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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난 주엔 귀차니즘 때문에.. 엇그젠 목구멍이 포도청인지라 민주지산을 못 가 대박을 놓쳤던게 으찌나 아쉽던지 내내 민주지산이 뇌리에서 떠나질 않는다.
근디 연속 두주간은 주말에 맞춰 눈도 제법 내려 주드니만 쿨스마스를 앞두곤 눈 예보가 전혀 없다.
쿨스마스날은 어딜가나 설경에 대한 기대는 못 할 것 같다.
그래도 일기예보를 보니 민주지산보단 덕유산이 습도도 높고 기온도 낮아 혹 상고대라도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어 남덕유로 길를 정하고 24일밤 자정에 집을나선다.
두어시간을 달려 덕유산 휴게소에 잠시 들러 우거지국밥으로 속을 채운 후 알람을 맞춰놓고 잠시 눈을 붙혀보려 하지만 뒤척이기만 할뿐 좀체로 잠이 오지 않는다.
영각사 입구에 도착하니 주차공간은 텅 비어있다.(04:35)
바깥기온은 영하 8도... 그래도 바람이 없다보니 기온이 그리 차갑게 느껴지진 않는다.
윗쪽에도 바람이 없다면 상고대도 보기 힘들텐데... 왠지 조짐이 불길하다.
구름한점 없는 하늘은 밝은 반달과 초롱한 별들이 모여 크리스마스 새벽을 밝혀주고 있다.
영각사 - 남덕유산 - 서봉 - 덕유교육원
너무 일찍 올라왔나?(06:30)
두시간 반정도 생각하고 설렁설렁 걸음한건데 혼자걸음이다보니 1시간 40분만에 첫 포인트에 올라선다.
바람을 피해 따끈한 오미자차 한잔 마시면서 여명을 기다린다.
공제선 위로 가야산이...
여명이 밝아오면서 멀리 수도산, 가야산, 남산제일봉, 별유산(의상봉), 비계산의 모습들이 드러낸다.
지리산 주능선 아랫쪽으론 운해가 몰려들면서 만복대쪽에선 거대한 쓰나미가 꿈틀대기 시작한다.
이번주말에 눈 예보가 있던데 만복대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런지...
덕유산에 올라 이렇게 구름한점 없는 하늘을 보는것도 츰이라 했드니만...
일출시간이 가까워지면서 갑자기 바람이 세차지드니만 이내 바람을 타고 시커먼 악마들이 몰려들기 시작한다.
몰려든 악마들은 순식간에 파란 하늘을 집어 삼키고
장쾌한 산줄기마저 집어 삼키기 시작한다.
검은 악마는 금원산 등성이로 붉은빛을 토하며 떠 올랐을 일출마저 집어 삼키고.
이젠 남덕유 정상까지 집어 삼켰다.
악마와 사투를 벌이는 일출은
붉은 아침빛을 내려주려 용을 써 보지만...
역부족이다.
08:00
해품달인지 달품해인지...
이젠 전망대마저 검은악마손에 들어갔다.
시간이 조금 지나다보니 이젠 악마를 몰고 왔던 세찬바람은 악마들을 몰아내려나보다.
조금씩 악마가 물러가는 것 같아 1시간 40분여를 머물다 정상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한참동안 머물렀던 장소에 산객 한명이 올라 서 있다.
악마들이 물러서는가 싶드니만
이런젠장~
정상에 올라서니 사방은 온통 악마들뿐이다.
바람을 피해 정상 아래서 악마들이 물러가길 기다려 보지만 쉽게 물러 설 기미가 보이지 않아 30여분을 머물다 서봉으로 발길을 옮긴다.
서봉쪽도 보이는건 검은악마뿐이다.
이제 악마들이 물러가려는걸까?
삿갓-무룡-중봉-향적까지 모습을 들어 내 준다.
남덕유도...
모야? 물러가는가 싶드니만
먼 미련이 남았는지 다시 악마들이 눌러앉기 시작한다.
계단을 보니 갑자기 샘해밍턴이 생각나네. ㅋ
서봉... 근데 빗돌이 사라졌다.
남덕유 정상에서 보지 못한 덕유를 서봉에서나 볼 수 있을까 했건만 이마저...
여전히 남덕유 정상은 악마품에
육십령으로 이어지는 대간길을 따르다 중간 우측에 보이는 능선을 따라 덕유교육원쪽으로 하산 할 예정이다.
육십령으로 이어지는 대간능선
놀만큼 놀았는지 이제 악마들이 떠날 채비를 하는가보다.(10:30)
남덕유 우측 뒤로 칼봉과 월봉산, 거망산이 자리를 하고, 그 뒤로 금원, 기백산과 마주하고 있다.
오늘 두번째로 보는 산객들... 육십령에서 올라 왔다는데 즘심먹을 준비를 하고 있다.(10:50)
이 곳 갈림길에서 덕유교육원쪽으로
↖덕유교육원, 육십령↗
대간능선에서 뻗어내린 지능선길은 으찌나 급하던지 마지막 계곡쪽으로 내려설땐 중간중간 오궁썰매릍 타고 내려선다.
알탕하기 딱인데 언제 기회가 있겠는가.
계곡길을 벗어날즈음에서야 파란하늘이...(11:50)
교육원 수련장인 듯
미안혀유~ 몰랐구만유~ ㅎ
경남교육청 덕유교육원
원점회귀 해 그동안 지나치기만 했던 영각사 경내를 둘러볼까 하다 겉으로 보이는게 특별해 보이지도 않고 해서 바로 귀경길에 오른다.(12:30)
왕복 570km
식송마을입구에서 바라본 남덕유산(서봉-남덕유산-삿갓봉-무룡산, 우측으로는 월봉산으로 이어지는 칼봉)
인삼랜드 휴게소에서 한시간여 꿀잠을 잔 후 즘심 먹고...
오늘은 왠일인지 시도때도없이 밀리는 천안-안성간 구간도 막힘없이 쌩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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