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의 첫 단풍이 유혹울 하긴 했지만 어차피 10월초에 두어번 걸음 할 거라 미련을 버리고 북한산 종주를 계획 했는데 기상청이 갈등을 하게 한다.
일욜 북한산 산악기상도를 보니 기온도.. 습도도.. 운해를 볼 수 있는 최상조건이다.
그동안 운해를 기대하고 숱하게 오른 만경대지만 언제 한번이라도 제대로 된 운해를 만난적이 있었던가. 그래서 이번 예보가 더 맘을 흔들어 놓는 것 같다.
종주냐 출사냐를 놓고 고민과 갈등의 연속이다.
에이~ 모르겠다. 이럴땐 애초 계획했던데로 움직이는게 상책 아니겠는가.
머 상장에서 맞는 새벽아침 풍경도 괜찮지 않겠나 싶기도 하고...
토욜밤을 뜬 눈으로 보내고 새벽 4시에 아들과 함께 집을 나서 솔고개로 향한다.
솔고개에 도착, 준비를 마치고 출발하려 하니 하두 오랫만에 와서 그런지 길이 헷갈린다.
둘레길이 생기면서 애초 들머리가 바뀌었으니 헷갈릴 수 밖에...
둘레길을 따라 오르다보니 상장들머리에 예전에 없던 초소가 들어 서 있고 길목엔 목책을 쳐 놓고 들어가지 마시오 한다.
그려서 지금 시간에 온 건디유~ ㅋ
조망이 트이는 3봉까진 대략 2km거리... 일출시간이 06:17 이다보니 맘이 급해진다.
가파른 길을 바삐 오르다보니 금세 온 몸은 땀으로 범벅이 되 간다.
얼마쯤 올랐을까. 암반길이 나오는걸로 보아 2봉이 가까워지는 것 같은데 깜깜 밤길을 바삐 오르다보니 폐타이어봉도.. 1봉도 언제 지나쳤는지 모르겠다.
희미한 갈림길에서 직진을 하고보니 암벽이 앞을 가로 막는다. 2봉 아래다.
2봉 오름길이 좀 까탈스럽긴해도 늘 다니던 곳이라 오르는데 무리야 없겠지만 아무래도 깜깜밤길이라 우회하는게 낫겠다 싶어 우회길을 따르는데 우회길도 만만찮아 보인다.
급하고 너른 치마바위같은 암반길을 사선으로 가로질러 올라서야 하는데 처음 가는 길인데다 깜깜밤길이다보니 괜히 긴장이 된다.
솔고개 - 상장능선 - 육모정고개 - 영봉 - 하루재 - 위문 - 산성주능선 - 문수봉 - 비봉능선 - 족두리봉 - 불광역
05:48
1시간만에 3봉에 올라서 보니 여명빛이 동녘하늘을 묽게 물들이고 있고 운해가 넘실거리고 있다.
우이남능선을 넘어선 운해는 폭포수가 되어 흘러 내리고 있다. 이 모습을 만경대에서 봤어야 하는데... 아쉬움이 크다.
아침해가 떠 오른 후면 더 좋았을텐데...
왕관봉과 영봉 사이로도 폭포수가 떨어지기 시작한다.
이 광경을 보니 만경대로 안 간게 으찌나 후회스럽던지... ㅠㅜ
아이폰으로 담은 파노라만데 렌즈에 때가 끼었는지 영...
06:27
예정시간보다 10분 늦게 아침해가 운해를 뚫고 솟아 오른다.
오늘 만경대에 올랐드라면 분명 이런 풍광을 만났을텐데...
생각할수록 속이 쓰리네그려.
1,2,3,4봉
시간이 지나면서 운해는 연무로 변해가며 서서히 주변을 삼켜가기 시작한다.(06:43)
어느새 도봉산을 삼켜 버리고
왕관봉 뒤로 북한산마저도 삼켜 버렸다.
지나 온
왕관봉(9봉)으로 올라선다.
왕관봉에 올라보니 이제 주변은 온통 회색빛이다.
왕관봉에서 커피와 도넛으로 아침요기를 하며 30분정도 머물다 내려선다.
