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보름여만에 산지기 정기산행에 함께한다.
간만에 공룡길이나 걸어볼까 했는데 한여름 날씨라 땡볕을 피하는게 낫겠다 싶어 화채코스를 택한다.
먼저 오색에 네분 내려 드리고 각두골 입구로 간다.
각두골로 들어서는 들머리는 두군데...
민가가 있는쪽은 임도형태라 편하긴 하나 한밤중에 지나려면 견공들이 짖어대 좀 찝찝하기도 하고 임도길이 끝나면 계곡을 한차례 건너야 하는데 올핸 비도.. 눈도.. 잦았던 탓에 계곡마다 물이 풍부한 편이다.
특히 강원권 고산의 계곡들은 물이 철철 넘쳐날 정도다.
그걸 감안해 아랫쪽 들머리로 들어서려 한건데 편한길로 가겠다며 다들 민가쪽 들머리로 향한다.
후회할텐데 하며 친구랑 둘이서만 다리쪽 들머리를 통해 각두골로 들어선다.
각두골 - 관모지능선 - 관모능선 - 화채능선 - 피골 - C지구상가
예상했던데로 계곡물이 많아 평소에 건너다니던 곳에서는 계곡을 건너지 못하고 우왕자왕하고 있다.
윗쪽에 건널만한 곳이 보여 그쪽으로 이동시켜 계곡을 건너는데 한분이 착지점을 잘 못 짚어 미끄러지며 풍덩한다.
계곡을 건너 조금 더 진행하다보면 연이어 두번 더 계곡을 건너야 하는데 첫번째는 수월하게 건널 수 있었으나 두번째가 문제다.
디딜만한 바위간격이 길어 물에 빠지지 않고는 건너기가 쉽지않다
남자들이야 어찌어찌 건넌다 하지만 남자라고 다 그런것도 아니고 더군다나 여성분들은 아니올씨다다.
족히 30~40kg은 되는 돌덩이 하나를 옮겨 징검다리를 놓았지만 이마저도 겁 많은 여성분들한텐 쉽지 않다.
대부분 계곡을 건너는걸 보고 능선으로 길을 잡고 선두에서 치고 올라선다.
당연 모두가 뒤따라 올라설거라 생각했지 이 마당에 누가 계곡치기를 하리란 생각을 할 수 있었겠는가?
그렇게 코박고 한참을 올라서면 한타임 쉬어갈만한 묘지가 나오는데 그곳에서 후미를 기다리며 한참을 쉬어간다.
후미에 있는 인원은 9명...
긴 기다림에도 올라오지 않자 만독님께서 길을 잘 알고 있는분들이 있으니까 걱정하지 말고 진행하자 한다.
05:25
다시 각두골 상단으로 내려서 계곡을 건넌다.
보통 2시간 30분정도 걸렸는데 2시간 50분만이다.
떡 한쪽씩과 커피를 마시며 후미도 기다릴겸 잠시 쉬어간다.
연령초
오름길 주변으로 곰취가 많이 나는 곳이라 곰취 등 산나물을 간섭하며 관모능선으로 올라선다.
고도를 높히다 보면 박새들을 자주 만나게 되는데 한결같이 다들 누어있다.
며칠전 내린 폭설에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쓰러진게다.
관모능선으로 오르는 길은 경사도 급하고 몸땡이를 잡아끄는 잡목가지들이 많아 오르는게 여간 힘든게 아닙니다.
후미를 기다린다는핑계로 쉬엄쉬엄 올라선다.
그러다보니 아벨님께선 속이 터졌는지 먼저 진행했다 한다.
눈을 밟으면 녹고있는 중이라 죽죽 미끄러진다.
07:55
참 힘들게 관모능선에 올아섰다.
걸음을 시작한지 5시간 20분만이다.
오는동안 몇차례 폰토스님한테 전화도 해 보고 톡도 보내 봤지만 연락은 안되고 다시 전화를 해 보지만 역시나다.
한번쯤은 전화가 올 법도 한데 연락이 안 되니 이젠 뭔 일이 있나하는 걱정까지 든다.
화채능선
관모능선
능선길은 잡목지옥이다.
초소까지 가는데도 억센 잡목들을 헤치고 가야한다.
바로 앞 사람이 안 보일정도다.
08:10
화채 들머리까지 5시간 30분
상시 근무자 없는 빈 깡통초소지만 9시이후엔 조심해야 한다.
당연 대청은 거칠 줄 알고 왔는데 바로 화채길로 들어섰다고 전화가 와 대청을 10여미터 남기고 뒤 돌아선다,
관모능선 상단 북사면은 며칠전 내린 폭설의 흔적이 아직도 남아있고....
