 세월을 까 먹기엔 아니다 싶어 3개월전 입은 발목골절로 아직은 온전치 못 한 지설형을 꼬셔 왔는데 어느정도 예상은 했지만 역시 무리였나보다.
많이 힘들어 한다.
맥주한캔 들이키며 인절미 몇개 목구명에 넘기고 잠시 쉬어간다.
지설형은 민폐가 될까싶었는지 요기도 안 하고 먼저 곡백운으로 내려간다.
지설님 카카오스토리에서 옮겨 온 글
흔적(痕跡)을 찾아서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三伏의 오후 3시
오랫만에 보는 반가운 얼굴과 마주 앉아 술을 마신다
발목 골절로 3개월 만에 마시는 알콜이
찌릿찌릿 목줄기를 타고 흐르고
한낮의 열기에 온몸이 후끈 달아 오른다
약속은 지키라고 있는 것
조금은 무리란 생각이 들지만 완전한 때 란 없다
"무모한 도전" 일지라도....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나의 선택이 함께하는 동료들에게 민폐(民弊)가 되어서는 안되겠지만....
토욜 23시50분 완전하지 않은 컨디션으로 복정역에서 버스에 오른다
자정을 넘긴 새벽 가로등 블빛도 졸음에 겨워
깜빡이고 있는 인제 버스 터미널 앞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박인환을 떠올린다
세월이 가도 잊혀지지 않는
술병에 별이 떨어지는 소리 남겨 두고
너무 일찍 별이 된 사람!
한계령 새벽 3시 산행 시작이다
열여덟 소년 덕수가 집 나간 엄마가 그리워
서북주릉을 헤매다 바람과 비구름에 등 떠밀려 터벅 터벅 오르 내리던
그길을
일행들의 맨 뒤에서 천천히 올라간다
한 시간이면 가능한 한계
삼거리에 두시간 반을 넘겨 도착
기다리고 있는 일행들을 앞질러 곡백운으로 들어선다
무엇이 나를
이 길 없는 溪谷
비바람에 벌러덩 넘어져 나를 가로 막는 썩은 나무를 타고 넘어 등나무. 다래. 머루나무 줄기 얼킨 실타래처럼 울울창창(鬱鬱蒼蒼)한 밀림속을
나는 왜 홀로 꾸역 꾸역
헤쳐 나가고 있는지 ...
이런 생각에 빠진 나를 향해
저 산은
이제 그만
내려가라 내려가라 하고
한 줄기 바람이
내 젖은 어깨를 흔들며 관찮다 관찮다며
저 아래
구곡담 계곡으로 꿍쾅거리며 달려 간다
오래 전 젖은 담배 태우는 少年 덕수의 등을 떠밀던 그 날처럼....
빠알간 모자를 쓴 여인 하나 저 만치 나풀나풀 내 시야에 아롱대는데...
2024/8/4
공룡쪽
대청쪽은 곰탕이다.
가리봉은 구름모자를 썼고...
06:25
정글길을 40분정도 내려서다보면 곡백운 상단이다.
20분정도 쉬고...
07:30
여기서 1차 풍덩하며 한참을 놀다간다.
곡백운은 처음이라는 구엽초님은 연신 감탄사 연발에 물만난 물개마냥 수영까지 즐기며 즐거워 한다.
백운폭포 상단
08:10
백운폭포
먼저 내려선 지설님이 쓸쓸해 보인다.
함께하지만 함께하지 못하는 지 맴이 맴이 아니구만유
발목때문에 제대로 딛질 못 하는 것 같아 압박밴드를 꺼내 발목을 감아보지만 얼마나 도움이 됐을런지...
09:00
곡백운, 직백운 합수곡
여기서 두시간 동안 먹고.. 마시고...
한뎃잠까지...
11:00
긴 쉼을 끝내고...
11:30
마지막 옥녀탕에서 풍덩하며 30분정도 놀다간다.
그동안 비가 내리지 않아 그런지 물은 맑은데도 가생이쪽으론 돌멩이에 이끼들이 붙어있다.
이곳을 지나면 수렴동길이 지척
12:40
수렴동 대피소
13:10
쉼 없이 영시암을 지난다.
길골에서 마지막 알탕을 하려면 땀 좀 내야니까
길골로 들어가 마지막으로 풍덩하고 옷을 갈아 입는다.
14:20
백담탐방지원센터에서 정리를 하고 있는데 폰토스님한테서 전화가 온다.
지금 영시암이라고...
작년보단 30분정도 단축된 것 같다.
곡백운팀 10명 전원이 합류해 백담사로...
14:50
11시간 50분만에 fin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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