영봉 우측으로 545봉이 희미하다.
육모정으로 내려서는데 갈림길에서 좌틀해야 하는데 이느무 직진본능때문에 잠시 알바를 하고.
육모정고개(07:58)
HP에서 내려다 본 코끼리바위
지나 온 능선이 희미하다.
영봉 정상은 패스하고(08:48)
하루재(08:56)
10월 중순쯤 지나면 이길은 붉은터널로 변하겠지.
땀 좀 씻어내고...
카메라를 들고 내려오는 분이 있길래 새벽에 만경대에 올랐냐 하니 그렇다고.
그동안 만경대에서 보던 운해 중 오늘이 최고였단다.
염장을 질러요. ㅎ
백운산장(09:32)
벤치에 앉아 맥주 한캔 마시면서 잠시 쉼 했다 일어선다.
승질급한넘들은 화장을 고치고...
백운봉 암문(10:07)
오늘 일기예보로는 구름한점 없는 맑은 날씨라 했는데 구라였어~
아직은 옅지만 노적자락도 가을빛이 보이기 시작한다.
용암문(10:39)
종주길에 유일했던 구절초
여기쯤이 종주길의 중간쯤 되는 곳이다. 우이동에서 시작하면 대동문쯤이 중간쯤 되는데.
동장대(11:12)
시단봉에서
대동문(11:27)
쑥부쟁이는 곳곳에서 만난다.
칼바위
우측으로 형제봉과 뒤로 백악산이 희미하다.
아빠따라...
보국문(11:40)
우측으로 도봉산이 희미하게...
보현봉(좌)과 문수봉, 남장대능선이
대성문(12:02)
대남문(12:11)
12:21
문수봉
12:30~14:00
신발을 벗고 앉아 맥주한캔과 햄버거로 점심 요기를 하고나니 졸음이 쏟아진다.
잠시 눈 좀 붙히려 자리에 누웠는데 깨고보니 한시간이 훌쩍 지났다.
아줌씨들의 걸팡진 웃음소리가 으찌나 시끄럽고 듣기 싫든지...
아줌씨들의 걸팡진 웃을소리를 뒤로 하고...
석문으로 오르며 보는 의상능선
석문으로 오르며 뒤 돌아 본 파노라마
승가봉(02:48)
사모바위(03:00)
관봉과 향로봉
비봉은 패스하고
관봉에서 바라보는 파노라마(03:20)
오늘은 향로봉도 패스
비봉 남능선
전에 우이남능선을 오르며 찾지 못한 곰바위가 어딨는가 했드니만 저기에 있네그려.
여기서 보니 곰이 아니라 물개로 보인다. 그래서들 물개바위라고도 하는가보다.
이제 족두리봉이 가까워져 간다.
시간상 공단직원이 없을 것 같아 직등을 하려 갔는데 헐~ 돌아가란다. 이 친구들은 퇴근도 늦네그려. ㅋ
그렇다고 뺑~ 돌아 갈 수야 읎지. 여기서 직등을 한다.
보기보단 경사각이 심하고 홀더가 없는 슬랩길이라 위험하니 왠만하면 돌아들 가시길... ㅎ
뒤 따라오던 산객 한명이 내 오르는 걸 보고 따라 붙는데 으찌나 불안하든지...
간신히 위험구간을 올라서드니만 멋 모르고 따라붙었다 오줌쌀뻔 했단다. ㅋ
표정보니 알만하다.
족두리봉(04:20)
이 꼬맹이는 세살이라는데 20년쯤 후엔 엄홍길이 돼 있을랑가? ㅎ
캬 요녀석들도 아빠따라 올랐다네그려.
물이 다 떨어져 도움 좀 청했드니 위 사진에 고맹이들 아빠가 흔쾌히 건네준다. 땡큐했습니다.
등로를 따르다 암릉길 샛길로 내려왔드니만 휀스가 길을 막는다. 그럼 넘어야지. ㅋ
갈증도 해결할겸 긴 걸음을 마쳤으니 청승맞지만 혼자라도...ㅎ
500 한잔부터 완샷 하고나서 화장실에서 땀을 씻어낸 후 500 두잔 더 하고 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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