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정은 소백산으로 가을 꽃맞이하러 가려했다.
미룬다.
아니 그리움으로 남겨 두려한다.
그런다해서 어떤 그리움처럼 아픈 그리움으로 쌓일것도 아니고...
대신해서 속리산군에 속해있는 산들 중 아직 숙제로 남아있는 둔덕산을 찾아본다.
네비에 대야산주차장을 목적지로 설정해 놓고 밤길 2시간 20분을 달려가니 목적지에 다다른다.
근데 내가 생각했던 주차장이 아니고 휴양림 입구다.
밤이라 그런지 입구에 설치해 놓은 차단기가 올려있어 그냥 휴양림으로 들어가 주차를 한다.
그 덕에 아니 네비양 덕에 입장료도.. 주차비도 한푼 안 내고 왔다.
차에서 내려 하늘을 보니 구름한점 없는 하늘이 온통 별밭이다.
어찌나 별들이 많고 초롱하던지 맑은날 소백산에서 밤하늘을 보는 착각마저 들 정도다.
반면에 이리 하늘에 구름한점 없다는건 아름다운 아침노을빛을 볼 수 없다는 방증이니 한편으론 실망감도 든다.
렌턴불을 밝히고 걸음을 시작한다(04:25)
15분정도 포장길을 따라 1km정도 오르면 좌측으로 둔덕산 들머리다.
산길에 접어들어 풍혈지대를 지나고 능선까지 남은 약 600미터 정도는 산길이 급하게 이어진다.
능선에 오르면 정상은 좌측으로 500미터 거리에 있다.
정상을 갔다 다시 돌아오게 된다.
대야산자연휴양림 - 둔덕산 - 마귀할멈통시바위 - 월영대 - 용추폭포 - 휴양림(T.624.0km)
주차장에서 정상까진 약 3km... 1시간 25분만에 정상에 올라선다(05:50)
둔덕산(969m)은 대야산에서 조항산으로 이어지는 대간길에서 동쪽으로 가지를 쳐 뻗어내리다 솟구쳐 올려 봉우리를 이룬 산으로 경북 문경시 가은읍 완장리에 속해 있다.
산의 높이는 대야산(931m)과 조항산(951m)에 비해 높으나 특별한 매력이 없다보니 산꾼들한텐 그닥 사랑받진 못하는 것 같다.
그도 그럴것이 정상과 암릉구간을 제외하면 능선길 내내 조망처 하나 없는 산이니 그럴만도 하겠다.
거기에 바로옆에 있는 대야산과 조항산의 기세는 이만저만이던가
그 기세가 웬만해야 기를 펴던가 말던가 할텐데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니 이래저래 불쌍한 산이지 싶다.
다음엔 댓골산장을 들머리로 해서 마귀할멈통시바위 - 밀재 - 곰바위 - 중대봉 - 대야산으로 이어 볼 생각을 하게되니 결국 내도 둔덕산은 두번은 아닌 것 같다.
그럼에도 둔덕산은 그런 자신을 찾아 준 산객에게 고마웠던지 멋진 아침풍경을 선사 해 준다.
산정에서 맞는 아침풍경이 늘 이런건 아니지만 새벽걸음을 하는자만이 받을 수 있는 산이 주는 선물이다.
일출은 구름층이 있어 예정시간(06:05)보단 10분 늦게 떠오르며 대지의 만물들을 깨운다.
누군가와 이 멋진 아침을 함께 맞는다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해 본다
이른아침에만 볼 수 있는 수묵화 같은 풍경이다
희양산도 아침햇살이 드리워지면서 잠에서 깨어난다.
우로는 백화산이, 희양산 뒤로는 신선봉, 조령산, 주흘산 등 월악산군이 펼쳐져 보인다.
막장봉 옆으로는 보배산도 보이고 칠보산은 숨어 보이진 않는다.
가은읍쪽도 운해에 잠겼다
둔덕산과는 첫 만남이니 한컷 남긴다.
새벽아침풍경을 담고 아침요기도 하면서 정상에서 한시간 정도 머물다 왔던길로 다시 내려선다.
이제부턴 손녀마귀 통시바위가 있는 곳 까진 조망처 한 곳 없는 온리 숲길을 따른다.
능선길은 오늘 첫 주자로 걸음을 하는지라 곳곳에 걸쳐있는 거미줄이 꽤나 귀찮게 한다.
알바주의... 우측 댓골산장쪽 내림길로 진행해야 한다.
머잖아 빨갛게 물들어 갈게다
나무 사이로 조항산과 청화산이 모습을 드러낸다. 이후부터는 청화산은 조항산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정상쪽과는 달리 댓골산장에서 이 곳으로 올라와 마귀할멈 통시바위가 있는 암릉구간을 찾는 사람들은 꽤 있는 것 같다.
