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정된 걸음을 취소하고 맴 편한 걸음을 하기로 하고 청량산으로.... 14년만이다.
새벽밤길 264km/3시간 30분
청량교 - 축융봉 - 청량산성 - 밀성대 - 입석 - 청량사 - 하늘다리 - 장인봉 - 청량교
축용봉까지 1시간 30분/약 3.2km
날이 밝아오면서 운해가 보이길래 1km여를 빡시게 올라서고 보니 이미 진사분들 여럿이 올라와 있다.
일출은 가까스로...(06:57)
생각지도 못 했는데 운해를 만나는 행운까지
청량산!
870m이니 그리 높은 산은 아니다. 그리 큰 산도 아니다.
하지만 천길단애를 이룬 六六峰이라 이르는 12개의 기암절벽을 가진 봉우리가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어 주왕산, 월출산과 함께 한국의 3대 기악에 그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청량산은 경북 봉화와 안동 땅에 걸쳐 있다.
청량산은 그 높이가 비록 870m 밖에 안되지만 명산 대열에 그 이름을 올려 놓고 있다.
일찍이 청량산의 진가를 알아 본 이는 원효대사이다.
그는 신라 문무왕 3년(663년) 이곳 청량산 기슭에 청량사를 창건했다.
이후 김생과 최치원이 그 이름을 알리는데 한 몫 하였고, 후대에 이르러 주세붕과 퇴계 이황에 의해 그 진가가 만천하에 알려진 산이다.
이후 많은 선인들이 청량산을 다녀온 후 글을 남겼으니 유산기가 100여편이요, 시는 1,000여편을 헤아린다고 한다.
청량산박물관은 이 글들을 모아 <옛 선비들의 청량산 유람록> 1, 2, 3편을 펴냈는데, 이 책에 의하면 조선시대 유산기는 대략 560편이고, 그 중 금강산을 유람한 기록이 가장 많고, 그 다음이 지리산, 청량산, 소백산, 가야산, 북한산 순서라고 하니 청량산의 진가가 다시 한 번 확인되는 대목이다.
신재 주세붕은 풍기군수로 재직하던 1544년 일주일동안 청량산을 유람한 뒤 최초의 청량산 유산기인 ‘유청량산록’을 남겼다.
“우리나라의 명산을 묻는다면 반드시 저 다섯 산을 이를 것이니, 북은 묘향산, 서는 구월산, 동은 금강산, 가운데는 삼각산, 남은 지리산이다. 그러나 작으면서도 선경의 산을 묻는다면 반드시 청량산을 꼽을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어서 “아! 이 산이 중국에 있었다면 반드시 이백과 두보가 시를 지어 읊었을 것이며, 한유와 유종원이 글을 지어 구했을 것이며, 주자와 장식이 올라 감상했다면 마땅히 천하에 크게 알려졌을 것이다.
그런데 쓸쓸하게 천년 동안 김생과 고운 두 사람에게 기대어 한 나라 안에서만 알려졌으니 탄식할 만 하다”라고 세상이 청량산을 알아주지 않는데 대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퇴계 이황의 청량산 사랑은 주세봉보다 한 술 더 뜬다.
그는 어려서부터 청량산을 오가며 수양을 쌓았으며, 관직에 나아간 후에도 항상 청량산을 그리워하다가 그예나 자신의 호조차 ‘청량산인’으로 하였다.
심지어 “청량산을 가보지 않고는 선비노릇을 할 수 없다”라고 단언한다.
그리고 청량산을 주제로 많은 시문을 남겼으니 이보다 더한 청량산 사랑이 있을까?
남쪽
북동쪽으로 멀리 덕산봉과 덕산지맥의 봉우리들도 섬이 되었다
밀성대
축용산 구간을 4시간 15분만에 끝내고 청량산 휴게소에서 간단히 요기를 한 후 도로를 따라 입석이 있는 곳으로 내려선다.(09:45)
입석을 들머리로 청량산 구간을 시작한다.(09:50)
청량사를 둘러보기로 하고
약차를 그냥 먹는집
연화봉이 우뚝
경일봉과 금탑봉
금탑봉
자소봉 아래까지 된비알길을 지그재그로 올라 자소봉 오름을 패스하고 앞에 보이는 탁필봉을 지나 연적봉 오름도 패스하고 진행한다.
맨 끝에 장인봉
향로봉과 연화봉
장인봉
자란봉과 선학봉을 잇는 하늘다리
아래로는 낙동강이 유유히 흐르고
하산길은 끊임없는 악마의 철계단을 내려서야 한다. 거꾸로 오를경우 악이 바칠 것 같다.
청량산구간도 4시간 15분(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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