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산방 분위기가 침체일로다.
그다보니 내 또한 그런 분위기에 치여 흥미도 반감되고 마음도 갈 곳을 잃어만 가는 기분이다.
어떤 조직이든간에 사람냄새가 풍겨야 하는건데 요즘들어선 좀체 사람냄새가 나질 않는 것 같다.
산행지에 대한 호불호는 왜그리들 심한건지...
평범한 산들은 시큰둥해 하고 그렇다고 지리나 설악산행에 적극적인것도 아니다.
이번주 청량산도 취소다.
한대장은 홀로 마니산을 찾았던데 저무는 해를 보면서 무슨 생각들을 했을꼬.
북한산과 도봉산을 이어 볼 생각으로 일찍 집을 나선다.
정릉으로 가는길애 보는 가로수들도 그렇고 산빛도 칙칙해 보이는게 썩 좋아보이지가 않는다.
아직 어둠이 채 가시기전이라 그리 보이는거겠지 하고 자위를 했지만 정릉골에 들어 서 보니 역시나 보던 그대로다.
주변의 나뭇잎들은 반쯤 물든채로 떨어졌거나 말라가는 중이다.
산을 오르며 보는것들도 마찬가지다.
정릉탐방센터 - 칼바위 - 대동문 - 증흥사 - 노적2봉 - 백운동암문 - 숨은벽정상 - 인수길 - 하루재 - 백운제2탐방로 - 우이동
한시간만에 칼바위 능선에 올라보는 산빛 또한 실망스럽기만 하다.(07:47)
이때쯤이면 산 중턱 아랫쪽으론 오색빛이 한창여야 하는건데 이건 뭐....
그잖아도 올핸 긴 가뭄으로 단풍색이 별루던데 최근 기온마저 높아지다보니 그 여파가 큰 듯 하다.
언뜻보면 시기가 일러 단풍이 덜 든 것 같지만 실상은 단풍이 다 들기도전에 말라가고 있다는...
예보와는 달리 오늘도 도심쪽은 연무인지 미세먼지인지 시야가 흐리다.
최근 보름 가까이 안개에다 미세먼지다 해서 연일 뿌옇다가 어젠 안개도, 미세먼지도 사라지면서 하늘빛도 살아나는가 싶드니만 다시 도루묵이네그려.
머리위 하늘빛은 파란데 이마저도 그리 오래 가진 못한다.
주능선길에 있는 단풍잎들은 이미 시든채 다 말라있다.
얘초 계획은 산성길을 걸음하려 했던건데 능선길이 삭막 해 보여 산성계곡쪽으로 내려선다.(08:40)
허나 계곡아랫쪽 단풍빛도 별반... 오죽했으면 중흥사까지 오는동안 이 한컷이 전부였을까.
중흥사에서(09:05)
중흥사 계곡으로 들어선다.
증흥사계곡은 화려한 단풍으로 손꼽히는 곳 중 한 곳 인데 여기도 어느새 시들해져 있다.
군데군데 늦깎이들이 나름 뽐내고는 있지만 쌓여가는 낙엽들이 더 많다.
삭막해진 계곡을 버리고 지능선으로 올라 노적봉으로 올라선다. 노적봉 뒤로 봉황 한마리가...
노적사 주변의 산빛도 영...
노적2봉에서(10:25)
오늘은 왠지 백운대도.. 만경대도.. 삭막하게 보이네그려.
백운대로 오르는 길엔 산객들로 줄줄이 사탕이다.
근육질의 만경대릿지
만경릿지는 용암봉으로 이어지고
이제 노적봉도 산빛을 잃어가고 있다.
지난주 인수봉 등반을 하고 하산길에 만났던 단풍들이 남아 있을까해서 인수봉쪽으로 길을 잡는다.
숨은벽정상에서 내려다보는 아랫쪽 산빛들도 신통찮아 보인다.(11:10)
염초릿지와 장군봉
인수릿지길에 릿지등반객들이 여럿 보인다.
인수릿지는 아직인데 내년엔 꼭...
쌀쌀하지도 덥지도 않은 암벽하기 좋은 날씨다.
지난주엔 현란했던 단풍길였는데...
한주 전
남벽에 많이도 붙었다.
동벽에도 루트마다 다닥다닥
한주만에 단풍빛은 사라지고
한주 전
백운 제2길을 따라 우이동으로 내려섰다. 이 길을 종종 지나다니긴 하지만 이리 걸어본적도 참 오랫만이다.(12:40)
산행을 마치고 근린공원으로 들어가 맥주 한캔 겯들이며 햄버거로 요기를 하고나니 피로감에 졸음이 몰려온다.
시간을 보니 도봉산을 올랐다 송추로 내려서 출사지로 가기엔 시간도 빠듯할 듯 싶어 포기하고 배낭을 벼게삼아 긴 벤치에 드러 눕는다.
그렇게 한시간쯤 한뎃잠 자고 일어나 아들한테 송추 대신 연신내역에서 만나기로 하고 자리를 뜬다.
오색의 단풍빛을 기대하고 왔건만 단풍은 커녕 오후들어 옅은 구름까지 몰려들면서 햇빛마저 가려버렸으니... ㅠㅜ
간만에 기회를 잡아 파주까지 왔건만 이게 뭐람.
받쳐 줄 조연들은 좋은데 주연이 저 모양이니...ㅠㅜ
내년 새해 일출맞이는 여기서 맞아볼까나???
저녁햇살 역광에 조연들만 신났다.
집으로 오는길에...
예전에 종종 찾던 집인데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건 팽일 휴일 가리지 않고 늘 대기손님들이 기다리고 있다는것과 푸짐한 량에 변함없는 가격(7,000량)이다.
닭육수에 담은 바지락 칼국수와 두개만 먹어도 배가 부를만큼 큼지막한 왕만두, 그리고 맛깔스런 것절이김치의 맛은 두말 할 필요가 없고...
오늘은 대기번호가 15번이다. 30분쯤 기다린 후 칼국수 1인분에 왕만두 1인분을 둘이서 배 두두리며 먹고 나온다.
왕만두 2인분은 포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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