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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나무 떼로 몰려와 거제수나무 떼로 몰려와 그옛날 맥국의 가리왕이 피난와 머물던자리
대궐 흔적 뚜렷한 관목수해 사이로 질펀하게 주저앉고 어허 가리왕
벽파제 성마령 마천령을 돌아 수중계곡 회동계곡은 장작머리 이루고 애절하고 애절한 청심이 사랑 아라리 아라리요 어허 가리왕
막힌듯 이어지는 산마루 마다 가리왕 가리왕 아오라지 다소곳한 청심대 그늘밑에 청심이 청심이 청심이 아오라지
어허허 가리왕 가리왕 가리왕산 어허허 가리왕 가리왕 가리왕산
가리왕산을 처음 찾았던게 99년 여름였던 것 같다.
지점내 직원들과 함께 단합대회차 떠났다 산 아래 숙박을 겸한 식당에서 다라이에 막걸리 두통을 부어놓고 밤새도록 부어라~ 마셔라~~~
그리고는 대부분 배낭도 없이 비몽사몽 샹태로 생수 한병씩만 딸랑 들고 오른산이 가리왕산이다.
그래선지 가리왕산에 대한 기억이라곤 개고생 했던 기억만 있을뿐 어디에서 오르고 어디로 내려섰는지조차 기억이 나질 않는다.
예정에 없던 산행이라 준비없이 오른 산이니 오죽했겠는가.
정상에도 오르기전에 다들 물은 바닥나고... 얼마나 갈증에 시달렸던지 하산길에 주렁주렁 달려있는 산딸기를 보고 가시가 있던말던 그냥 줄기채 훑어 먹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또 그때 마신 옥수수 막걸리는 왜그리도 달달하고 맛있었던지...
산행일과 친구들 모임일이 겹쳐 설악으로 가 털진달래나 보고오려 했던건데 냉해 피해로 볼게 없다네그려~
대신 장전리 이끼계곡은 언제한번 출사를 나가보고 싶었던 곳 이기도 했는데 이참에 나서 보기로 하고 막차로 합류한다.
감투 벗어 던지고 난 후 모임이라 빠지는게 좀 찝찝하긴 하다만... 욕 좀 먹지 뭐~
장구목이골 입구 - 장구목이골 - 임도 - 능선 삼거리 - 가리왕산 - 어은골 삼거리 - 이끼계곡 - 장전리
대동여지도를 보면 현 가리왕산은 '가리산'으로, 중왕산은 '주왕산'으로 박지산은 '두타산'으로 표기되어 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가리왕산의 원래 이름은 말갈산였다 한다.
이는 거란의 지배를 받던 말갈족들의 침입으로부터 기인한 것이라 하는데 고려때 거란족들이 쳐들어와 대궐터라 부르는곳에 주둔해 있었고 이들이 이끌고 온 말들이 1만마리가 넘었다고 한다.
이때 말들이 하도 많아서 말갈산이라 불렸고 세월이 흐르면서 갈왕산, 가리산 등으로 불리다가 가리왕산이라는 이름으로 변했다는데,
대동여지도 등 19세기 경 발간된 고지도에는 '가리산' 이라 표기되어 있다.
곡식이나 땔감 등을 쌓아둔 더미를 말하는 이 '가리'는 이 산의 형태가 낟가리를 닮았다는 데서 연유하지 않았나 싶다.
1978년 발간된 <정선군지>에 의하면 고대 부족국가였던 맥(貊)의 갈왕(葛王)이 예(濊)의 침입을 피해 이 산으로 피신했다고 하여 갈왕산이라 불렸다기도 하는데 평창군 진부면 장전리 장전계곡에 남아있는 대궐터라는 지명이 바로 갈왕의 궁궐터라는 전설이 전해지기도 한다.
1929년 간행된 <조선환여승람>에도 ‘갈왕산’으로 표기되어 있으나 일제를 거치면서 받침 발음이 어려운 일본인들에 의해 ‘가리왕산’으로 바뀌었다 하는데 정상석에 표기되어 있는 글자을 보면 맞는 말인 것 같기도 하다.
들머리 풍경
오대천을 끼고 구불구불 이어진 길을 따라 도착한 장구목이골 입구에서 10시 25분에 산행을 시작한다.
능선 삼거리까지는 조망없이 오로시 신록으로 물들어 있는 숲길을 따르게 된다.
임도까지 이어지는 산길은 대체적으로 완만한편이고, 골을 끼고 오름하는 산길은 흐르는 물 소리에 발걸음도 가벼워지는 느낌이다.
하지만 더운 날씨에 계곡길이 습하다보니 땀은 따따블로 흐른다.
장구목이골에도 이끼폭이 보인다.
이때까지만해도 장구목이골의 이끼폭이 이 정도라면 장전리 이끼계곡은 정말 멋 질 줄 알았다.
근데... 개뿔~
이럴땐 엄마 같은데
이럴땐 자매 같다. ㅎ
이끼폭을 지나면서부터 산길은 계곡과 멀어지기 시작한다.
임도까지 1시간 20분 소요 됐다.(11:45)
가리왕산 산자락을 순환하는 임도는 그 거리만도 41km나 된다고.
완만하게 오름한 산길은 임도부터는 된비알을 오르게 된다.
