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가 건네준 가까운 것들에 대한 아름다움, 그리고 소중함
※산행길 : 한계령 - 삼거리 - 귀때기청봉 - 대승령 - 장수대(12.6km/살방살방놀방놀방10시간25분)
일주일전 무박산행으로 설악 서북주능길을 가기로한 검봉결의가 있는데 주말에 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다
허나 어쩌랴...
토요일부터 내린다는 비는 오후 늦게까지 구름만 찌푸리고 있을뿐 비는 오지않을 것 같다
역시 구라청이야 ㅎㅎ
밤 늦은시간 약속장소로 집을 나서는데 그제서야 가는 빗줄기가 차창을 적시기 시작한다
요런날은 진실청이군 ㅋㅋ
오후 10:50에 당산역에 4명이 모두모여 설악으로 향한다.
서울을 벗어날수록 빗줄기는 굵어져만간다.
제발 이밤까지만 내려주길 마음속으로 간절하게 바래본다.
우중산행을 각오하고 떠나는 길이기에 모두가 즐거운마음이다
헌데 고선배님께서 지난 검봉산행 후 고뿔에 걸리신 후 아직까지 아이엔지상태라 하신다.
날도 궂은데 야간산행은 좀 그러니 도착해서도 비가 내리면 날 밝으면 오르자 하신다.
넉넉하게 10시간을 예정한 산행이고 귀경 후 수원까지 가야 할 수목이님이 있기에 새벽3시쯤에 오르리라 생각했었는데...
어쩌랴... 인생선배님말씀 귀기울여 나쁠일 없을진데...
설악으로 향하는 밤 늦은 도로엔 지나는 차량들도 거의 없다.
준법운행을 하며 장수대에 도착, 차안에서 또독또독 차 지붕을 때리는 빗소리를 자장가 삼아 1시간여 잠을 청한 후
새벽4시30분 알람소리에 맞춰 눈을 뜬다.
주변은 어느새 밝아져오고 비는 아직도 내리고 있다.
라면으로 아침식사를 했지여
산에서 점심한끼만 해결하리라 생각하고 4명이 라면과 함께 먹을 수 있는만큼 밥 좀 준비 해 오시라했는데
두 누님들 밥만 쏙 빼먹고 오셨지여
반찬만 가득담고..
ㅎㅎ
오는길에 편의점에 들러 햇반을 샀는데 역시 밥은 집밥이 최고지여
^^
아침 6시쯤 장수대 앞 풍경이지여
06:15
들머리인 108계단이지여
우의에 스패츠에 단디 무장하고
렛츠 가여~
탐방지원센터전 세워져 있는 이 비(碑)는 한계령 도로를 만들다 희생된 7명의 영혼을 위로하는 위령비지여
한계령은 1966년 착공 1971년 12월 완공까지 6년간에 걸쳐 육군 제1102 야전공병단 장병들에 의해 이루어졌으며,
1979년 9월20일부터 1980년 12월30일까지 도로를 확장 포장한 바 있지여
산행길은 늘 해피하지여
맞지여?
산행시작 얼마지나지않아 빗줄기가 멈추기 시작했져
강아지가 벌 받고 있나바여
ㅎ~
07:05(50분경과)
멧돼지의 식흔들이 등산로 주변에 수도없이 있었지여
혼자가다 멧돼지 만나면 워치케해야 하지여?
스폰진가를 봉게 우산을 펼치면 달려오다가도 멈추는거 봤어여
맞아여
혼자댕길때 우산을 가지고 댕기셔여 ㅎ~
07:40(1시간25분경과)
아직까지 수해의 상흔은 그대로 남아 있어여
07:55(1시간40분경과)
서북능선 3거리(1,356m)
←한계령 2.3km, 귀때기청봉 1.6km →
여기서 대청길과 서북주능길로 가리지져
좌회전하면 귀때기청길, 우회전하면 대청길
따뜻한 커피한잔씩 마셨지여
여름에 왠 따뜻한 커피냐구여?
그람 비오는날 1,000고지 넘는 곳 올라바여 션한 커피 마시고 싶은지
ㅋ~
단체그림이지여
ㅎ~
08:25(2시간10분경과)
단체 맞지여?
