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8시 반에 맞춰놓은 알람소리를 듣긴 한 것 같은데 눈을 떠 보니 헐~ 10시가 훌쩍 지나버렸다.
어제의 산행피로에다 올림픽경기 본다고 잠을 설치다보니 늦잠까지...
무거워진 몸, 기지개를 펴고 일으켜 샤워를 하고 커피한잔으로 아침을 대신하고 산행채비를 해서 집을 나선다.
오늘은 물이 있을만한 계곡길을 이어보기로 한다.
삼천사탐방지원센터 - 삼천사 - 부암동 암문 - 산성계곡 - 대성암 - 보국문 - 칼바위능선 - 냉골약수 - 냉골공원지킴터 - 영락기도원입구
폭염경보가 해제됐다고? 개뿔~ 차에서 내리니 내리쬐는 불볕햇살과 뜨거운 지열로 찜통더위는 그대로다.
정오가 넘은 이 늦은 시간에 왠 단체산행객들인가 했드니만 결국 산행은 뒷전 얼마못가 지계곡으로 들어가드라는...
폭염이 지속되곤 있지만 하늘만큼은 가을이 머지않았음을 알려주는 듯 하다.
돈 많은가 보다
엄마아빠는 무거운 짐 들고 꼬맹이들은 물놀이를 할 수 있을거란 기대감에 힘든 줄 모르고 따라 올라간다.
근데 어전다냐 몇몇곳에 물이 보이긴하나 흐름없는 고인물들뿐이고 계곡 대부분이 말라있으니.
가끔 쥐오줌 흐르는듯한 물이 보여 수건이라도 적셔볼까하고 가 보지만 군단을 이루고 있는 모기떼들의 습격에 이마저도 쉽지않다.
모기퇴치제를 뿌려봐도 잠시뿐. 산행내내 얼굴주위에서 앵앵거리며 으찌나 귀찮게 굴던지 짜증도 이런 왕짜증이 없다.
2주전까지만해도 모기걱정은 안 했었는데 지난주부터 모기들 극성에 피로감이 더해진다.
가다서다쉬다를 반복하며 오르다보니 여기까지 2km여를 오는데만도 한시간... 여기서 암문까지(0.9km) 1시간 20분... 참 힘들다.
여기서 한참을 주저앉아 쉬고
슬랩을 올라 또 다시 주저앉아 쉬고
승가봉, 사모바위
나월봉
응봉
여기까지(약 3.25km) 오는데 죽을둥살둥 무려 2시간 20분(14:50)
부왕동 암문에서 산성계곡으로 이어지는 이 길은 단풍진 가을엔 더없이 이쁜 길인데
산성계곡에 다다를즈음에서야 흐르는 맑은 물을 만난다.
아래위로 여자분들이 앉아 있지만 으쩌랴 죽갔는데. 웃통을 벗고 머리를 물속에 넣고 열기부터 식힌다. 남들이 보면 원산폭격 받는 줄 알았을꼬야. ㅋ
그래도 산성계곡은 북한산계곡의 메인답게 수량이 풍부하다.
나도 눕고싶따아~~~
뒤 돌아보니 외국인 청년한명이 씩씩하게 올라오고 있다. 헬로우~ 인사하곤 쌩~하고 앞서간다.
퇴근객들
여기서 또 한번 땀을 씻어내고 옷을 헹궈 입는다.
송사리들이 많이 보인다. 치어들도 많이 보이고
대동문으로 올라 구천폭포쪽으로 내려설까 갈등하다 대남문 방향으로 길을 잡는다.
금위영 유영지
대성암에 다다를즈음 다시 계곡으로 내려가 땀을 씻어내고 또 한번 옷을 헹궈 입는다.
대성암에서 대성문쪽으로 오르다 보국문으로 이어진 허릿길로 길을 잡는다.
보국문(17:10)
칼바위로 길을 잡고
칼바위에 오르며 바라 본 수락산, 불암산
북한산과 도봉산
보현봉과 문수봉, 남장대지능선
보현봉에서 흘러내린 형제봉능선 뒤로 북악산, 인왕산, 안산이...
몇모금 남은 물을 비운 후 칼바위를 내려선다.
안부에서 아카데미하우스나 정릉골로 내려설 수 있지만 물이 급하니 저 봉우리를 넘어 냉골약수터로...
헐~ 아카데미하우스로 내려서는 길에 금줄이 쳐 있다. 근데 언제부터 이 길이 비탐길였나?
봉분 같은데...
냉골로
능선에서 100미터 정도 내려서면 냉골약수터
예나지금이나 수량도 많고 차고 물맛이 좋다.
먼저 갈증부터 풀고나서 물병 두개에 번갈아 물을담아 10여차례 머리에 끼얹고나니 손도 시렵고 얼얼하다. 그만큼 물이 차갑다는...
몸에 열기를 식힌 후 땀을 씻어내고 마지막으로 옷을 헹궈입고 냉골로 내려선다.
이 곳을 오르면
마당처럼 넓직하다.
이제 산길은 여기서 끝
조병옥 박사 묘
신발끈을 느슨하게 풀고 포장길을 따른다.
냉골공원지킴더. 옆엔 영락기도원(18:50)
담장끝 형제마트 앞에서 정각 19시에 걸음을 마치고 02번 마을버스를 타고 수유역으로...
집에 돌아와 정리하다보니 헐~ 가져갔던 먹거리와 캔맥주가 그냥 있다. 얼마나 더위에 지쳤으면 먹는거마져 까먹었을까나. ㅎ
하루종일 물만 마시고 대신 더위를 먹고 왔는지 저녁을 먹는데 입맛이 없다.
연신 물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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