화채길에 들어서면 조망이 트인곳이 몇군데 없는데 조망처마다 같은 듯 다른 듯한 외설악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화채능선길도 거칠고 험한편이라 녹녹치 않은 길이다.
가끔은 잡목가지들한테 싸대기를 맞기도 한다.
09:10
완만해진 능선길에 들어서 도란도란 모여앉아 곰취, 참취, 당귀, 풀솜대 등으로 쌈을 싸 먹으며 산상만찬을 즐기며 길게게 쉬어간다.
5인분의 밥과 쌈장을 준비해 오신 풀씨님 덕에 맛난 산상만찬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귀경길에 설레임까지 쏘시구
감사요~
10:01
산상만찬을 끝고 길을 이어가는데 폰토스님한테 전화가 온다.
전화왔다는 소리에 다들 환호한다.
닫,ㄹ 그만큼 태웠다는게다
어디쯤 올랐는지 여쭈니 이제 관터골 상단(관모능선으로 접어드는 곳)에 올랐단다.
계곡치기를 하며 오르느라 물이 많아 개고생했다는데 계곡치기란 말에 황당하기도 하고 헛 웃음이 나온다.
우린 그곳까지 2시간 50분 걸렸는데 6시간 35분만에 도착했으니 순탄치 않았을 그 과정이 그려진다.
앞으로 1시간정도면 관모능선에 오를 것 같다 하는데 택도 없는 소리다.
어쨋든 연락이 닿았으니 걱정은 버리고 우리팀만 신경쓰며 길을 이어간다.
대,중,소
11:20
화채봉 아래 비탁터에서 또 한차례 길게 쉬어간다.
폰토스님한테 전화를 하니 통화가 잘 안 되 관모능선에 오르면 다시 통화 하기로 한다.
세분이서 100여미터 아래에 있는 샘터로 식수를 보충하러 간다.
여기서 물을 보충하지 않았드라면 클날뻔 했다.
받아온 물을 벌컥벌컥 마신다.
시원한 물 맛이 꿀맛이다.
비박터에서 쉬고 있는데 폰토스님한테 전화가 온다.
수신시간을 보니 11시 53분이다.
1시간정도면 오를 것 같다 했는데 근 2시간만에 관모능선에 오른게다.
시간상 아홉명이 다 완주하기엔 쉽지 않을 것 같아 진행을 어디로 할지 여쭈니 화채길로 내려설거라 한다.
C지구까지 10km 거리라 쉽지않은 걸음이겠지만 워낙 준족들이니 믿고 비박터를 떠나 길을 이어간다.
중간에 다시 통화를 하니 나부꼬님, 메텔님, 솔개님, 공산님 네분은 오색으로 내려섰다 한다.
지지불태라 했는데 네 분 잘 판단한게다.
나머지 다서분이야 날라다니는 분들이니 시간은 맞춰 내려올 것 같고...
일행 일곱분은 화채봉으로 오르고 친구랑은 우회길을 따라 먼저 진행한다.
피골능선 갈림길에서 일행들을 기다리며 긴 시간 쉬어간다.
14:00
삼거리에서 피골방향으로 올라선다.
마지막 오름길이다.
길을 잘 못 들었다.
마지막 오름을 하고나서 좌측 능선길로 길을 잡았어야 했는데 달마와 눈 맞춘 사이 선두가 직진을 해 버렸다.
너무 앞서가 있어 불러 세우기도 뭐해 하는 수 없이 뒤따라 내려서는 길이 어찌나 급하던지 디지는 줄 알았다.
경사각이 족히 50도는 넘지 싶다.
작년에도 갈림길을 놓치고 직진하는 바람에 고생들을 시켰었는데 데자뷰다.
두다리 후덜거리며 어찌어찌 지계곡에 내려섰지만....
본 길을 만나기까진 한참을 더 가야한다.
15:50
본길을 만나 피골로 내려서 다섯분은 알탕하러들 가고...
세명만 c지구상가로 가 먼저 걸음을 마친다.
13시간 25분만이다
전주식당에 들어서니 먼저 와 있는 아벨님과 바람돌이님이 술잔을 기울이고 있다.
오색에서 천불동코스를 따른 자우님도 도착해 있다.
전주식당에서 샤워를 하고 환복한 후 제육볶음과 김치찌개로 허기진 배를 채운다.
어찌나 갈증을 느꼈던지 쏘맥몇잔 오버해 마셨다. ㅎ
화채길을 따른 마지막 다섯용사분까지 식사를 마치고 귀경길에 오르다보니 출발시간이 40분정도 늦어진다.
산악회 버스를 이용했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거기에 오색으로 탈출한 네분까지 픽업할 수 있었으니 단독진행의 프리미엄이지 싶다.
화채코스 1진 9명, 2진 5명
공룡코스 2명
천불동코스 3명
오색탈출 4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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