네명 다 모였자나여
ㅎ~
너덜길엔 길 잃지마라고 밧줄을 쳐 놓았지여
반드시 밧줄따라 가야져
무시하고 걍 올라가면 허벌나게 고생할꺼예여
ㅎ~
거바여
고생하자나여
ㅋ~
그래도 오름길의 너덜은 내림길에 비해 재미가 있지여
거바여
재밌어 하잖아여
ㅎ~
09:40(3시간25분경과)
귀대기청봉(1,578)
←한계령매표소 3.9km, 대승령 6.0km→
귀때기란 치솟은 산봉우리가 마치 귀때기 형상과 같다 하여 그 이름이 붙여졌다하기도 하고,
자기가 제일 높다고 으시대다가 대청, 중청, 소청 삼형제에게
귀싸대기를 맞아 귀때기봉이라 이름 붙여졌다는 우스갯 소리도 있지여
남들이 다 그렇게 야기들 해여
ㅎ~
여기서 중청, 공룡, 용아, 회채를 션하게 볼 수 있지여
대청은 중청이 버르장머리없게 가려 안보이져
근데 설악이 식구들은 아직도 목욕탕안에서 때 벗기고 있나바여
김 때문에 섹시한 몸매가 안보이네여
ㅎ~
이젠 대승이 만나러 가야지여
10:15(4시간경과)
바우틈에서 자라는 식물들을 보면서도 감탄하는 수목이님
감성은 아직도 소녀티즘이 넘쳐나져
ㅎ~
재밌나바여
ㅎ~
10:50(4시간35분경과)
오늘 산행중 츰으로 만난분이지여
이분도 안개비 맞으며 홀로 청승맞게 산행하다 우릴보고 디게 반가웠을꺼예여
ㅎ~
11:15(5시간경과)
13:00(6시간45분경과)
축하한다고 솜다리가 반겨주데여
햇빛이 빤짝였음 섹시한 하얀팬티 뽐냈을텐데 안개비에 팬티까지 젖었네여
ㅎ~
킹콩인줄 알았져
ㅎ~
대승령까진 이런 여러개의 계단길을 오르내리지여
13:10(6시간55분경과)
배낭 맨 산꾼같아여
뽀민아빠가 깡말라서 근육질이 부러웠능가가바여
ㅋ~
실제는 이보다 더 거지꼴이였지여
14:05(7시간50분경과)
←귀때기청봉 4.2km, 대승령 1.8km→
이제 1시간정도만 가면 대승령이져
연리목?
짝퉁이져
북한산연가 표지기도 달았지여
14:55(8시간40분경과)
대승령
장수대쯤 도착할 시간인데 이제야 대승령에 도착했져
너무 살방거렸나바여
ㅎㅎ
허그트리라고 푸른이가 이름 붙였지여
맞능거같지여?
디딤돌까지 만들어 놓았잖아여
맞다고 해여
여기지나면서 이 나무 한번씩 안아볼자나여
ㅎ~
15:50(9시간35분경과)
아래 계곡물은 대승폭포로 흘러가지여
16:00(9시간45분경과)
대승폭포 전망대
좀전까지 햇살이 비추더니 갑자기 여우비가 흩뿌리데여
대승이가 효자였능가바여
머찌져?
울나라 3대폭포에 드간다자나여
예전엔 없던 데크계단길이 예쁘게 설치되어 장수대-대승령간 오르내리는길이 훨 수월해졌네여
아직도 한계령은 샴푸하고 있네여
16:40(10시간25분경과)
이제 다 내려왔어여
한계령휴게소에 세워둔 달구지를 회수하려 히치 좀 하는데 지나는 차도 없고 어쩌다 있어도 야박하게 걍 가데여
ㅜㅜ
태워주면 그분께 드릴려구 존거 준비혔는디
바부들이져
ㅋ~
지나가는 택시가 서데여
어디...?
한계령...!
만원만...!
미쳤냐?
그럼 오천원만...!
그려 갑시당
ㅋ~
장수대에서 한계령까지 7.3km길 오천량에 차량 회수해서 왔지여
근데 아직도 한계령은 샴푸질하고 있네요
ㅎ~
선배님, 두 누님들... 고르지 못한 날씨에 거칠고 질퍽했던 능선길 밟으시느라 수고들 많으셨습니다.
활짝개인 날씨에 확트인 조망권이란 복을 누리진 못했지만 평소 잘 느끼지 못했던 것들에 대한 아름다움을 새롭게 느낄 수 있었던 산행길이었다 생각합니다
쬐금은 아쉬움을 남기고 올 줄 아는 여유로움도 가져봤구요
함께 해 주셔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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