그렇다고 그리 힘든 구간은 아니다. 임도 - 정상간 1.2km 구간 중 반 정도만 오르면 산길은 다시 완만 해 진다.
먼 개 풀 뜯어먹는 소리여~ 난 죽을 맛이구만~ ㅋㅋ
고도 1300을 넘어서면서부터는 홀아비 바람꽃, 현호색, 큰괭이눈, 개별꽃, 양지꽃, 피나물, 연령초 등등 주로 초봄에나 볼 수 있는 꽃들이 즐비하게 피어 있다.
특히 홀아비 바람꽃이 지천이다.
10미터 정도만 들어가면 샘터가 있다.
파이프를 통해 흐르는 물을 받아 마셔봤는데 가끔씩 거무티티한 것들이 섞여 나온다.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이란 주목은 수령이 오래 될 수록 두 얼굴을 하고 있다.
한쪽은 이렇게 멀쩡 해 보이지만
반대쪽은 이런 모습들이다.
이 넘도 마찬가지
너와처럼 평평하게 절리된 돌로 만든 계단길이 이채롭게 보인다.
능선삼거리(13:00)
이제 200m만 더 가면 정상이다.
정상 상봉이다.(13:05)
정상의 모습은 15년전과는 달리 돌탑도 보인다.
15년전(1999)
'임금 王'이 아닌 일본 천왕을 상징하는 '성할 旺'자로 표기되어 있길래 검색 해 보니 역시 문제가 있다.
1961년 건설교통부가 최초 고시한 산 이름 중 가운데에 '旺'자가 들어간 산은 정선 가리왕산(1561m), 양평 금왕산(488m), 영동 대왕산(304m), 평창 발왕산(1458m), 화순 선왕산(414m), 밀양 열왕산(663m), 서울 인왕산(338m), 괴산 주왕산(408m), 평창 중왕산(1377m), 창녕 화왕산(757m) 등 8곳이라 하는데 이중 인왕산과 가리왕산, 중왕산, 발왕산 네 곳은 1995년 이후 ‘王’자로 변경 고시 되었다는데도 아직 두개 모두 그대로다.
'皇'자가 들어가 있는 산들은 일제의 잔제랍시며 '王'자로 바꾸는 愚을 범하면서 진즉 일제의 잔제라 할 수 있는 '旺'자는 그대로 방치하고 있다.
일제때 '皇'자는 함부로 쓸 수 없는 글자로 '皇'자가 들어가 있는 절들은 절 이름도 바꿔야만 했는데 산이름에 '王'을 '皇'으로 바꿨다는게 말이 되는가.
이런 사실은 뒤로 한채 일제의 잔제라고 지역주민들이 떼를 써 이름을 바꾼 대표적인 산이 속리산의 천황봉 이다. 구봉산의 천황봉도 그렇고...
천황봉을 천왕봉으로 바꾸면 지리산의 천왕봉이라도 되는 줄 아는가 보다.
서쪽으론 주왕지맥능선(중왕산)과 청옥산이 자리하고 있고, 사진을 확대 해 보니 뒷 쪽으로 치악산도 어렴풋이 보인다.
시선을 북서쪽으로 돌리니 멀리 희미하게 백석산이 눈에 들어온다.
북동쪽으론 멀리 발왕산도 보이고
남동쪽으론 중봉이
넓직한 정상에서 즘심상을 펼쳤는데 먼느무 날벌레들이 그리 많은지...
산지기 단체사진 중 가장많은 인원이 모인 것 같다. 와중에 두 사람은 떵 싸러 갔는지 보이질 않는다.
귀요우미 엉아들이다. ㅎ
이제 정상을 내려선다.(14:10)
아는만큼 보인다고 했든가... 내 눈에 그게 그거 같드만...
어은골 갈림길
절터 안내 표시판이 있는 곳에서 말 안듣고 먼저 내려간 일행들 때문에 한참동안 시간을 품한다.
대체 어디까지 내려갔길래...
이럴 줄 알고 산행전에 신신당부 했건만...
일행들이 돌아 왔으니 이제 이끼계곡으로 가기위해 산길을 벗어나 들어간다.
길 없는 숲을 헤치고 사면을 따라 가다보면 너른 간벌길이 나온다.
임도까지는 간벌길을 쭈욱~ 따른다.
임도로 내려서면
임도 아래로 나 있는 통로를 빠져나가 바로 좌틀한다.
직진길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병꽃
이제 이끼계곡이 시작되는가본데 계곡물이 바싹 말라 있으니...
여기 이끼폭은 맛 뵈긴 줄 알았지 이게 츰이자 마지막일줄은 꿈에도 몰랐다.
저 아래 계곡으로 내려서면 멋진 이끼폭들이 있는 줄 알았다.
아 근디 이끼계곡은 여기가 끝이라네그려~
벙~ 쪘다.
그냥 포장길을 따라 내려서는데 얼마나 허망하던지... 이런줄도 모르고 출사라도 왔드라면 개털 될 뻔 했다.
고추나무
ㅋㅋ
100대명산 그 첫번째로 찾은 가리왕산... 모처럼 많은 분들이 함께 한 산행길였다.
앞으로도 쭈욱~ 이랬으면 좋으련만...
오늘도 땡Q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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