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산행을 할까하고 4시반에 알람을 맞춰놓았는데 눈을 떠 보니 아침 9시가 가까워간다.
여름이 되니 꾀가 나는건지...
밖을 내다보니 뿌연 연무로 시계는 흐리고 하늘도 잔뜩 찌푸려 있다.
커피한잔 타서 도넛 하나로 아침을 대신하고 남은 도넛 두개와 얼려놓은 캔맥주 하나, 물한병을 챙겨 집을 나선다.
딱히 정해놓은 곳은 없고... 어디로 갈까나...
일단 불광역쪽으로 길을 잡았는데 많은 산꾼들로인해 역주변이 돗대기시장처럼 북적인다.
패스하고 독바위역쪽으로 방향을 튼다.
독바위역 - 선림지킴터 - 선림슬랩 - 독바위 - 향로봉 - 탕춘대능선 - 세검정 - 인왕산 - 무학동 - 3호선독립문역
불광사쪽으로 길을 잡았다가 이 곳도 시끌벅적한게 영~
다시 내려와 선림사쪽으로...
그래도 이 곳은 산객들이 뜸하다보니 호젓한 기분을 느낄 수 있어 좋다.
선림공원지킴터
목책을 넘어 선림슬랩으로 올라서는데 투둑투둑 빗방울이 떨어진다.
다행히 오래가진 않고...
햇살은 없지만 후덥지근한 날씨에 습도까지 높다보니 연신 땀을 훔치며 오른다.
작년여름에도 산행때마다 많이 힘들어 했는데 힘이 부쳐오는게 아무래도 올 여름은 개인산행이 잦을 것 같다.
가끔식 혼자 걸음하는 산쟁이들을 만나고
저 관봉 소나무 그늘에 누워 한댓잠 자면 딱인데...
지나온길을 돌아보고
쉬엄쉬엄 걸음하다보니 두시간만에야 향로봉에 오른다.(12:14)
어디로 갈까 고민하다 인왕산과 안산을 이어보기로하고 향로봉을 내려선다.
걸음할 탕춘대능선과 인왕산, 안산
북한산에서 탕춘대능선길만큼 착한길은 없을게다.
이 길을 걸을때마다 누군가하고 함께 걸으면 참 좋겠단 생각을 하지만 오늘도 혼자다.
작은 암봉에 올라(13:30)
덜 녹은 캔맥주를 녹인다고 바위에 놓았다가 그만 벼랑아래로 또로로록... 물통에도 얼음만 덜그덕 거리고 물도 없는데... ㅠㅠ
탕춘대성은 서울성곽과 북한산성을 연결하는 성으로 도성과 외곽성(북한산성)의 방어기능을 보완하고 군량을 저장하기 위하여 만들었다.
본래 북한산성을 쌓자마자 탕춘대성을 축성하려 하였으나 곧바로 시작하지 못하고 1718~1719년 두 해에 걸쳐 성을 짓게 되었다.
이 성을 탕춘대성이라 부르게 된 것은 연산군의 연회장소인 탕춘대가 지금의 세검정에서 동쪽으로 100m쯤 떨어진 산봉우리(현재 세검정초등학교)에 있던 것과 관련이 있으며, 한성의 서쪽에 있다하여 西城으로도 불렀다.
인왕산 북동쪽에서 시작한 탕춘대성은 북한산 비봉 아래까지 연결되어 있고 길이는 약 5.1km에 달한다.
보현봉~형제봉~북악산을 잇는 능선에도 성을 쌓으려 하였으나 숙종의 사망 등 정치적인 이유로 시행하지 못한 채 지금의 성곽만이 남아 있게 되었다.
탕춘대성은 조선후기 혼란기 속에서 훼손되고, 홍수 등으로 일부 구간이 무너지고 방치되다가 1977년 홍지문과 함께 일부 구간이 복원되고 정비되었다.
상명대쪽으로 내려설까하다...
능선이 끝날즈음에서 세검정쪽으로 방향을 틀어 내려선다.
홍지문
인왕산으로(14:10)
땅나리가 많이 보인다.
능선에 올라서니 홍제골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에어컨바람이다.
쫒아야 할 걸음도 없고 쫒아오는 걸음도 없는데 머 바쁠게 있나.
이 곳에 눌러앉아 1시간 가까이 한뎃잠...
예전 한양 도성안에서 보이는 북한산은 이게 다 였으니 도성내 백성들은 보현봉이 주봉으로 알았을게다.
올해말까지 자연휴식년제로 묶여있는데 보현봉과 사자능선... 또 슬그머니 연장하는건 아닌지...
찐한 밤꽃향기가 코끝을 자극한다.
이 곳에서 야영을 해도 좋을 듯 싶다.
일몰을 볼 수도 있고 10여미터만 올라서면 일출도 볼 수 있는 명당자리다.
인왕산과 안산
기차바위
인왕산 정상(16:14)
초소에서 물을 얻어 얼음만 덜그덕거리는 물통을 채우고...
지나온 길을 돌아보고
안산까지 이어볼까 했는데 간간히 내리쬐는 햇살도 뜨겁고 온 몸이 땀에 절어있어 접기로 한다.
범바위
돌아 본 인왕산
성곽길을 빠져나와 좌측으로 100여미터 내려섰다 다시 올라 우측으로...
예전에 없던 데크길이...
미륵바위
달팽이바위와 투구바위
무악동 베드민턴장
3호선 독립문역에 있는 작은 통닭집에 들러 500 한잔부터 투샷으로 들이키고... 근데 통닭은 참 맛대가리가 없다. 나무껍대기 씹는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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