손녀마귀 통시바위가 가까워지면서 첫 조망처다
바위에 올라 지나온 둔덕산을 바라본다. 맨 끝 뾰족한 봉우리가 둔덕산 정상이다
진행방향 좌(남쪽)로는 조항산이 자리하고 있고 뒤로 청화산에서 뻗어내린 시루봉과 연엽산이 길게 이어져 있다.
조항산 우측으로는 속리산 조망이 빼어난 백악산이 자리하고 있고 사이로 속리산 서북능선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당겨서
손녀마귀 통시바위다.
옆에서 봐도
위에서 봐도 볼 일을 보기엔 마땅치 않아 보이는데 그 많고 많은 이름들을 놔두고 왜 하필 통시바위라 했을까?
통시는 경상도 말로 '뒷간'이라 하던데
이런자세로 볼 일을 보진 않았을게고. ㅋ
.젖꼭지 바위랜다.
그럼 이 젖꼭지는 마귀할멈건가? 젖가슴이 쭈그러든걸로 보아 손녀마귀건 아닌 것 같구... 재밌는 상상을 해 본다.
이제부터 마귀할멈 통시바위가 있는 곳 까지 암릉구긴이 쭈욱 이어진다.
가운데 큼지막한 바위가 마귀할멈 통시바위다.
주변의 바위들은 마귀할멈이 똥 쌀때 통시에서 튕겨진 똥들이 바위로 변했다나 뭐래나
이제 대야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대야산을 거친 대간길은 촛대봉과 곰넘이봉을 거쳐 막장봉으로 이어간다.
대야산 뒤로는 군자산이 자리하고
이제 속리산 관음봉도 모습을 들어낸다.
하품하는겨?
아님 배고프단겨?
바위에 관심이 많은 네비님이 보시면 그럴싸한 이름들을 붙혀줄만한 바위들이 많이 보인다.
둔덕산을 돌아보고
독수리 한마리가 어께에 힘주고 앉아있는 모습같다.
구왕봉 뒤 좌로는 신선봉과 마패봉이, 우로는 신선암봉과 조령산이
한번 더 둔덕산을 돌아보고
올라본다
이 바위도 이름하나 붙혀줄만한데
wow~ 멀리 월악산 영봉까지 시야에 들어온다.
당겨서
몇해전 더위먹고 힘들게 걸음했던 가령, 낙영, 도명산도
당겨서
이제 대야산도 중대봉까지 완전체로 기세등등한 모습을 보여준다
중대봉을 보고있노라니 얼굴형상이 보인다.
속리산도 천왕봉에서 서북능선까지 완성체의 모습을 보여준다.
근데 저 멀리 보이는 산들은 어디멘교?
마귀할멈 통시바위다
바위규모가 엄청 크다
마귀할멈 통시바위를 지나면 댓골산장으로 내려서는 갈림길이다.
여기서 한봉우리 더 넘어 밀재를 거쳐 대야산까지 이을건지 아님 월영대쪽으로 내려설건지를 놓고 고민을 한다.
대야산은 여러번 찾아보기도 했었고 중대봉이 빠진 대야산은 앙꼬없는 찐빵인데 가본들...
좀 아쉽긴 하지만 남은 숙제하나 해결한걸로 만족하고 월영대로 내려선다.
내겐 쓸모있는건 아니지만 특템했다
땀한번 씻어내고
뒤로는 밀재로 이어지는 정규등로가 있어 많은 산객들이 올라서고 있지만 보거나말거나 훌러덩하고 풍덩한다.
그리고 여기까진 좋았는데....
집에 돌아와 사진파일을 다운받고 보니 이후에 담은 월영대와 용추폭포 등 용추계곡을 내려서며 담은 파일들이 보이질 않는다.
메모리스틱을 확인 해 보았지만 어찌된건지 용추계곡에서 담은 파일들만 감쪽같이 사라졌다.
용추폭포에서 셀카사진을 찍고 확인까지 했었는데 귀신이 곡 할 노릇이다.
지난주 지리산에서 비를 맞는 바람에 액정에 문제가 생겨 카메라를 입원 시킨터라 다른 카메라를 가지고 갔드니만 결국 사단이 일어난게다.
다시 오라는 계신인지도 모르겠다.
무튼 너른 암반이 있는 곳곳마다 마지막 피서를 즐기는 사람들과 산을 찾은건지 계곡을 찾은건지 분간이 안가는 등산복 차림의 사람들로 시끌하다.
finish(12:45)
바로 귀경길에 오른다.
속리산군에 속해있는 산들을 살펴보니 대부분 한두번 이상은 걸음한 것 같다.
이제 남은 한 곳, 남군자산... 바로 이어 다음주에 마지막 숙제를 해볼까 하는데 귀경길이 만만치 않다.
추석을 앞두고 벌초를 다녀오는 차량들 때문인지 음성-평택간 고속도로가 너무 막힌다.
갈때 2시간 20분 걸리던게 돌아올땐 근 여섯시간만에야 집에 도착한다.
담주도 마찬가질텐데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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