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번째 나물산행...
이번엔 설악이다.
예보상으론 비를 피할 수 없겠지만 봄이 주는 보물은 다 타이밍이 있는지라 늦출수도 포기할수도 없는 일...
04:00
가능한 오전 중으로 숙제를 끝낼 생각으로 이른 새벽시간에 걸음을 시작한다.
보물을 찾아가는 여정엔 잡목과의 전쟁은 숙명과도 같다.
어디 거져 얻을 수 있는 보물이 있겠는가?
05:40
일출보기 딱 좋은 장소다.
유일하게 조망이 트인 곳이기도 하고 보물창고도 가까이에 있어 잠시 쉬었다 간다.
06:00
두시간만에 첫번째 보물창고 곰취밭에 도착했다.
고도 620m 정도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은 적당한 크기로 최적기에 찾은 것 같다.
간간히 병풍취도 보이지만 다음 보물창고에서 만날 아이들이라 간섭하진 않는다.
올때마다 간섭하지 않았더니 개체수가 좀 늘어닌 듯 보인다.
06:40
곰취밭에서 40여분간 머물며 배낭에 반을 채우고 다음 보물창고로 이동한다.
사륜구동으로 올라서지만 경사도 심하고 낙엽이 미끄럽다보니 엎으러지기 일쑤다.
이미 철쭉은 대부분 지고...
고도 760m전후 주능선에서...
능선길을 버리고 사면을 가로지르며 두번째 보물창고를 향해 고도를 낮춰간다.
사면길은 잡목과의 전쟁은 피할 수 있지만 경사가 심해 긴장감 백배로 이마엔 식은땀이 흐른다.
결국 두번째 보물창고에 다다를때쯤 스틱한짝을 부러트리고 만다.
이참에 개비해야겠다.
09:00
두번째 보물창고 병풍취밭
곰취밭(620m) 보다 10m정도 높은 지역이다.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은 상태로 이곳도 최적기에 찾았지 싶다.
한잎 따서 입에 넣으니 식감도 연하고 입안에 퍼지는 향이 끝내준다.
쌈나물의 제왕답다.
줄기도 연해 칼을 이용하지 않고 손으로 뜯는데도 뚝뚝 잘 뜯긴다.
병풍취밭에서 1시간여간 머물며 배낭에 나머지 반을 채우고 계곡으로 내려서 계곡길을 따라 하산하다.
딱히 나 있는 길도 없고 거칠고 험한지라 긴장의 끈을 놓을수가 없다.
비라도 와 바위가 젖어 있었다면 통과하기 쉽지 않았을 것 같다.
12:15
계곡길 3km여 구간을 내려서는데만 세시간 가까이 걸렸다.
알탕을 하고나니 투둑투둑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비 맞을 각오를 하고 왔는데 타이밍이 기가막히다.
고단한 여정였지만 보물을 짊어지고 걷는 발걸음은 가볍다.
고진감래다.
보물을 찾아가는 힘듦보다
보물을 얻는 기쁨, 나눔의 기쁨은 두배이니
내년에도
또
찾을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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